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신동아 로고

통합검색 전체메뉴열기

관가 초점

산자부, ‘재경부 2중대’ 탈출 시동 걸었다

힘있는 장관, 발 빠른 ‘코드’ 맞추기

  • 글: 김춘동 이데일리 기자

산자부, ‘재경부 2중대’ 탈출 시동 걸었다

2/4
산자부와 윤진식 장관의 ‘도박’은 원전수거물관리센터 부지선정으로부터 시작됐다. 원전수거물관리센터 사업은 과거 4대 정권에 걸쳐 17년간 추진됐지만 뚜렷한 해결점을 찾지 못했던 ‘뜨거운 감자’였다. 지난 1997년 과기부에서 산자부로 주무부서가 변경된 후에도 해법은 실타래처럼 꼬여만 갔다.

그런 가운데 지난 4월 청와대에서 원전수거물관리시설 대책 논의를 위한 회의가 열렸다. 이 자리에서 윤진식 장관은 “8월말까지 해결하지 못하면 사표를 쓰겠다”고 노무현 대통령과 약속했다. 원전수거물 부지 유치의 ‘당근’으로 ‘양성자 가속기 사업’을 과기부로부터 산자부로 이관해 달라는 제안이 수용되자 구체적 시한까지 못박고 나선 것이다. 8월말까지 부지선정을 마무리짓지 못할 경우 ‘양성자 가속기 사업’은 다시 과기부로 넘긴다는 약속도 했다. 말 그대로 부지유치 사업에 ‘올 인’(모두 걸기)한 것이었다.

그렇다면 ‘양성자 가속기 사업’이란 무엇인가. 양성자가속기란 양성자를 빛에 가까운 속도로 가속해 원자핵 등과 충돌시켜 깨뜨리는 대형 핵물리 연구장치다. 원자 단위의 미세한 연구가 필요한 생명기술(BT)과 전력반도체, 나노기술(NT)에 필수적인 설비다. 1600억원에 이르는 투자규모는 물론, 연구인력 및 관련 벤처기업 유치 등 막대한 산업유발 효과가 있는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윤장관은 장관직 사퇴라는 강수를 던진 대신 시한부로 ‘양성자 가속기 사업’을 넘겨받아 원전수거물센터 부지선정에 적극 활용키로 한 것이다.

현금보상의 경우에도 윤장관은 주민설득을 위해 필요하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고, 당연히 검토해 보겠다는 입장을 전달했다. 하지만 이후 현금보상 문제가 논란이 되고 국무회의에서 ‘불가’ 결론이 나자 윤장관은 이를 두말없이 수용했다.

물론 원전수거물센터를 설립하기까지는 아직 갈 길이 멀다. 주민들의 극심한 반발을 극복하는 것이 급선무. 더불어 1년 간의 환경평가도 거쳐야 한다. 산자부는 이미 현지 주민 설득 작업에 들어갔다. 290억원 규모의 ‘전선 지중화 사업’을 필두로, 특별교부세 100억원 지원, 부안 10개년 종합개발계획 수립 등 부안 발전을 위한 다양한 청사진과 추진 일정을 구체적으로 제시했다. ‘양성자 가속기 사업’도 일사천리로 진행되고 있다.



이처럼 원전수거물관리센터 부지선정은 산자부·과기부의 성공적인 업무협조, 노무현 대통령의 조정력과 윤장관의 뚝심이 빛을 발한 사안이었다.

참여정부 출범 직후 노대통령은 연찬회 자리에서, 앞으로 5~10년의 먹을거리 산업을 찾아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고 밝혔다. 산자부는 이후 기업인을 중심으로 550여 명의 산·학·연·관계 전문가들과 5개월 간 머리를 맞댄 끝에 ‘차세대 성장동력 발전전략’이라는 안을 도출하는 데 성공했다.

아울러 산자부는 ‘차세대 성장동력 발전전략’을 통한 신성장 시대로의 도약, 그 모토가 될 한국경제의 비전으로 국민소득 2만달러 달성을 제시했다. 이는 참여정부의 국정모토가 됐다. 국민소득 1만달러의 벽을 넘어 2만달러 시대로 진입하기 위해서는 자본투입 주도형 경제에서 혁신 주도형 경제로의 전환과 제조업·지식기반서비스산업의 선순환 발전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제안을 했다.

또 우리 경제의 캐시카우(Cash Cow, 현금 창출산업) 역할을 할 주력산업을 주력기간산업·미래유망산업·지식기반서비스산업 등 3가지 유형으로 구분했다. 그리고 산업군 별로 차별화한 발전전략을 세워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같은 발전전략이 제대로 추진될 경우 2012년까지 360조원의 추가 부가가치 창출과 1574억달러의 수출 증가, 276만명의 신규 일자리 창출이 가능하다는 비전을 제시했다.

지난 7월 24~25일에는 기 소르망, 존 나이스빗 등 세계적 석학들이 참석하는 ‘차세대 성장산업 국제회의’를 개최했다. 이 역시 지난 3월 윤장관이 아이디어를 낸 것. 회의를 통해 산자부는 ‘차세대 성장동력 발전전략’을 발표했고 참석자들 간에 목표 달성을 위한 다양한 해법들이 논의됐다. 산자부는 오는 9월에는 다국적 기업의 아시아 지역본부를 유치하기 위한 ‘허브 코리아(Hub Korea)’ 행사도 계획하고 있다.

노사문제 적극 개입, 재경부와 대조

차세대 성장 산업과 관련해 산자부에 보기 좋게 추월당한 정통부, 과기부 등에서는 “너무하는 것 아니냐”는 볼멘소리도 나오고 있다.

과기부 모 국장은 “향후 국가경쟁력을 책임지는 대형 프로젝트인 만큼 연구개발(R&D)을 맡고 있는 과기부가 주도하는 것이 옳다. 연구개발 과정에서 현재와는 다른 결과물이 나올 수도 있고 국가 R&D 비용이 전용될 위험성도 있다”고 비판했다.

그렇더라도 일단 대세는 산자부 쪽으로 기운 듯하다. 산업혁신과 강남훈 과장은 “국민소득 2만달러 달성은 산자부가 해결할 수밖에 없는 과제라는 인식을 직원들이 공유하고 있다. 과거에 비해 자부심과 책임감을 가지고 일하는 분위기가 강화된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2/4
글: 김춘동 이데일리 기자
목록 닫기

산자부, ‘재경부 2중대’ 탈출 시동 걸었다

댓글 창 닫기

2019/09Opinion Leader Magazine

오피니언 리더 매거진 표지

오피니언 리더를 위한
시사월간지. 분석, 정보,
교양, 재미의 보물창고

목차보기구독신청이번 호 구입하기

지면보기 서비스는 유료 서비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