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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인터뷰

한덕수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

“과세 강화해 소외계층 챙겨야 성장 잠재력 커진다”

  • 박성원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parker49@donga.com / 사진·박해윤 기자

한덕수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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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투기 막아야 성장 잠재력 확보

한덕수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

한덕수 경제부총리는 부동산 투기를 막는 것이 성장 잠재력을 높이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금산법 관련 질문은 이쯤 해두고요. 부총리께선 1990년대에 상공부 산업정책국장, 통상교섭본부장, 기업활성화위원회 위원장으로 활동했습니다. 자료를 찾아보니 1991년 가을 ‘신동아’가 창간 60주년 기념으로 ‘한국, 21세기에의 도전’이란 공개토론회를 열었을 때, 산업정책국장으로 나와 “미국과 유럽은 경쟁력을 상실한 사양산업에 소극적으로 대처하는데, 한국은 자동화, 생산성 향상, 구조조정을 통해 적극적으로 대처하자”고 하셨더군요.

“그때는 지금보다 훨씬 더 좋은 얘기를 한 것 같아요. 지금은 부총리란 자리 때문인지….”

-실무자일 때는 줄곧 기업의 경쟁력을 높이는 쪽으로 일했는데, 부총리가 되고 나서는 사회복지와 부동산 정책에 전념하겠다고 하니 얼른 와닿지 않는 부분이 있습니다. 생각이 바뀐 겁니까, 이 정부에 코드를 맞추는 겁니까.

“부동산 투기를 막는 것은 성장 잠재력을 높이는 것과 직결됩니다. 경제 주체가 투기이익을 좇아다니면 생산성이 올라가겠습니까. 제가 산업정책국장이던 1991년에 업종전문화 정책을 강하게 추진했어요. 대기업이 한국 경제에서 중요한 기능을 하기 때문에 기업이 국제적인 경쟁력을 갖추려면 업종을 전문화하고 집중해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그런 연유로 김종인 당시 청와대 경제수석과 함께 대기업의 비업무용 부동산 매각 정책을 폈어요.



부동산 자체가 투기이고, 투기가 판을 치는 경제에선 기업 주체가 경쟁력을 강화할 까닭이 없잖아요. 은행에서 돈 빌려 부동산을 사면 몇 년 뒤에 땅값이 올라 그 땅을 거저 갖다시피 했죠. 그 무렵 시화공단과 남동공단을 만들 때 거기 들어오겠다는 기업이 얼마나 많았는데요. 일단 땅만 사놓으면 돈이 됐으니까. 그래서 공장입지법을 만들어 업종별로 땅을 몇 평씩 살 수 있다는 규정을 만들기도 했어요. 그 모든 것이 다 부동산 투기를 막으려고 했던 일입니다. 기업이 열심히 노력해서 월급 올려줘봐야 월세, 전세금이 확 오르면 허사잖아요.”

-8·31 부동산 대책은 효력을 발휘하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이 대책이 나오기 전인 올해 초 부동산 가격이 급등하지 않았습니까. 다주택 보유자에 대한 양도세 중과, 주택거래신고제 도입 등을 담은 2003년 10·29 대책 이후 부동산 투기를 막는 데 실패한 이유는 무엇이라고 봅니까.

“10·29 대책이 충실하게 집행되지 못한 거죠. 가수요를 없애기 위한 정책의 입법 취지도 퇴색했고요. 공급정책도 효과적으로 작동되지 않았습니다. 시장이 그걸 알고 (가격이) 뛴 거죠. 솔직히 우린(정부는) 예상하지 못했습니다. 억제정책이 조금 미비해도 가수요나 투기수요를 잡을 수 있다고 봤어요.”

-부동산 정책 얘기가 나왔으니 한 가지 더 묻겠습니다. 최근 OECD(경제협력개발기구)가 한국 정부에 ‘부동산 정책은 시장친화적으로 추진해야지, 규제를 강화했다가 경기가 위축되면 부양책을 쓰는 방식으로 운영해서는 안 된다’고 했습니다. 타당한 지적인가요?

“OECD의 권고사항은 우리의 부동산 정책방향과 같아요. 주택공급 확대에 주력하고, 규제보다 보유세·양도세를 높이고 있거든요. 주택공급은 일차적으로 시장이 해줘야 안정됩니다. 시장이 값싼 주택을 많이 공급하도록 시스템을 만드는 게 정부의 핵심 대책입니다. 정부는 서민이 싼값으로 주택을 마련하도록 연소득이 2000만원 이하일 경우 모기지론 금리를 낮췄습니다. 또한 100만호의 임대주택을 짓고, 전세자금 융자도 확대하고 있습니다.”

복지예산, OECD 국가 중 꼴찌

-최근 이해찬 국무총리가 “사회안전망 구축 대책을 마련하라고 했더니 재경부와 예산처 1급 공무원들이 서로 떠넘겨 시간만 허비했다”며 강하게 질타했습니다. 사회안전망 강화는 부총리께서 취임사에서부터 강조한 것인데, 재경부 1급 공무원들이 실효성 있는 대책을 내놓지 못한 이유가 무엇입니까.

“그건 전달이 좀 잘못된 것 같아요. 총리에게 그 문제로 여러 번 말씀드렸어요. 사회안전망 재원을 확충하는 방안은 세 가지예요. 기존의 지출을 조정해서 충당하거나, 빚을 얻든가, 재원을 확충하는 것이죠. 내년 사회안전망 확충 예산(1조4000억원)은 이미 마련했고, 문제는 2007년부터 2009년까지 7조2000억원을 만드는 것인데, 이 계획을 확정하는 과정에서 미스커뮤니케이션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지속해서 협의해갈 것입니다.

예전엔 성장 잠재력을 높이려고 임금과 가격을 때려잡았어요. 그런데 요즘은 그렇게 안 됩니다. 시장경제, 개방경제 하다 보면 필연적으로 적응하지 못하고 도태되는 소외계층이 생깁니다. 과거엔 정부가 소외계층을 모른 척했어요. 지금은 이들과 함께 가지 않으면 사회적 신뢰가 형성되지 않습니다. 그렇게 되면 성장 잠재력이 떨어지거든요.”

-사회복지 예산 7조2000억원은 어떻게 마련할 계획입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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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원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parker49@donga.com / 사진·박해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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