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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양대 건축사의 강남 마천루 설계전쟁

포스틸, 동부금융센터, 푸르덴셜… 독창성의 KPF vs ASEM, GS강남타워, 타워팰리스Ⅲ… 경험의 SOM

  • 박영건 (주)범건축 대표건축사, 홍익대 건축도시대학원 교수 ykern@baum.co.kr

세계 양대 건축사의 강남 마천루 설계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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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의 맨해튼’ 테헤란로에서 세계적 건축회사 KPF와 SOM의 초고층건물 설계전쟁이 뜨겁다. 개성 있는 디자인과 축적된 기술로 우리 건축수준을 한단계 높인 두 회사의 경쟁을 보며 어느 건축물이 테헤란로의 ‘랜드마크’가 될지에 건축인뿐 아니라 일반인의 시선도 쏠리고 있다.
서울 강남지역은 1970년대부터 본격적인 개발이 시작됐지만, 강남역에서 삼성역에 이르는 테헤란로 일대는 서울의 중심이 강북에서 강남으로 옮겨온 뒤에도 꽤 오랫동안 개발되지 않고 있었다. 1988년 서울올림픽을 전후로 하나둘씩 그럴듯한 건물이 들어서기 시작할 때에도 사거리 모퉁이처럼 땅값이 비싼 요지일수록 나대지로 방치되어 있었다. 그래서 이제는 퇴색했지만 뉴욕제과, 목화예식장, 제일생명 등 강남에 일찍 자리를 잡은 건물들이 이 지역의 랜드마크로 사람들 입에 오르내렸다. 1980년대말까지 이 지역에서 눈에 띄는 건물은 라마다 르네상스호텔과 인터컨티넨탈호텔, 잠실 롯데호텔, 무역센터 빌딩과 종합전시장 등 올림픽 특수를 겨냥한 관광 숙박시설과 올림픽을 개최하는 도시로서 구색을 갖춘 것 정도였다.

그러다 1990년대로 접어들면서 ‘주택 200만호 건설’의 여파를 타고 테헤란로 구간도 차츰 개발 속도가 붙기 시작했다. 1990년대 중반엔 경기 호황 속에 포스코, 현대그룹 등 대기업 본사건물이 들어서고, 2000년 아시아·유럽정상회의(ASEM)를 대비해 국제회의와 전시를 위한 대규모시설이 경쟁적으로 착공되기 시작했다.

1997년 말 외환위기를 맞아 사업을 중단하거나 사업계획을 변경해야 하는 최악의 국면에 처하기도 했지만, 2000년대 들어 경제가 안정되면서 중단됐던 건설공사가 마무리되거나 새로 건물이 착공되는 등 테헤란로는 또다시 활기를 찾았다. 이제는 어느 외국 도시에 내놓아도 손색이 없는 도심가로(都心街路) 경관을 갖추게 됐다.

최근 스타타워, GS강남타워, 동부금융센터, 강남교보빌딩, 한솔빌딩, 현대산업개발 본사사옥, 메리츠타워 등 대규모 업무용 빌딩과 도곡동 타워팰리스를 비롯한 초고층 주상복합건물이 잇따라 들어서면서 테헤란로 일대의 스카이라인은 갑작스러운 변화를 맞고 있다.

상전벽해, 테헤란로 스카이라인

평소 건축에 관심이 없던 사람들까지 테헤란로 건축물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새로 지은 건물들이 기존의 건물들과 비교해 높이와 연면적 등 규모는 물론이고 외관상으로도 크게 차이가 나기 때문이다. 따라서 건물을 디자인한 설계자가 누구인지 궁금증을 갖기 시작했다. 새로운 건물의 설계자가 대부분 외국의 유명 건축가나 설계회사라는 점이 알려지면서 세간의 이목이 더욱 집중됐다.

일반인 사이에 건물의 설계자를 실명으로 거론하는 분위기가 조성되는 것은 바람직한 현상이다. 그동안 우리 사회에서 비전문가가 특정 건물의 설계자를 파악하는 일은 쉽지 않았다. 새로운 건물이 준공되어 언론에 보도되더라도 건물주나 시공회사의 이름은 나오지만 건축가를 실명으로 부각시키는 사례를 찾기 어려웠다.

이는 건축설계 분야 종사자들의 불찰 때문이라고 할 수 있겠지만, 전문가를 적절하게 대접하지 않는 우리 사회의 관습에도 원인이 있다. 경주 불국사를 보더라도 설계를 담당한 사람의 이름은 남아 있지 않고 건설책임자인 관리(김대성)의 이름과 직책만이 역사책에 기록되어 있지 않은가. 건축가 개인이나 건축설계회사를 실명으로 거론하는 것은 당사자에게 명예를 갖게 하는 동시에 작품에 대한 평가와 그에 따른 사회적인 책임도 함께 지도록 한다는 뜻이다.

실명보다 익명성이 강조되는 사회에서는 옥석(玉石)을 구분하는 기준이 불분명하고 책임소재가 모호해져 건축수준의 지속적인 발전을 기대하기가 어렵다. 반면 일반적으로 문화 수준이 높은 나라일수록 건물주나 시공자 등 여타의 관련자보다 건축가의 이름을 분명하게 밝힌다. 필자는 외국여행을 하면서 잘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눈길을 끄는 건물을 설계한 건축가의 이름을 택시기사나 행인으로부터 듣게 되어 깜짝 놀라곤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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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건 (주)범건축 대표건축사, 홍익대 건축도시대학원 교수 ykern@bau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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