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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에셋 10년’, 빛과 그림자

자기자본 225배 초고속 성장… ‘연못 속 고래’ 운명 피할까?

  • 홍찬선 머니투데이 경제부장 hcs@moneytoday.co.kr

‘미래에셋 10년’, 빛과 그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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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997년 외환위기의 숨가쁜 한계상황에서 첫발을 내디딘 미래에셋은 ‘한국 자본시장의 역사를 새로 쓰고 있다’는 찬사를 받을 만큼 폭발적인 성장세를 이어왔다. 전체 개인금융자산의 5%, 주식형 펀드의 30%를 오로지하는 눈부신 성과를 일굴 수 있었던 것은 박현주 회장의 공격형 경영전략과 상황대응방식 덕분. 그러나 위상과 규모가 커질수록 그간의 성공비결이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는 지적도 만만치 않은데….
‘미래에셋 10년’,  빛과 그림자

박현주 미래에셋 회장.

“남이 가지 않는 곳을 뚫어 성공한 무서운 아이들(enfant terrible)이다.”(40대 직장인)

“펀드시장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하며 압도적 1위를 차지한 결과가 말해주지 않는가. 미래에셋의 경쟁력에 대해선 이견이 있을 수 없다.” (자산운용사 주식운용본부장)

“이제 미래에셋 주식형 펀드에 가입하지 않은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1가구 1펀드 시대를 앞당긴 것도 미래에셋이고 그 혜택을 가장 많이 누리는 곳도 미래에셋이다.” (시중은행 펀드판매 담당자)

‘한국 자본시장의 역사를 새로 쓰고 있다.’ 언뜻 낯간지러울 수 있는 이 말이 허언이 아닌 것은 그 주인공이 미래에셋이기 때문이다. 은행을 중심으로 한 간접금융 시대에서 자본시장을 뼈대로 하는 직접금융시대로의 패러다임 시프트(paradigm shift)의 주역이라는 데는 누구도 이의를 제기하기 어렵다.

1997년 7월 미래에셋캐피탈을 설립한지 10년. 그간 미래에셋은 계열사를 8개나 거느린 금융그룹으로 가파른 성장가도를 숨가쁘게 달려왔다. 자산운용사, 증권회사, 캐피탈은 직접 설립해 업계 선두그룹으로 끌어올렸다. 생명보험 분야에서는 SK생명을 인수해 변액보험시장에서 파란을 일으키고 있다. 싱가포르와 홍콩, 인도에는 현지 자산운용회사를 설립했다. 창립자인 박현주 회장은 증권회사 샐러리맨 브로커에서 아이디어와 추진력만으로 금융계의 기린아로 부상하는 성공 스토리를 만들어냈다. 재벌그룹의 힘을 빌리지 않고 자산운용, 증권, 벤처캐피탈, 생명보험 등을 아우르는 비즈니스 포트폴리오를 이룩함으로써 자산운용업계는 물론 자본시장을 리드하는 구실까지 하고 있다.

창업 10년 만에 한국 자본시장에서 선두로 뛰어오른 미래에셋그룹의 경영지표는 눈부시다. 미래에셋그룹 8개 계열사의 자기자본은 2조2564억원(2007년 6월말 현재). 불과 10년 만에 창업 당시(미래에셋캐피탈의 100억원)보다 225배로 키운 것이다. 미래에셋 금융계열사가 갖고 있는 고객자산은 7월13일 현재 71조4171억원에 이른다. 전체 개인금융자산(약 1400조원)의 5%가 넘는 규모다. 미래에셋의 주식형 펀드 설정잔고는 20조6050억원(7월13일 기준)으로 전체 주식형 펀드의 30.8%나 된다. 이쯤 되면 미래에셋을 제외하고 한국의 자본시장을 얘기하기는 어려울 지경이다.

이뿐만 아니라 미래에셋증권의 주가는 8만1000원(8월10일 종가)으로 증권회사 가운데 가장 높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지분을 5% 이상 보유한 상장회사는 무려 31개(2007년 6월말 현재). 수탁고가 1조원이 넘는 펀드만 해도 10개나 된다. 가장 규모가 큰 것은 2004년 1월2일에 선보인 미래에셋3억좋은기업주식K-1. 순자산액은 2조5260억원(7월13일 기준)이며 설정일 이후 누적수익률은 136.7%다. 2001년 2월에 선보인 미래에셋인디펜던스주식형(순자산액 1조5481억원)의 누적수익률은 683.1%, 같은 해 7월에 판매된 미래에셋디스커버리주식형(순자산액 1조1516억원)의 누적수익률은 무려 712.4%나 된다.

성공의 방정식

미래에셋의 성공요인은 크게 네 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첫째가 운(運)이고, 둘째가 미래의 변화흐름을 정확히 내다보고 대응해온 CEO, 즉 박현주(朴炫柱·49) 회장의 능력이다. 셋째는 로열티(loyalty) 강한 인재들, 넷째는 기존의 고정관념을 깨고 새로운 것을 과감하게 시도하는 도전정신(animal spirits)이다.

우선 운부터 짚어보자. 미래에셋의 빠른 성장에는 확실히 운의 요소가 적지 않게 작용했다. 그 가운데 하나로 정권교체를 들 수 있다. 1997년 12월에 치러진 대통령선거에서 당시 야당이던 김대중 후보가 당선됨으로써 1960년대 초 박정희 대통령부터 40년 가까이 유지되던 영남권 보수정권은 호남권 진보정권으로 교체됐다. 이에 따라 정책결정에 영향력을 발휘하는 파워 엘리트의 재편이 이뤄졌고, 금융감독원과 금융감독위원회에도 호남 출신이 대거 요직에 등용되어 미래에셋의 활동공간이 넓어졌다.

또 하나의 운은 경쟁자들이 없었다는 사실이다. 외환위기를 겪으면서 ‘3대 투신’으로 자산운용시장의 터줏대감 노릇을 하던 한국-대한-국민투자신탁이 사실상 부도를 내고 쓰러졌다. 업계 1위로 부상한 삼성투신운용도 리스크 관리 등 ‘몸조심’에 바빴다. 경쟁자는 있으나 경쟁은 없는 상황이다 보니 미래에셋의 독주가 가능했던 것이다.

박 회장 본인도 미래에셋의 성공이 100% 운이라고 말한 적이 있다. 농담이 섞인 말이지만, 30년 전에 창업했더라면 100% 실패했으리라는 것이다. 부동산 중심의 가계 자산이 주식시장으로 이동해 자산운용 중심의 미래에셋 성공에 크게 기여했다는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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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찬선 머니투데이 경제부장 hcs@money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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