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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가 리포트

경영진 갈등, 실적 악화로 몸살 앓는 ‘통합 국민은행’

상처입은 김정태號, ‘서바이벌 게임’은 이제 시작

  • 글: 김병수 이데일리 금융팀장 bskim@edaily.co.kr

경영진 갈등, 실적 악화로 몸살 앓는 ‘통합 국민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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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출범 1년 반을 넘긴 통합 국민은행이 난항하고 있다. 중병설과 퇴진설이 나돌던 김정태 행장은 복귀했지만, 잡음은 좀체 끊이지 않는다. ‘살생부’가 나도는가 하면 3인의 부행장이 전격 사퇴했다. 경영실적은 눈에 띄게 악화됐고, 경영전략 수정에 따른 노조의 반발도 불 보듯 뻔하다. 옛 국민·주택은행 출신 간의 반목도 쉬 해소될 것 같지 않다. 한국 최대 은행의 진로는?
경영진 갈등, 실적 악화로 몸살 앓는 ‘통합 국민은행’
지난 7월29일 미국 최대 증권사 메릴린치의 토머스 패트릭 부회장이 전격 사임했다. 8월1일자 ‘월스트리트저널’은 패트릭 부회장의 사임이 스탠 오닐 메릴린치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와의 권력투쟁 결과라고 보도해 충격을 던졌다. 이 신문은 “오닐 회장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패트릭 부회장이 자신의 오랜 측근이자 동료인 아샤드 자카리아 글로벌마켓 및 투자은행부문 대표를 사장으로 앉혀 후계자로 공식화할 것을 공개적으로 요구하다 강제 축출됐다”고 보도했다.

영국의 ‘파이낸셜타임스’는 8월2일자에서 “패트릭 부회장이 증권사에 강경책을 편 엘리엇 스피처 뉴욕주 검찰총장과의 갈등으로 인해 사임했다”고 다른 해석을 내놨으나, 그의 사임은 내부 후계를 둘러싼 권력투쟁 가능성에 좀더 무게가 실리고 있다. 실제로 8월6일 메릴린치는 자카리아 대표가 올 연말 사임할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예우는 갖췄지만 자카리아는 해고된 것이나 다름없다.

태평양 건너 먼 나라 얘기로나 들릴 법한데, 이런 사건이 이보다 한 달여 앞서 한국의 최대 은행인 국민은행에서 일어났다.

김정태(金正泰·56) 국민은행장은 7월16일 최범수·김복완·서재인 등 3명의 부행장으로부터 전격적으로 사표를 받았다. 김행장이 희귀 급성 폐렴으로 43일간 중환자실과 병실을 전전하면서, 그의 말대로 ‘저승 문턱’에까지 갔다 온 뒤에 처음 취한 조치였다.

은행 임원에게 임기가 없다는 것은 새로울 게 없는 얘기지만, 옛 국민은행과 주택은행의 합병으로 통합 은행장에 오른 지 1년여 만에, 그리고 사선(死線)을 넘나들다 복귀한 후의 첫 ‘작품’치고는 예상을 뛰어넘는 수준이었다.

하지만 김행장의 이렇듯 충격적인 부행장 인사는 이미 예고됐던 게 사실이다. 김행장은 7월1일 행내 방송을 통해 ‘선전포고’를 한 바 있다. 이를 실행에 옮기기까지 대략 보름 정도 걸린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김행장의 의도에 대한 해석은 천양지차를 보였다. 특히 옛 국민은행과 주택은행 임직원들 사이에 해석과 인식 차이는 극명했다. 결국 그만큼, 꼭 그만큼의 차이가 이번 국민은행 인사태풍의 근원으로 자리한다.

김정태의 ‘선전포고’

7월1일은 국민은행의 월례조회가 있는 날이었다. 워낙 비중 있는 은행이다 보니 김행장이 주재하는 월례조회는 종종 신문지면에 소개될 정도다. 그래서 기자들도 매번 관심을 기울이게 마련이다. 이날 조회에서 김행장은 건강관리를 제대로 못해 은행에 누를 끼쳤다고 사과한 후 곧바로 포문을 열었다. 그는 자신이 병석에 누워 있는 동안 발생한 문제에 대해 또박또박한 어조로 언짢은 심기를 드러냈다.

“우선 문제점으로 지적하고 싶은 것은 우리의 톱 매니지먼트인 경영진 안에서마저 한 목소리가 나오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물론 다양한 목소리가 나오는 게 좋긴 하지만, 그것이 CEO와 가치관을 달리한다든가 조직을 혼란시키는 사례가 있다는 것에 대해 대단히 유감스럽게 생각합니다…본부 일부 팀장 및 지점장 또는 RM(기업금융전담) 지점장 등 일부에서는 공개적으로 CEO나 은행전략 방향에 대해 비판하는 사례도 있었다고 생각합니다…일부에서는 주요 보직인사에서 균형이 이뤄지지 않은 것에 대해 불만이 고조되고 있습니다.”

순간, 국민은행에는 정적이 흘렀다. 김행장은 이전에도 월례조회를 통해 은행의 각종 문제점을 지적하곤 했지만, 이날은 어딘지 모르게 톤과 질(質)이 달랐기 때문이다.

김행장은 월례조회를 조직의 분위기를 다잡는 데 활용해왔다. 기자들이 듣고 있다는 것을 뻔히 알면서도 오히려 이를 이용해 조직의 잘잘못을 까발리고 직원들에게 변명의 기회마저 주지 않는 주도면밀함을 보여온 것. 김행장의 거침없는 연설은 계속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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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김병수 이데일리 금융팀장 bskim@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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