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8월호

실탄 장전한 총 가진 ‘저격수’ 되어라

  • 글: 김현섭 / 취업 전문가·스카우트 대표

    입력2004-07-28 14: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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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실탄 장전한 총 가진 ‘저격수’ 되어라
    한제약업체에서 20년 이상 인사업무만 담당해오던 Y부장(47)은 얼마 전 회사로부터 생산현장 관리업무를 맡으라는 통보를 받았다. 3~5년에 한번씩 자기 분야에서 담당업무가 조금씩 바뀌어왔지만 이번 조치에서 Y부장은 전혀 생소한 업무를 맡게 된 것. 그는 자신을 내보내기 위한 조치라고 판단하고 사직서를 제출했다.

    유통업체에서 재무업무를 담당하던 K이사(52)도 얼마 전 갑작스럽게 영업부서로 발령을 받았다. 다른 직장을 구하기 어렵다고 생각한 K이사는 생소한 영업에 도전해보기로 결심했다. 때때로 수모를 당하기도 했지만 악바리처럼 참고 견딘 덕분에 K이사는 짧은 경력이나마 ‘영업맨’으로 인정받기 시작했다.

    현재 맡고 있는 업무가 도무지 적성에 맞지 않거나 상사와 갈등이 심할 경우 다른 부서로 옮기는 것은 심기일전의 계기가 될 수 있다. 그러나 본인의 의사와는 상관없이 다른 부서로 재배치 명령을 받는다면 누구라도 당황하게 마련이다. 요즘처럼 경기가 침체된 상황에서 회사가 일방적으로 부서 재배치 결정을 내린다면 이는 곧 당사자에게 퇴직을 강요하는 것과 마찬가지의 의미이다. 이렇게 되면 업무에 대한 부적응 때문이라기보다는 ‘꽁지 빠진 새’처럼 자신을 바라보는 시선 때문에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고 결국 회사를 떠나는 경우가 많다.

    이럴 때는 꾸준한 자기 감시를 통해 최선의 선택을 해야 한다. 직장을 옮길 만한 상황이 아니라고 판단했다면 K이사처럼 일찌감치 이직의 생각을 접고 새로운 업무를 적극적으로 수행해야 한다. 그럼으로써 어떤 일이든 해낼 수 있다는 능력을 회사에 보여줘야 한다.

    물론 Y부장처럼 새 업무가 자신과 전혀 맞지 않는다고 판단될 수도 있을 것이다. 이 경우 과감하게 직장을 옮기거나 창업이라는 제2의 인생도 고려해볼 수 있다.



    어떤 방법을 택하든 정보수집이 가장 중요하다. 퇴직시 퇴직금을 얼마나 받게 되는지, 자신의 경쟁력은 무엇인지, 옮길 만한 직장은 있는지를 수시로 점검해야 한다. 미국에서는 평소 한두 명의 헤드헌터와 꾸준히 접촉하며 자신의 경쟁력을 체크하고 경쟁업체나 관련 시장에 자신의 존재를 알리는 것이 일반적으로 되어 있다.

    직장인들은 실탄이 장전된 총을 지닌 스나이퍼가 되어야 한다. 총알이 없다면 총은 무용지물이다. 항상 총알을 구비하고 타깃을 정확히 맞힐 수 있어야 살아남는다. 일방적인 업무 재배치 상황에 처했을 때 최선의 선택을 하기 위해서는 평소 자신에 대한 객관적 평가와 무기,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파악해놓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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