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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인터뷰

한덕수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

“과세 강화해 소외계층 챙겨야 성장 잠재력 커진다”

  • 박성원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parker49@donga.com / 사진·박해윤 기자

한덕수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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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금산법 논란, 이정우 전 위원장 문제 제기가 발단
  • 삼성카드 초과 지분은 의결권만 제한, 삼성생명 지분은 인정
  • 문희상 의장의 ‘금산법, 박영선 의원 案대로’는 개인 의견일 뿐
  • 올초 부동산 가격 폭등은 예상 밖, 투기수요 얕봤다
  • 한나라당 감세안은 양극화 심화 시킬 것
  • 문을 막아 망한 나라는 많지만 열어서 망한 나라는 없다
한덕수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

● 1949년 전북 전주 출생
● 서울대 경제학과 졸업, 미국 하버드대 박사(경제학)
● 상공부 중소기업국장·산업정책국장, 특허청장, 통상산업부 차관, 외교통상부 통상교섭본부장, OECD 대사, 청와대 경제수석, 국무조정실장
● 現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

한덕수(韓悳洙·56) 재정경제부 장관 겸 부총리를 인터뷰하기 전, 사진을 몇 장 찍었다. 무뚝뚝한 표정으로 카메라를 바라보는 부총리에게 “학창시절에 사귀던 애인을 생각하면 웃을 수 있을 텐데요” 하고 농을 걸었다. 그러자 그는 정색을 하면서 “그러면 뚜껑이 열리죠”라고 했다. 예상치 못한 농담에 기자가 먼저 웃음을 터뜨렸다.

“재경부를 모독하지 말라”

최근 그는 국회에서 국정감사를 받으면서 몇 차례 진짜 ‘뚜껑’이 열렸다. 열린우리당 박영선 의원이 ‘금융산업의 구조개선에 관한 법률(이하 금산법)’ 24조에 대한 재경부 개정안을 두고 “재경부가 삼성을 봐주고 있다”고 하자, 한 부총리는 “재경부를 모독하지 말라”고 언성을 높였다. 한나라당 이혜훈 의원이 “우리 당에서 제시한 감세(減稅)안을 자세히 읽지도 않고 고소득층을 위한 것이라고 폄하하면 정치공세”라고 하자, 그는 “그렇게 말하면 안 된다”며 “감세는 재정 건전성에 문제가 된다”고 밝혔다. 고성이 몇 번 오가다 이 의원은 “지금 누굴 보고 소리를 지르냐”고 소리를 질렀고 이내 격한 논쟁이 붙었다.

이제 국감은 끝났고, 부총리는 조용한 실무형 관료로 돌아왔다. 이름을 알리는 것보다 일을 중시하는 실무자들은 대개 남의 평가엔 크게 마음을 쓰지 않는다. 그도 그렇다. 10월12일 경기도 과천의 재경부 장관 집무실에서 만난 한 부총리는 인터뷰 도중 몇 번이나 “세간의 평가에 신경 쓰지 않는다”고 했다. 가령 그는 “사람들이 내게 분배를 택할 것인지 성장을 택할 것인지를 묻지만, 그건 학자가 평가할 일이지 정부가 선택할 일은 아니다”고 했다. 언제쯤 무색무취한 스타일을 벗어나 부총리 고유의 색깔(정책)을 드러낼 것이냐고 묻자 “부답(不答)”이라며 “남은 나를 평가하고, 나는 일을 할 뿐”이라고 했다.

그에게 물어보고 싶은 것 중 하나는 부총리가 된 뒤의 ‘변신’에 대해서였다. 그는 본래 전형적인 시장주의자다. 1991년 상공부 산업정책국장 시절 김종인 당시 청와대 경제수석과 함께 재벌그룹 업종전문화 정책을 기획하고 지휘했다. ‘선택과 집중’ 없는 문어발식 계열사 확장을 경계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는 채찍 대신 당근을 주로 썼다. 비주력업종을 매각하는 재벌엔 여신관리 규제를 풀어주고, 품질관리우수 그룹엔 주력기업 한 곳을 추가로 인정해줬다. 그는 무리하게 기업을 다그치지 않았다. 정부 정책을 밀어붙이기보다는 시장에서 뛰는 기업의 선택을 믿었기 때문이다.

한 부총리는 또한 개방주의자다. 외교통상부 통상교섭본부장 시절(1998년 3월∼2000년 12월) 자유무역을 위한 중장기 통상정책을 내놓으며 “2006년부터 2020년까지 미국, 유럽, 중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하겠다”고 다짐했고, “중국과 북한을 묶어 발해만 경제권을 개발하겠다”고 했다.

재경부의 삼성 봐주기?

그의 이런 행적을 보면 경제부총리가 되고 나서는 시장과 기업 활성화 정책부터 내놓을 것 같았다. 그러나 그는 부동산 정책과 사회복지 확충에 ‘올인’하겠다고 했다. 그가 변한 것일까, 아니면 이 정부에 ‘코드’를 맞추는 것일까.

이에 대해 한 부총리는 “시장경제와 개방은 필연적으로 소외계층을 만든다”며 “이들과 함께 가지 않으면 성장이 멈춘다”고 했다. 그는 “경제 주체의 생산성을 높이려면 부동산 투기에 휩쓸리지 않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대한민국의 경제수장인 그는 날로 늘어나는 재정수지 적자, 기업의 투자 부진, 사회복지 예산 재원 마련 문제에 직면해 있다. 하나같이 난제다. 최근엔 금산법과 관련, 재경부가 삼성을 봐주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우선 뜨거운 이슈로 떠오른 금산법 논란에 대해 질문했다.

-지난해 11월 재경부가 금산법 개정안을 낸 계기는 무엇입니까.

“지난해 금융감독위원회가 금융감독원을 통해 전체 금융기관을 검사했어요. 그 결과 20건의 금산법 24조 위반 사실을 적발했죠. 그런데 적발된 회사를 처리하는 법이 명확하지 않았습니다. 예컨대 의결권 제한이나 처분조항이 없었던 거죠. 그래서 금감위가 재경부에 법 개정을 요청한 겁니다. 기업이 24조를 위반하면 어떻게 처리할 것인가, 또 법이 정비되기 전에 위반한 기업은 어떻게 처벌할 것인가를 정해야 했습니다. 미비한 법적 조항을 바로잡을 뿐 아니라 반대로 이를 승인해주는 경우도 마련해야 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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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원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parker49@donga.com / 사진·박해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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