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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촌 초우량기업을 찾아서 ⑦

인텔|‘월드 와이드 리더’ 꿈꾸는 디지털시대의 두뇌집단

  • 글: 엄상현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gangpen@donga.com

인텔|‘월드 와이드 리더’ 꿈꾸는 디지털시대의 두뇌집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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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텔|‘월드 와이드 리더’ 꿈꾸는 디지털시대의 두뇌집단

인텔 최초 사원 9명 가운데 한 사람인 제인 존슨이 본사 건물 1층에 마련한 박물관의 내부 모습. ‘2+3=5’라는 간단한 연산이 어떻게 처리되는지 흐름도를 따라 한 눈에 알 수 있다.

몇 년 전 신문을 통해 읽었던 인텔코리아 한 간부의 본사방문 체험담이 떠올랐다. 인텔의 최고책임자인 앤디 그로브 회장이 직접 운전한 것도 의외였지만 주차할 공간을 찾지 못해 주차장 주위를 몇 바퀴씩 맴도는 모습이 신선한 충격이었다는 것. 그로브 회장의 사무실이 5층 한켠의 2평 남짓한 칸막이 사무실이라는 것과 퇴근 무렵 보안검색대를 통과하기 위해 줄을 서 있는 모습도 국내 기업에선 도저히 상상할 수 없는 것이었다고 한다.

지금으로부터 36년 전인 1968년 7월, 로버트 노이스와 고든 무어 두 사람에 의해 설립된 인텔. 과연 이 회사의 독특한 기업문화는 무엇이고, 어떻게 운영되고 있는지에 대한 질문으로 하이 이사와의 인터뷰가 시작됐다. 하이 이사는 회사 설립당시로 거슬러 올라갔다.

설립자 노이스와 무어는 1956년 경 샤클리(Shockley)라는 반도체회사에서 처음 함께 일했다. 노벨상 수상자인 샤클리가 ATT벨 연구소를 그만두고 고향인 샌타클래라에 자신의 이름을 따서 만든 회사였다. 노이스는 ATT벨 연구소에서 샤클리와 함께 ‘트랜지스터 개발 공동프로젝트’에 참여해 노벨상을 수상한 것이 인연이 돼 이 회사에 합류했다.

캘텍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화학자 무어는 집적회로(IC)와 와 LSI메모리 분야의 전문가로 샤클리에 의해 영입됐다.

노이스와 무어, 두 사람의 젊은 과학자는 샤클리에서 실리콘밸리의 첫 장을 열었지만 이내 한계를 느꼈다. 샤클리가 기술적인 면에서는 똑똑하고 훌륭했을지 몰라도 사람들을 관리하는 데는 소름끼치도록 잔인했던 것.



최초 회사명은 ‘매우 시끄럽다?’

결국 직원 8명이 회사를 떠났는데 그 중에 노이스와 무어도 포함돼 있었다. 이들은 당시 동부의 페어차일드라는 큰 회사에서 투자를 받아 페어차일드 세미컨덕터(Fair child Semiconductor)라는 회사를 설립한다. 8명 모두 유능한 과학자이고 기술자였기 때문에 동등한 입장에서 회사를 운영해나갔다.

특별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때 그 분야의 전문가가 리드하는 경우는 있었지만 ‘상하관계’는 없었다. 몇 년 후 그중 일부가 자신의 사업을 시작하기 위해 회사를 떠났다.

그러자 투자자인 페어차일드사는 운영자를 직접 뽑아 이 회사로 보냈다. 자신들에게 회사 운영의 기회가 주어질 것이라고 기대했던 노이즈와 무어는 크게 실망할 수밖에 없었다. 결국 이 두 사람은 의기투합, 2페이지 분량의 간단한 투자제안서를 작성해 15명으로부터 투자를 받아 230만달러의 초기 자금으로 회사를 설립했다.

처음 회사 이름은 두 설립자의 이름을 딴 ‘Noyce-Moore(NM) Electronics’. 그런데 회사 이름이 자칫 ‘매우 시끄럽다’로 오인받기 쉬웠다. 이들은 오랜 고민 끝에 ‘통합하다’ 또는 ‘완전한’이라는 뜻을 가진 ‘INTegrate’와 ‘ELec tronics(전자공학)’를 합친 ‘intel’이라는 이름을 찾아냈다. 문제는 어떤 작은 회사가 이미 같은 이름을 사용하고 있었다는 것. 노이즈와 무어는 결국 그 회사로부터 이름을 사버렸다. 그 직후 제조부분 책임자로 앤드류 그로브를 영입했다. 그로브는 바로 지금의 인텔 회장이다.

이런 우여곡절을 거쳐 노이즈와 무어, 그로브 세 사람은 9명의 직원과 함께 인텔이라는 조그만 회사를 시작하게 된다. 이들은 처음부터 어떤 식으로 회사를 운영할 것인지에 대한 확실한 아이디어가 있었다.

각자 젊은 나이에 큰 회사에서 중역을 맡아 대기업 문화와 인사관리의 문제도 느껴봤고, 직접 회사를 설립해 동등한 관계에서 운영해보기도 했으며, 투자자의 부당한 압력을 받기도 하는 등 숱한 경험들 속에서 체득한 것이었다.

하이 이사는 “창업자 세 사람은 본인들은 물론 직원들과 동등한 입장에서 회사를 시작했다. 많은 사람들이 HP가 동등한 기업문화를 처음으로 도입했다고 생각하는데 그건 사실과 다르다. HP도 처음에는 기존 기업과 다를 바 없이 운영됐었다. 동등한 기업문화는 사실 인텔이 처음이다. 그후 실리콘밸리의 많은 회사들이 인텔을 따라서 운영시스템을 바꿨다. HP도 그중 한 회사다”라고 주장했다.

인텔의 6대 경영가치

이 같은 설립초기 운영방침은 오랜 세월 속에서 지금의 ‘6대 경영가치’로 정립됐다. 이는 최고의 경쟁력을 갖춘 회사, 주주에게 최대의 이익을 돌려주고 종업원에게는 최상의 근무여건을 제공하는 회사를 위한 지향점인 것.

그 첫 번째가 ‘고객중심(customer orientation)’이다. 고객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상호간 의견을 분명히 교환하면서 혁신적인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해 최고의 파트너가 되도록 노력한다는 원칙이다.

두 번째는 ‘결과중심(results orientation)’. 도전적이고 경쟁적인 목표를 세워 과정보다 결과에 중점을 두고 서로 다른 의견을 건설적으로 통합해 문제를 해결한다는 것이다.

세 번째는 ‘위험감수(risk taking)’다. 혁신적이고 창의적인 활동에 주력하고 도전을 과감히 수용하며 계획된 위험부담을 감수하도록 장려한다는 원칙. 서로의 다양한 의견에 귀기울이고 성공과 실수 모두에서 배울 점을 찾을 수 있도록 독려하기 위한 목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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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엄상현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gangpe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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