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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화제

불붙은 金의 전쟁

금괴 사재기, 골드뱅킹, 금 카드깡…

  • 이형삼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hans@donga.com

불붙은 金의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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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금이 날개를 달았다. ‘큰손’들은 금괴를 실어가고, ‘작은손’들은 금돼지며 금송아지를 사들인다.
  • 현금에 쪼들리는 이들은 금 카드깡으로 자금을 융통한다.
  • 7월부터는 은행들이 금 적립상품·금 증서·금 대출 영업을 본격화하고, 금괴 대량 거래를 중개하는 업체도 생겨난다. 지금 왜 금이 빛나는가.
불붙은 金의 전쟁
수백 개의 금은방들이 다닥다닥 붙어 있는 서울 종로구 봉익동의 한 귀금속상. 금을 사고 싶다는 고객이 전화를 걸어와 대뜸 이렇게 묻는다.

“금이 ‘키로’에 얼마요?”

금 1kg? 얼른 감이 잡히지 않는다. 금이라면 그저 한 돈, 두 돈, 기껏해야 한 냥, 두 냥이지, 무슨 횟감도 아니고 금 1kg에 얼마냐니.

흔히 보는 한 돈(1돈쭝)짜리 아기 돌반지의 무게는 3.75g이다. 6월11일 현재 24K 순금(순도 99.99% 이상) 1돈쭝 도매시세는 5만5000원 안팎. 여기에 부가가치세 10%를 붙이면 소매가는 6만500원이 된다. 금 1kg이면 약 267돈이니, 도매가는 1468만원, 소매가는 무려 1615만원에 이른다.

더 놀라운 것은 종업원의 반응이다. 그 비싼 금을 kg 단위로 사겠다며 값을 물어왔는데도 대수롭지 않다는 듯 심드렁한 표정으로 말을 받는다.

“도매가로 키로에 1470(만원) 나오구요, 현금이면 1400(만원) 안짝에 사실 수 있어요.”

종업원에 따르면 지난해 연말 무렵부터 이런 문의전화가 자주 온다고 한다. 대부분은 시세만 물어보고 말지만, 요즘 이곳 종로 일대 금은방에선 어둑어둑한 저녁 나절에 빳빳한 현찰을 다발로 싸들고 와서 골드바(gold bar) 같은 금괴류를 사가는 이들이 심심찮게 눈에 띈다고 한다.

종로4가의 한 귀금속상 직원은 “올 초부터 수천만원에서 억대의 금을 사겠다는 사람들이 불쑥불쑥 찾아오곤 해서 1000∼2000돈쭝 정도의 물량은 늘 준비해놓고 있다”고 전했다.

골드바는 최하 3돈쭝짜리부터 거래되기 때문에 소액 투자자들도 많이 사간다. 금돼지, 금송아지, 행운의 열쇠 등도 인기 품목이다. 불황 탓인지 예물용 장신구 등 금 가공제품을 주문하는 고객은 전보다 줄었지만, 투자 목적의 골드바 수요는 꾸준히 늘고 있다는 것.

외환위기 이후 최고 시세

올 들어 국내 금 시세는 1997년 외환위기 이후 최고가를 잇달아 경신했다. 지난해 12월초 1돈쭝당 5만원에 턱걸이했던 금 도매시세는 두 달 만인 지난 2월초 5만7000원까지 치솟았다. 이라크전 이후 한때 주춤거리는 듯했으나 최근 들어 다시 상승세를 타기 시작했다.

국제 금 시세도 연일 ‘금값’을 톡톡히 했다. 2월초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는 금 선물(先物) 가격이 1온스(31.1035g)당 380달러까지 올라 7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라크전이 시작되면서 기세가 꺾였지만 곧 회복됐다. 5월19일에는 6월 만기물이 전일 대비 2.7% 급등한 1온스당 364.40달러로 장을 마쳐 지난해 8월 이후 하루 상승폭으로는 최고기록을 세웠고, 이틀 후에는 370달러선을 돌파했다.

금 시장은 수요가 주도하는 시장(demand-driven market)이다. 금값이 공급보다는 수요에 의해 훨씬 더 크게 변동한다는 뜻이다. 채광 등으로 시장에 신규 공급되는 금의 양이 연간 전체 공급량의 2%에 불과하다 보니(나머지는 각국 중앙은행 보유 금이나 퇴장[退藏] 금 중에서 시장에 나온 것) 금값 변화는 사실상 불변에 가까운 공급보다 수요에 훨씬 더 민감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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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형삼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han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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