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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촌 초우량기업을 찾아서 ⑨

록히드마틴|21세기 전투기 시장 장악한 방위산업 절대강자

  • 글: 황일도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shamora@donga.com

록히드마틴|21세기 전투기 시장 장악한 방위산업 절대강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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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월 최대생산량 F-16 25대, F-35 21대. 웬만한 제3세계 국가의 전체 전투기 수량을 한 달이면 만들어낸다는 록히드마틴은 방위산업부문 매출 세계최대를 자랑하는 절대강자다.
  • 1990년대 초반 냉전종식에 따른 방산시장 규모 축소 위기를 지속적인 생산혁신과 인수·합병으로 극복한 록히드마틴은 무기생산업체라는 부정적 이미지를 떨쳐내고 시스템통합 전문기업이라는 후광을 얻기 위해 고민하고 있다.
록히드마틴|21세기 전투기 시장 장악한 방위산업 절대강자

① 텍사스 포트워스에 있는 록히드마틴 항공부문 생산라인. ② 세계적 베스트셀러 F-16. ③ 록히드마틴 항공부문 본사 사옥. ④ 차세대전투기 F-35 JSF. ⑤ 정찰기의 대명사 U-2. ⑥ ‘꿈의 전투기’ F/A-22.

노이로제에 걸린 거인을 지켜보는 것은 괴로운 일이다. 로스앤젤레스에 도착해 록히드마틴 항공이 자리잡고 있는 텍사스 포트워스로 향하기 위해 국내선 항공기로 갈아타는 동안 기자의 머릿속을 가득 메운 생각이다. 9·11 테러 이후 미국공항의 국내선 보안검색시스템이 완전히 바뀌었다는 사실은 익히 들어 알고 있었지만, 막상 겪어보니 ‘노이로제’라는 단어를 떠올리지 않을 수 없었던 것이다.

비행기 출발 1시간30분 전 발급받은 기자의 탑승권에는 전에는 볼 수 없던 ‘SSSS’라는 글자가 박혀 있었다. 검색요원이 티켓에 찍힌 ‘SSSS’를 보더니 한쪽 검색대로 보낸다. 검색대 앞에 서자 TSA(Transportation Security Administration·교통보안청) 소속 검색요원이 가방을 열어 속옷 한장까지 내용물을 뒤지기 시작한다. 책 사이에 끼워져 있던 봉투를 열어 속에 든 우편엽서까지 확인하는 식이다. 육안검사가 끝나자 이번에는 집게로 솜을 집어 가방 속 깊숙이 집어넣어 닦아내더니 한쪽에 있는 기계에 솜을 넣고 결과를 기다린다. 폭발물 반응시험이란다. 맙소사, 시계는 어느새 비행기 출발시간. 솟아오르는 화를 주체하기 어렵다.

결국 기자는 비행기를 놓쳤고 다음 비행기를 타기 위해 탑승권부터 다시 끊어야 했다. 이번에도 똑같은 검색과정을 고스란히 거친다. 항공사 직원에게 SSSS가 무슨 뜻인지 묻자 “정확하진 않지만 ‘Special Security Search…’가 아니겠느냐”고 답한다. 주로 편도여행을 하는 외국인들에게 자주 찍히는 사인이란다.

드러내지 않는 ‘방산매출 세계1위’

록히드마틴과의 첫 접촉은 이렇듯 반갑지가 못했다. 5만5000명에 이르는 TSA 검색요원들을 훈련시키고 429개 민간공항의 검색장비 및 시스템을 현재 수준으로 점검한 것이 바로 록히드마틴이기 때문이다. 2002년 6월 TSA와의 계약에 따라 진행된 이 사업 이외에도 록히드마틴은 국토안보청, 해안경비대, 세관 등과 함께 이른바 ‘국토안보(Homeland Security)’ 사업에서 82억달러의 매출을 기록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회사 공식자료에는 2003년 매출총액의 16%가 국토안보 및 비군사 정부부문에서 나왔다고 돼 있다. 심하게 말하면 ‘거인의 노이로제’ 덕을 톡톡히 보고 있는 셈이다.

언제나 그렇듯 이러한 첫인상은 록히드마틴의 극히 일부에 불과하다. 평범한 시민들에게야 낯선 이름이지만, 록히드마틴은 세계 최대의 방산분야 매출을 자랑하는 거대기업인 까닭이다. 영국의 경제주간지 ‘이코노미스트’ 2002년 7월18일자에 따르면 록히드마틴이 2000년 방산분야에서 올린 매출은 180억달러로, 2위인 보잉을 10억달러 정도 앞섰다. 회사의 전체 매출로 따지면 보잉은 물론 노스롭 그루만, 심지어 일본의 미쯔비시 중공업에도 밀리지만, 방산 매출만 따지면 단연 선두라는 것이다(2001년 기준).

다른 방위산업체와 비교해도 방산분야의 매출비중이 특히 높기 때문에, 비판적인 시선을 가진 이들이나 진보진영에서는 이 회사를 ‘군산복합체의 대표적인 케이스’로 간주하곤 한다. 쉽게 말해 ‘평화가 오면 경영이 어려워지는, 따라서 평화를 바라지 않는 회사일 것’이라는 인식이다. 여기에는 ‘막대한 로비자금과 영향력을 바탕으로 세계 곳곳의 군비증강을 부추길지 모른다’는 음모론이 결합되기도 한다.

이러한 시선을 의식해서인지 록히드마틴의 공식자료는 방위산업분야 매출만을 별도로 공개하지 않고 있다. 미 국방부 및 정보당국, 국토안보, 해외판매가 2003년 총매출 318억달러의 96%를 차지하고 있으며 상업용 내수매출은 4%라는 통계로 유추해볼 수 있을 따름이다(참고로 한국의 2005년도 국방예산은 총 20조8226억원으로 록히드마틴 2003년 총매출의 60%다).

상당수 전력이 미국 방산업체 생산품으로 되어 있는 한국은 록히드마틴의 주요고객 가운데 하나다. 이 회사 홈페이지에 따르면 한국이 구매한 프로젝트 목록이 15개에 이른다. 큰 것만 훑어봐도 공군 주력기종인 F-16 전투기, 해군의 한국형차세대구축함(KDX-3)에 장착될 이지스 전투체계와 P-3 해상초계기, 조기경보레이더인 FPS-117, 최근 논란이 일고 있는 대포병 전력의 핵심인 육군의 MLRS(다련장로켓발사시스템)와 ATACMS(전술지대지미사일)가 모두 록히드마틴 제품이다. 한국항공우주산업(KAI)과 함께 초음속 고등훈련기 T-50을 공동 개발중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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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황일도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shamor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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