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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1 조치’ 3년, 북한 경제 현주소

인플레·소득격차 심각, 유통 활성화 겨냥한 금융개혁 단행할 듯

  • 글: 임현진 서울대 교수·사회학

‘7·1 조치’ 3년, 북한 경제 현주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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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업분야에서는 경작자가 생산물의 25% 정도를 토지 사용료로 내고 있으며, 초기 중국이 농업개혁에서 실시한 것과 유사한 포전(圃田)담당제가 실시되고 있다는 보도도 나온다. 상업분야에서는 아직까지는 순수한 개인 상점이 없다고 하지만, 사실상 개인에게 임대해 운영하는 상점도 생기고 있으며, 인민반이나 각 단위에서 시장에 판매대를 설치하거나 거리에 간이 판매대를 설치해 장사 행위를 하고 있다.

북한 당국은 이러한 내부 개혁 조치뿐 아니라 신의주 개방에서 보듯 대외 경제협력에도 지속적으로 관심을 갖고 있다. 비록 신의주 특구사업은 실패로 돌아갔지만, 북한과 중국의 경제협력 사례는 눈에 띄게 늘고 있다.

이미 북·중 무역 거래는 북한 전체 교역량의 4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특히 양국간 변경무역이 2004년 들어 급격히 늘어났는데 최근에는 무산철광 개발에 중국 기업의 참여를 허용하는 문제를 검토하고 있고, 평양 제1백화점의 경영권도 중국에 넘어가고 있다. 농업분야에서도 북·중 협력이 가시화하고 있다.

급선무는 전력과 농업 문제

이처럼 양국간 경제협력이 확대되는 이유는 남북 경협의 속도가 예상보다 느리게 진행되고, 핵위기로 인해 미국과의 갈등이 깊어지면서 대중(對中) 경제협력을 강화하고자 하는 북한의 의도와 북한시장을 선점해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중국의 계산이 맞아떨어졌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북한이 이렇게 대외 경제협력을 강화하는 것은 내부 경제를 추스르기 위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현재 북한의 경제는 심각한 인프라 해체 현상으로 인해 좀처럼 회복하기 어려운 상태에 놓여 있다.

이에 따라 북한은 대외 경제협력의 방향을 인프라 건설과 단기적인 공급량 확보에 맞추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북한이 중국과 거래한 교역 물품을 분석해보면 에너지의 70%와 식량의 40%를 중국으로부터의 수입과 원조에 의존하고 있다. 중국의 대북 투자 역시 지하자원 개발이나 유리 공장, 트랙터, 컴퓨터, 운송 같은 분야에 집중됐다.

그러나 대외 경제협력을 통한 개발보다 더 시급한 것은 북한 내부의 산업을 정상화하는 것이다. 가장 중요한 과제가 산업의 기초가 되는 전력, 먹는 문제 해결을 위한 농업, 그리고 미래 첨단 산업으로 정보기술(IT) 분야에 대한 투자다.

그중에서도 가장 시급한 것은 전력과 농업이다. 북한은 2003년 농업 정상화 5개년 계획을 수립해 시행하고 있다. 이에 따라 토지와 수로(水路) 정리, 종자개량 등의 사업에 역점을 두고 있다. 에너지 산업 역시 장기계획을 마련해 시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은 오는 2007년까지 농업 분야에서 800만t 생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러한 계획에 따라 전국적인 토지정리사업을 대략 완료하고, 수로 건설도 일차적으로 마감한 것으로 전해졌다. 감자 농사를 중심으로 종자 개량과 영농 방법 개선 등에도 역점을 두고 있음은 물론이다.

그동안 북한의 곡물 생산량은 2001년 395만t, 2002년 413만t, 2003년 425만t, 2004년 431만t으로 꾸준히 증가했다. 북한은 주민의 영농의욕을 고취하고 토지 생산성을 향상시켜 지속적인 생산량 증대를 시도해왔다.

농업 분야에 대한 북한 당국의 의지는 2007년까지 800만t을 목표로 생산, 먹는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목표에서도 읽을 수 있다.

올해 북한이 신년 사설을 통해 농업을 주공전선으로 설정한 것은 2007년을 목표로 농업의 정상화를 이룩한다는 시간표에 따라 올해를 하나의 전환점으로 삼았음을 의미한다. 그러나 북한 농업이 당면한 가장 큰 문제는 무엇보다 비료의 생산과 공급이다. 북한의 비료 생산능력은 연간 150만t 정도인 것으로 추정되지만 실제 생산량은 연간 20만t에도 못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처럼 북한 농업이 가야 할 길은 여전히 멀고 험난하다.

비료 생산능력 심각

에너지 산업의 경우 주로 중소 규모 발전소 건설에 치중하던 데서 벗어나 대규모 발전소 건설과 기존 발전소의 개·보수는 물론 석탄 생산의 증대를 통해 상황을 타개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현재 여건에서는 전력난 극복을 위한 북한의 시도 역시 미래가 불확실하다.

2007∼2008년을 목표로 경제 분야에서 어느 정도 정상화를 이루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북한으로서는 현재 진행하는 7·1조치뿐 아니라 몇 가지 추가적인 조치를 취할 가능성이 높다.

북한이 추가로 선보일 조치가 무엇일지 아직 분명히 드러나 있지 않다. 그러나 현재의 북한 개혁이 주로 유통과 기업소의 자율성 확대와 분권화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 것을 감안하면 추가 개혁은 이를 뒷받침하는 조치일 가능성이 높다. 그것은 아마도 금융개혁일 것이다. 공급자로서의 국가 구실이 축소된 현실에서 통화, 유통 및 기업소의 운영에는 은행의 기능을 강화하는 것이 필수적인 조건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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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임현진 서울대 교수·사회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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