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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식물연료 大戰! ‘나는’유럽, ‘기는’한국

  • 강양구 프레시안 과학ㆍ환경팀 기자 tyio@pressian.com

세계 식물연료 大戰! ‘나는’유럽, ‘기는’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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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디젤차, 100년 전에는 콩기름으로 달렸다
  • 석유 떨어지자 식용유로 탱크 움직인 ‘사막의 여우’
  • 고유가 시대 타개할 식물연료 급부상
  • 세계는 지금 유채밭에서 ‘금’ 캐는 중
  • 산자부·정유사·업계 엇박자에 국내 식물연료는 고사(枯死) 직전
세계 식물연료 大戰! ‘나는’유럽, ‘기는’한국
제2차 세계대전의 격전지 중 하나인 북아프리카 전선. ‘사막의 여우’라고 불리던 독일의 로멜 장군은 큰 고민에 빠졌다. 전선이 확대되면서 전쟁에 필요한 각종 물자 보급이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그중에서도 가장 큰 고민거리는 전차를 움직일 연료의 부족. 결국 로멜 장군은 전차에 경유 대신 폐식용유를 넣어 위기 상황을 극복했다. 물론 폐식용유를 넣은 전차는 아무런 문제없이 움직였다.

로멜 장군의 임기응변은 전차에 사용된 디젤 엔진의 역사를 알고 나면 놀랄 일도 아니다. 독일의 엔지니어 루돌프 디젤이 1900년 프랑스 파리자동차박람회에 내놓은 세계 최초의 디젤 엔진 자동차 ‘오토 컴파니’의 연료는 다름아닌 콩기름이었다. 디젤은 디젤 엔진의 연료로 콩기름과 같은 식물연료를 사용할 것을 평생 주장했다. 이런 디젤의 바람은 그 후 석유 가격이 급격히 떨어지면서 그저 꿈으로 ‘공중분해’되고 말았다.

그런데 2000년대 들어 석유 가격이 급등하면서 디젤의 ‘꿈’은 다시 주목을 받고 있다. 고유가 상황을 돌파할 유력한 방안으로 경유 대신 콩기름(대두유), 유채유, 야자유와 같은 식물성 기름을 디젤 엔진의 연료로 사용하는 방안이 진지하게 검토되고 있다. 100년 전 디젤이 품은 꿈은 과연 실현될 수 있을 것인가.

콩기름으로 달리는 자동차

9월25일, 서울 서대문 사거리에 눈에 확 띄는 6인승 무쏘 승합차가 나타났다. 화사한 해바라기 사진으로 겉을 치장한 이 차는 겉모습만 특별한 게 아니었다. 이 승합차는 100% 폐식용유에서 정제한 콩기름만으로 움직였다. 그러다보니 이 차가 달리면서 내뿜는 배기가스에서는 고소한 냄새가 났다. 이 차의 주인은 국내에서 유일하게 ‘순수 식물연료(pure ve-getable oil)’를 생산하는 네오텍의 이근태 대표다.

디젤 엔진 자동차를 경유 대신 콩기름으로 가동할 수 있는 것은 경유와 콩기름(식물성 기름)의 화학구조가 아주 유사하기 때문이다. 다만 식물성 기름을 디젤 엔진의 연료로 사용하기 위해서는 점도를 낮춰야 한다. 연료의 점도가 높으면 디젤 엔진에 연료를 분사할 때 필터가 막히는 등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언론에 자주 오르내리는 ‘바이오디젤유’도 화학 처리를 통해 식물성 기름의 점도를 낮춘 것이다.

바이오디젤유는 콩기름, 유채유, 야자유 등을 화학처리해 글리세린을 분리한 것이다. 식물성 기름에 알코올(메탄올)과 잿물(수산화나트륨)을 혼합하면 바이오디젤유와 글리세린이 분리된다. 이렇게 글리세린이 분리된 바이오디젤유(메틸에스테르)는 분자가 가늘어져 점도가 순수 식물성 기름보다 크게 낮아진다. 이렇게 점도가 낮아진 바이오디젤유는 경유 대신 디젤 엔진 자동차 연료로 사용할 수 있다.

유럽에서 1980년대 중반부터 실용화한 바이오디젤유는 대개 경유와 섞어서 쓴다. 이 때문에 바이오디젤유와 경유의 혼합 비율에 따라 BD100(바이오디젤유 100%), BD50(바이오디젤유 50% + 경유 50%), BD20(바이오디젤유 20% + 경유 80%), BD5(바이오디젤유 5% 이하 + 경유 95% 이상)으로 나뉜다. 산업자원부는 지난 7월부터 시중에 유통되는 모든 경유에 바이오디젤유를 5% 이하(실제는 0.5%) ‘첨가’하기로 결정했다.

이근태 대표의 무쏘 승합차에 넣은 식물성 기름은 이런 바이오디젤유와도 다르다. 특별한 화학처리 과정 없이 폐식용유에서 정제한 콩기름만을 연료로 사용했기 때문이다. 대신 이 무쏘의 내부를 살피면 특별한 장치가 있다. 콩기름을 디젤 기관에 직접 분사하는 ‘식물연료 활성화 장치’가 그것이다. 이 장치는 콩기름에 높은 열을 가해 점도를 낮게 한 상태에서 디젤 엔진에 분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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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양구 프레시안 과학ㆍ환경팀 기자 tyio@press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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