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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연재’ 공기업 개혁 현장을 가다

한국전력공사 김쌍수 사장

‘Great Company’ 비전으로 세계 초일류 공기업 만든다

  • 허만섭│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mshue@donga.com│

한국전력공사 김쌍수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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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LG 출신 사장의 인사 혁명·경영 혁명
  • ● 스마트 그리드로 세계인의 생활 바꾼다
  • ● 새로운 공기업 윤리모델 제시 노력
한국전력공사 김쌍수 사장
‘방만 경영’ ‘낙하산 인사’ ‘신의 직장’….

공기업에 각인된 이미지는 대체로 부정적이다. 그러나 최근 들어 변화의 바람이 감지되고 있다. 이명박 정부는 다섯 차례에 걸쳐 ‘공공부문 선진화 계획’을 내놓았고 이제는 민영화, 통폐합, 기능 조정에도 나설 움직임이다. “공기업의 고질적 문제인 경영효율성 저하, 도덕적 해이를 더 두고 볼 수 없다”는 데에는 어느 정도 사회적 공감대가 이뤄져있는 분위기다.

당사자인 각 공기업도 개혁안을 내놓고 실행하는 모습이다. 공기업 내부에도 ‘변하지 않고는 살 수 없다는 마인드’(‘헤럴드 경제’ 2009년 7월8일 보도)가 형성되고 있는 건 분명해 보인다. 이런 가운데 몇몇 선도적 공기업에서 진정성이 깃든 개혁행보가 뚜렷이 드러나고 있다. 공기업이 달라지고 있는 현장, 그중 우선적으로 한국전력공사의 내부를 심층 탐구했다.

한국전력공사(이하 한전)는 대한민국 모든 공기업, 정부투자기관의 맏형 격이다. 일단 규모 면에서 단연 최고다. 한전은 자산규모 65조원, 2008년 매출액 31조5224억원으로 국내 굴지 재벌 기업에 뒤지지 않는다. 직원 수는 2만370명에 달한다. 한전이 제공하는 전기는, 인체의 혈관과도 같은, 가장 중요한 공공서비스 중 하나다. 이런 이유로 한전은 다른 공기업의 전범(典範)이 되어왔다. 정부의 한 당국자는 “대다수 공기업은 ‘한전이 어떻게 하는가’를 지켜본 뒤 태도를 결정하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대한민국 공기업의 맏형

이명박 정부의 공기업 개혁에서도 마찬가지다. 한전은 전체 공기업 개혁의 성패를 좌우하는 키맨(keyman)이다. 여러 공기업이 한전의 개혁 행보를 지켜보고 있다. 결론부터 말하면 한전 개혁은 그 속도와 내용에서 전례가 없을 정도로 파격적으로 진행되고 있다는 평이다.

한전 개혁은 2008년 8월27일 시작됐다. 이날 김쌍수 한전 사장이 취임했다. 그의 한전행(行)은 그 자체로 화제였다. 경북 김천 출신인 김 사장은 한양대 기계공학과를 나온 뒤 1969년 럭키금성에 공채로 입사해 2003년 10월부터 2007년 3월까지 LG전자 대표이사 부회장, 2007년 3월부터 2008년 3월까지 LG 부회장, 2008년 4월부터 8월까지 LG전자 고문을 역임했다. 관료나 정치인의 낙하산 인사가 관행이었던 점을 고려한다면 민간기업 최고경영자(CEO) 출신의 한전 사장 임명은 특별한 관심을 모으기에 충분했다.

한국전력공사 김쌍수 사장

지난 5월13일 카자흐스탄 이스타나에서 김쌍수 한국전력 사장(왼쪽)과 김 블라디미르 카작무스 회장이 이명박 대통령이 지켜보는 가운데 발하슈 프로젝트 협력 협약서를 교환하고 있다.

김 사장은 LG전자 재임 시절 “특유의 추진력과 리더십으로 가전부문을 세계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렸다”(‘위클리경향’ 2008년 9월23일)는 평가를 받았다. 미국 경제주간지 ‘비즈니스위크’는 그를 ‘2003년 아시아의 스타’로 선정한 바 있다. 이 때문에 그가 한전 사장에 취임하자 “LG전자를 한국의 대표적 글로벌 기업으로 올려놓은 솜씨를 한전에서도 유감없이 발휘할 것”이라는 기대가 나왔다. 그러나 다른 한편에선 이명박 정부의 ‘비즈니스 프렌들리 인사’로 보는 시선도 없지 않았다.

한기식 한전 경영선진화실장은 김 사장이 부임 직후 임원회의에서 한전이 나아갈 비전을 ‘Great Company’라는 한 마디 말로 제시했다고 전했다. 럭키금성이 LG전자가 된 것처럼 한전을 세계 초일류 공기업으로 만들자는 의미, 국민에게 존경받는 윤리적으로 훌륭한 회사로 만들자는 의미로 해석됐다. 실제로 LG전자 생활가전 공장 안에는 ‘Great Company Great People’(훌륭한 회사가 훌륭한 인재를 만들고, 훌륭한 인재가 훌륭한 회사를 만든다)이라는 구호가 걸려있었다고 한다.

김 사장의 ‘Great Company’는 ‘경영효율’과 ‘기업윤리’ 양쪽을 모두 지향하는 개혁의 지침이자 신호탄이었다. 이에 따른 첫 번째 후속조치는 강도 높은 부정부패 척결 선포였다. 2008년 9월23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한전 본사 한빛홀에서 임직원 7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Great Company 구현을 위한 윤리경영 선포식’이 열렸다.

“‘한전 변했다’ 입소문 돌아야”

김 사장은 이 자리에서 “금품수수·비위·부조리·불합리한 관행은 뿌리 뽑겠다” “청렴도와 관련해 문제가 발생하면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엄중 문책하겠다” “내부고발제도를 적극 활용해 일벌백계하겠다” “열심히 일하다 발생한 실수는 선처하겠다” “한전의 청렴도를 저해하는 업체도 제재하겠다” “고객의 입을 통해 ‘한전이 정말 변하고 있다’는 입소문이 돌도록 해야 한다”고 윤리경영 원칙을 속사포처럼 쏟아냈다. 그는 “한전이 국가발전의 견인차가 되고 국민의 신뢰와 존경을 받는 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해선 차원 높은 투명성이 요구된다”고 재차 강조했다.

이 행사는 한전의 전국 모든 사업장에 생중계되었으며 전 직원은 ‘위반시 어떤 조치도 감수하겠다’는 윤리서약에 서명했다. 2007년 공공기관 청렴도 조사에서 최우수기관으로 평가받은 바 있는 한전의 임직원을 이렇게 몰아가는 데 대해 이영근 국민권익위원회 부위원장은 “한전이 안주하지 말고 글로벌 수준의 윤리경영을 정착시킴으로써 세계 최고의 전력회사로 도약해야 한다는 뜻이 담겨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용성 한전 홍보실 차장도 “한전은 지금 새로운 공기업 윤리모델을 제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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