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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광산개발 나선 광진공

“경의선 화차, 흑연으로 채운다”

  • 글: 이정훈 동아일보 주간동아 차장 hoon@donga.com

北 광산개발 나선 광진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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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난 7월17일 남북 광물회담에서 체결된 북한 정촌흑연광산 개발사업이 성과를 거두고 있다. 대한광업진흥공사가 내년부터 북한의 흑연광산 개발에 참여하기로 한 것.
  • 광진공은 전략 광물인 희토류 공급선을 확보하기 위해 중국 진출도 모색하고 있다. 국가 기간산업의 원동력인 광물자원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하는 ‘도박사’들의 이야기.
北 광산개발 나선 광진공

“광업은 살아 있다.” 지난 10월8일 광진공은 중국 서준희토실업유한공사와 희토류 공동개발에 합의했다. 합의서에 서명하는 광진공 박춘택 사장(앞줄 왼쪽).

대북송금 특검이 있은 후 확실히 북한 관련 뉴스의 비중이 낮아졌다. 더구나 송두율 교수 파문 이후에는 북한의 ‘북’자만 들어도 거부감이 생긴다는 사람이 적지 않다. 그러나 북한 사회의 절대 다수 구성원은 우리와 함께 미래를 개척해나가야 할 동반자다. 따라서 우리의 안보를 해치지 않으면서 북한 주민에게 도움을 주는 남북 경제협력사업은 확대될수록 좋다.

흔히 한국 경제는 하체는 빈약하나 머리는 매우 큰 불안정한 ‘가분수’ 모양을 이루고 있다고 한다. 단적인 예로 한국은 IT 분야 등에서 최첨단 제품을 생산하고 있지만, 정작 인간이 살아가는 데 가장 중요한 식량의 70% 이상을 수입하고 있다. 육류를 비롯해 밀과 콩, 과일 등 여러 농산물 중에서 한국이 자급하는 것은 쌀과 약간의 채소뿐이다.

‘북한에는 지하자원이 많다’

IT 분야의 최첨단 제품은 쇠나 구리 같은 광물자원으로 만든다. 따라서 다양한 광물자원의 확보가 중요한데, 한국은 현재 각종 광물자원의 87%를 수입하고 있다. 한국은 식량과 광물자원의 수입이 중단되면 굶어죽고 말라죽을 수도 있는 나라인 것이다. 반대로 이야기하면 한국은 식량자원과 광물자원 확보를 위한 해외진출에 매진해야 하는 나라이다.

초등학교 시절 사회 시간에 ‘북한에는 지하자원이 많다’고 배웠다. 그러나 그 말은 교과서에나 있을 뿐 한국은 그간 북한의 지하자원과 무관하게 지냈다. 그러는 사이 외국 기업들은 북한의 지하자원을 캐가고 있다.

중국 기업은 함경북도 무산과 양강도 양강에서 철과 아연을 채굴하고 있다. 미국 회사는 함북 단천에서 마그네사이트를, 프랑스 업체는 강원도 김화에서 중정석을, 영국 기업은 함남 허천에서 금과 구리를, 스웨덴 업체는 강원도 법동에서 텅스텐을, 그리고 일본 회사는 석재를 캐가고 있다. 이 회사들은 북한과 50년에서 100년에 이르는 장기계약을 맺어 북한 땅속에 묻혀 있는 광물자원을 가져간다.

김대중 정부 때 요란하게 시작된 경의선 공사는 현재 ‘하다 말다’를 반복하고 있지만, 언젠가는 완공될 것이다. 경의선이 완공되면 남북한은 이 철도를 통해 무엇을 주고받을 것인가. 현대아산과 토지개발공사가 주도하는 개성공단이 활성화되고 통일교가 주도하는 평양관광사업이 본격화되더라도, 경의선이라는 ‘거대한 통로’는 다 채우기 어려울 것이다.

남북 관계는 정치적인 측면이 강하기 때문에 관계를 트는 것 못지않게 터놓은 길을 통해 주고받을 콘텐츠를 개발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런 점에서 북한의 광물자원을 개발해 한국으로 가져오는 것은 상당한 의미가 있다. 부피가 큰 광물자원을 수송하는 데는 철도가 제격이다. 한국 기업이 북한에서 광산을 개발해 캐낸 광물을 화차에 실어 한국으로 가져온다면, 적잖은 한국인은 경의선이 이어졌다는 것을 실감하게 될 것이다.

광물 매개로 남북 대화

대한광업진흥공사(이하 광진공, 사장 朴春澤)는 광산 개발을 전문으로 하는 공기업이다. 이 회사는 주로 해외에서 유망 프로젝트를 탐사하거나 개발한 후 국내 민간업체에 투자를 선도하거나 직접투자 또는 컨소시엄을 구성해 투자하는 일을 한다. 또 자금 지원도 한다. 그래서 ‘진흥’이라는 이름이 붙었는데, 북한에서 광산을 개발한다면 그것 역시 진흥을 전문으로 하는 광진공이 나서야 한다.

남북정상회담 개최 1년 후인 2001년 6월13일 당시 광진공의 박문수(朴文洙) 사장은 북한의 정운업 민족경제협력연합회(민경련)와 강원도 평강군 압동에 있는 탄탈룸 광산을 개발하기로 합의했었다. 탄탈룸은 콘덴서와 초경합금 제조에 사용되는 금속으로 한국에서는 전혀 생산되지 않는다. 때문에 한국은 지난해 1억7196만달러를 지불하고 286t의 탄탈룸을 수입했다.

광진공과 민경련 간의 합의는 북한에서 절전형 전구를 생산하고 있던 성남전자의 변동우 사장이 중재했다. 성남전자 측에 대가를 지불해야 하는 북한이 현금 대신 압동의 탄탈룸 광산 채굴권을 제시했는데, 광업에 문외한인 변사장이 광진공측에 이 문제를 상의했던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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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이정훈 동아일보 주간동아 차장 ho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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