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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김윤규 파문, 마카오 계좌 관련설

오비이락? 金 퇴출 직후 美 금융제재 단행

  • 엄상현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gangpen@donga.com

현대 김윤규 파문, 마카오 계좌 관련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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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현 회장은 8월초 김 전 사장의 내사 사실과 일부 비리혐의가 언론에 공개되자마자 김 전 사장을 향해 ‘칼’을 뽑았다. 김 전 사장의 자진사퇴 형식으로 처리됐지만 사실상 퇴출이나 다름없었다.

이에 북한은 깊은 유감을 표명하면서 8월25일, 현대에 9월부터 금강산 관광객 숫자를 하루 1000명에서 600명으로 감축한다고 일방적으로 통보하는 한편 9월3일 현대아산 임원 두 사람을 개성으로 불러 김 전 사장의 업무복귀를 요구했다. 물론 현 회장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8월29~30일로 예정됐던 4차 6자회담 2단계 회의가 북한에 의해 일방적으로 연기됐을 즈음의 일이다.

인출 사태에 무릎 꿇은 델타아시아

9월초, 이번에는 미국 쪽에서 북한을 자극하는 뉴스가 터져나왔다. 미 재무부가 북한의 위조지폐 제조와 마약거래, 불법자금 세탁 등을 차단하기 위해 마카오 내 은행 3곳에 대한 집중조사를 벌이고 있다는 내용이었다. 대상 은행은 중국은행, 청싱(誠興)은행, 델타아시아은행.



미 재무부는 뒤이어 9월15일 북한이 마카오에서 운영해온 ‘조광무역’이 델타아시아은행을 통해 위조달러를 유통시키고 불법자금을 세탁하는 등 자금을 조달해왔다고 발표한다. 결국 “북한과의 거래에 불법행위는 전혀 없었다”고 주장하던 델타아시아은행은 미국의 발표로 대규모 예금인출 사태가 발생하자 20일 북한과의 거래를 잠정 중단했다. 이때는 13일 시작된 6자회담 2단계 회의에서 19일 발표할 6개항의 공동성명 내용을 놓고 미국과 북한이 첨예하게 대립하던 시기다.

공교롭게 4차 6자회담을 전후로 현대는 마카오 내 북한 계좌의 흐름을 누구보다 잘 아는 김 전 사장을 퇴출시켜 북한을 자극했고, 미 재무부는 이 계좌에 대한 제재조치를 통해 북한을 압박한 것이다. 이 시기에 평양을 다녀온 한 대북 사업가는 “당시 북한의 회담 연기가 6자회담 의제와 무관한 현대 사태 때문이라고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 하지만 북한에서는 현대 사태에 대해 유난히 불쾌해했다”면서 “현 회장이 김정일 위원장을 만난 직후 김 전 사장을 내친 것을 북한에서는 하늘과 같은 김 위원장에 대한 모욕으로 받아들이는 것 같았다”고 전했다. 그는 또 “북한 일각에서는 현대 사태를 미 재무부의 마카오 계좌 제재조치와 연관지어 생각하는 것 같았다”고 했다.

마카오 소재 은행의 북한 계좌에 대한 미국의 제재로 인해 대북사업을 하는 남한 기업들은 불편해질 수밖에 없었다. 상당수 남한 기업이 델타아시아은행 계좌를 통해 북한에 송금해왔기 때문이다.

“북한, 뭔가 오해하는 것 같다”

현대 김윤규 파문, 마카오 계좌 관련설

개성공단을 방문한 현대아산 현정은 회장(오른쪽)과 김윤규 부회장(왼쪽에서 두 번째).

10년 이상 대북사업을 해온 P사의 경우도 마찬가지. 이 회사는 그동안 북한으로 송금할 때 달러화는 델타아시아은행으로, 유로화는 조선고려상업은행으로 보냈다. 수익인은 ‘KMS’로 북한의 민족경제협력련합회(민경련) 산하 기업인 ‘광명성(Kwang Myong Song)’의 약자다. 그러나 지난 9월 중순 기존 계좌가 모두 차단당하면서 한동안 북한으로 송금하지 못했다. 그러다가 10월초 북한의 요구로 중국은행 뉴욕지점을 경유하는 중국 랴오닝성 단둥지점 계좌를 대체계좌로 만들었다는 것(사진 참조).

이 회사 관계자는 “북한은 미국이 북한의 불법자금 흐름과 세탁과정을 현대의 대북송금라인을 통해 파악한 것으로 보는 듯했다. 그래서 남한 기업의 모든 송금계좌를 하나로 통폐합하고 민경련에서 직접 관리하기로 한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현대아산도 그간 델타아시아은행을 사용해왔기 때문에 대체계좌를 만들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는 얘기다.

이에 대해 현대아산 관계자는 “대북송금에 이용한 계좌가 마카오 소재 은행계좌인 것은 맞지만, 델타아시아은행이 아닌 중국은행이었다. 따라서 미국의 제재와 아무 관련이 없다. 다만 10월부터는 오스트리아의 다른 은행계좌로 송금하고 있다”면서 “더 이상은 어떤 내용도 확인해줄 수 없다”고 밝혔다.

현정은 회장은 10월20일 북한의 현대그룹 관련사업 전면 재검토 발언 직후 기자들의 거듭된 질문에 “북한이 뭔가 오해하는 것 같다”는 모호한 말만 되풀이했다. 현 회장은 이어 11월10일 개성 현대아산 사무소에서 이종혁 조선아시아태평양위원회 부위원장을 만난 뒤 연 기자회견에서 “북측과 그간의 오해를 풀고 서로의 신뢰를 재확인했다”는 말로 금강산 관광이 정상화될 것임을 시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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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상현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gangpe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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