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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니키아에서 두바이까지, 문명사로 본 시장과 국부(國富)

“열어라, 그러면 얻을 것이다!”

  • 권삼윤 문명비평가 tumida@hanmail.net

페니키아에서 두바이까지, 문명사로 본 시장과 국부(國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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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금융과 외환거래가 자유로운 두바이의 선조는 고대 자유무역의 상징 페니키아다. 오늘날 중동의 세계도시로 부상한 두바이는 종교, 인종, 여성 차별을 없앴다. 외국 업체의 투자에 대해 어떠한 규제도 하지 않고 세금도 매기지 않아 투자의욕을 부추긴다. 바다 위에 초고층 호텔을 건설하는 두바이는 바다를 개척한 네덜란드, 바위땅을 일궈 세계 최고의 무역도시가 된 맨해튼과 닮았다.
페니키아에서 두바이까지, 문명사로 본 시장과 국부(國富)
물은 한 곳에 가둬두면 썩지만, 흐르게 하면 신선함을 유지해 사람들의 목마름을 해소한다. 돈은 물과 같다. 돈이 몰려드는 곳을 우리는 시장이라 부른다.

인간은 이기적 동물이라 사회구성원은 자신의 이익을 위해 행동하게 마련인데, 이기적인 행동을 못하게 막는다면 돈은 그것을 피해 달아난다. 그러나 정부는 공동선(共同善)을 이룩한다는 명분으로 그런 이기적 행동에 제동을 걸려고 한다. 정부의 이런 손을 흔히 ‘규제’라 부른다. 사회주의는 체제 자체가 이걸 주(主) 임무로 삼는다.

그러나 가만히 살펴보면 이것도 모순임을 알 수 있다. 내가 살기 위해 남에게 도움을 주지 않으면 안 되는 게 바로 세상의 이치이고 시장의 원리인데, 그걸 막겠다고 정부가 나서니 잘살 수가 없는 것이다. 북한과 쿠바가 못사는 이유를 보면 이는 확연해진다. 시장을 활성화하려면 규제완화가 급선무라고 주장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각자가 제 이익을 찾아 행동하도록 내버려두면 최고의 품질과 서비스를 가장 싼값으로 소비자에게 제공할 수 있을 테니 이것이 선(善)이 아니고 무엇인가. 공생의 원리도 결국 이런 것이 아니던가. 그러므로 시장경제가 양극화의 주범이라는 주장은 성립되지 않는다. 국제적인 차원에서도 경제발전이 빈곤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된다는 게 많은 전문가의 공통된 견해다.

공생의 원리 구현하는 시장

공생의 원리가 시장의 영역에서만 통하는 것은 아니다. 정치의 세계, 문화예술의 영역에서도 그대로 적용된다. 유권자에게 선택받으려면 그들이 절실히 원하는 것을 주겠다고 약속하고 그 약속을 믿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또 대중의 관심과 사랑을 받고자 하는 예술가는 대중이 아직 본 적이 없거나 경험한 적이 없는 참신한 미(美)의 세계를 보여주면서 그들의 감성을 자극해야 한다.

세상엔 두 가지의 공생이 존재한다. 하나는 동양인이 전통적으로 인식하고 지켜온, 남에게 폐를 끼치지 않는 소극적인 공생이다. 다른 하나는 나도 잘살고 남도 잘살게 하려는 적극적이고도 능동적인 공생이다. 그렇다면 어떤 방법이 이 시대의 어려움을 해결하는 데 유효하고 이 시대 사람들이 원하는 공생 방법일까. 오늘날 많은 사람이 추구하는 ‘행복한 삶’이란 적극적인 공생 노력을 통해서만 이뤄질 수 있는 게 아니던가. 그렇다면 시장을 바라보는 우리의 시각 또한 달라져야 할 것이다.

시장은 개인의 삶에 토대를 제공할 뿐 아니라 공생의 터전도 마련해주는 고마운 존재다. 국력 또한 시장에서 나온다. 그런데 그 시장은 끊임없이 변한다. 거래되는 물자와 서비스가 변하고 가격도 변하기 때문이다. 그만큼 시장은 역동적이다. 그래서 지식이 필요한 것이다.

근대경제학은 영국 경제학자 애덤 스미스의 ‘국부론(國富論)’으로부터 시작됐다. 그는 정부의 시장 개입에 반대했다. 그에 따르면, 모든 경제 주체가 건전한 사회제도하에서 사전 조정 없이 각자의 이기심에 따라 행동하면 가격기구라는 ‘보이지 않는 손’에 이끌려 국민경제는 질서가 잡히고 부(富)와 번영을 이루게 된다. 이러한 견해는 자유방임주의와 경제적 자유주의의 사상적 토대가 됐다. 이렇듯 자본주의는 돈과 물자, 인력이 물 흐르듯 흐르는 것을 목표로 삼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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