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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저 분석

세계 경제 주무르는 화교의 힘

혈연·지연으로 똘똘 뭉친 4000만 점조직, 구멍가게에서 거대 금융 ·통신까지 장악

  • 홍원선 중국사회과학원 해외화인연구중심 객원 연구원 wshong2003@hotmail.com

세계 경제 주무르는 화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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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홍콩에서 1달러를 쓰면 5센트는 리자청 회장의 호주머니로 들어간다. 아시아에서 최고급 호텔체인을 자랑하는 샹그릴라 호텔은 궈허녠의 소유다. 태국의 은행재벌 정우러우는 사회사업가로도 유명하다. 이들의 공통점은 화교라는 것. 이들은 얼마 전까지만 해도 동남아권에서나 조직력을 과시했으나 최근엔 유럽, 북미까지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최근엔 세계華商대회가 서울에서 열리기도 했다. 팽창일로에 있는 화교의 힘과 조직력의 핵심, 그리고 이들과 상생할 수 있는 비결을 담았다.
세계 경제 주무르는 화교의 힘
1978년말 중국공산당 중앙위원회 11기 3차 전체회의에서 개혁개방을 선언한다. 이어 베이징 당국은 경제개발을 위해 외자 유치에 나선다. 그러나 누구 하나 돈 보따리를 들고 중국에 오지는 않았다. 중국의 잠재력을 높이 평가하면서도 중국 투자는 위험이 많아 주저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셰궈민(謝國民)은 달랐다. 그는 태국 최대 기업이자 화교 기업인 정다(正大)그룹(CP그룹) 총수. 정다는 양돈, 양계, 어류양식, 사료 등 농수산업관련 분야에서 세계적인 규모와 경쟁력을 갖춘 그룹이다. 셰궈민은 언젠가 대륙의 문이 열릴 것으로 믿고 대륙 공략을 준비 중이었다. 중국의 개혁개방 선언 후 그의 발걸음은 더욱 빨라져 1980년 1000만달러를 들여 광둥(廣東)의 선전(深) 경제특구와 산터우(汕頭) 특구에 미국 기업과 합작으로 사료공장과 대형 양계장을 건립했다. 이때 셰궈민의 손엔 중국 정부가 준 ‘001호 영업허가증’이 들려 있었다. 그는 이를 훈장이라도 되는 듯 자랑스럽게 여겼다.

다시 장면은 바뀌어 1989년 베이징. 대외개방과 대내적인 개혁 움직임으로 봄이 왔는가 싶었는데, 그해 톈안문 사태로 대륙에 엄동이 몰아쳤다. 수천명의 젊은이가 목숨을 잃었다. 서방 국가들은 투자를 ‘올 스톱’하고 사태를 관망했다. 일부에서는 자본을 철수하자는 성급한 논의도 나왔다. 이때도 셰궈민은 중국의 개방정책이 후퇴할 수 없다고 확신했다. 다시 남보다 한 발짝 앞서 베이징을 방문, 곤경에 처한 베이징 당국에 힘을 실어준다.

당시 그의 동정을 전한 ‘인민일보’를 보자. 12월13일 야오이린 부총리와 회견, 14일 장쩌민 총서기와 회견, 같은 날 양상쿤 국가주석과 회견, 15일 왕전 국가부주석과 회견 후 조어대 국빈관에서 만찬…. 그를 환영하는 데 국가 최고지도자가 총동원된 듯한 느낌이었다. 그의 베이징행을 바라는 중국 최고지도부의 다급함과 기대가 그대로 드러났다. 경색된 분위기를 풀어주는 구세주로 나타난 것이다.

雪中送炭에 감복한 중국 지도자들

이 자리에서 그는 중국 최고당국자들에게 앞으로 10년간의 투자계획을 발표했고 장쩌민과 양상쿤은 그의 중국 사업을 적극 지원하겠다고 천명했다. 그는 1990년 4월에도 다시 베이징을 방문, 최고실력자 덩샤오핑을 만나 20억달러의 추가 투자 계획을 밝힌다. 당연히 그는 다른 기업보다 유리한 조건에서 중국 사업을 벌일 수 있었다. 중국인이 흔히 쓰는 말로 ‘설중송탄(雪中送炭·눈 속에 땔감을 보낸다, 즉 어려울 때 도와준다)’인 셈이다. 이 모두 그의 원견(遠見)을 보여주는 사례다.

현재 정다그룹의 중국 투자 규모(계획 포함)는 100억달러에 이르고 투자분야는 농수산업, 자동차부품, 석유화학, 시멘트, 인프라 분야 등으로 다각화됐다. 셰궈민은 리자청(李嘉誠), 궈허녠(郭鶴年)과 더불어 중국에 많이 투자하는 화상(華商)으로 꼽힌다. 셰궈민의 일화는 화교와 중국의 관계, 그리고 화상의 속성, 사업감각, 정보 네트워크 등 많은 것을 우리에게 보여준다.

화교 사업가가 주로 거주하는 지역은 동남아와 홍콩, 대만이고 최근에는 미국에도 등장하는 추세다. 인구 규모로 보나 자본력으로 보나 중심지는 동남아다. ‘화인경제연감’(2000/2001년판)이 대만 교포사무위원회의 자료를 인용한 바에 따르면 전세계 화교(화인)의 인구는 1999년 기준으로 160여 국가(홍콩, 마카오, 대만 제외)에 3372만명이다. 1년 전과 비교하면 48만7000명이 늘었다. 인구증가율 1.47%. 이 추세로 인구가 계속 증가한다고 보면 지금은 3700만~4000만명에 육박했을 것이다. 화교의 고향, 즉 원적지는 광둥과 푸젠(福建)이 단연 압도적이고 저장(浙江) 출신이 뒤를 잇는다.

부자 중의 부자, 리자청

화교의 경제력에 대해서는 학계에 논란이 있다. 중국 당국은 되도록 작게(경우에 따라선 크게 할 때도 있지만), 구미나 일본의 학자들은 비교적 크게 평가한다. 대만의 ‘전세계 화인경제실력 현상과 전망’이란 보고서를 보면 2000년 해외 화인의 경제력은 대만 전체의 경제 규모와 비슷하다. 화교의 총자산은 1조1588억달러, 화교 기업의 전체 시장가격은 6750억달러, 화교의 연간 총소득은 2700억~3170억달러다. 국내 언론에서는 영국의 ‘이코노미스트’지와 미국 오하이오주립대 해외화인연구센터의 추정치를 참고해 2조달러로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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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원선 중국사회과학원 해외화인연구중심 객원 연구원 wshong2003@hot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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