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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의 카지노 리조트 산업 ④

슬롯머신에 빠진 탱고의 나라, 다국적 자본과 손잡은 정부가 꿈꾸는 카지노경제

아르헨티나

  • 이승구| 강원대학교 관광경영학과 교수 sklee@kangwon.ac.kr 한상진|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greenfish@donga.com

슬롯머신에 빠진 탱고의 나라, 다국적 자본과 손잡은 정부가 꿈꾸는 카지노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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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남미의 게임시장은 조만간 3조원 규모로 늘어날 것이다. 스페인 등 유럽의 카지노 기업은 이 돈을 노리고 남미로 달려왔다. 남미 카지노산업의 중심인 아르헨티나에선 정부와 유럽자본이 하나가 되어 카지노 육성을 외친다. 슬롯머신의 기계음이 이미 전국을 집어삼켰다. 관광산업을 넘어 국가의 중요 세원(稅源)으로 성장한 아르헨티나의 카지노산업 현장.
슬롯머신에 빠진 탱고의 나라, 다국적 자본과 손잡은 정부가 꿈꾸는 카지노경제

아르헨티나의 수도 부에노스아이레스 도심.

인간은 누구나 행복과 즐거움을 추구한다. 놀이(Play)에 빠지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유희하는 인간’이란 의미를 담고 있는 ‘호모 루덴스(Homo Ludens)’는 그래서 나온 말이다. 인간이 만든 놀이 중 카지노만큼 완전한 것은 없을 것이다. 형식이야 돈 놓고 돈 먹는 야바위와 다를 바 없지만, 카지노(산업)에는 그것만으로는 설명되지 않는 격(格)이 존재한다. 대박의 꿈과 긴장감은 격조 있는 서비스, 사람을 압도하는 휘황찬란한 네온사인과 어우러져 품위 있는 안락함을 선사한다. 게임을 즐기는 동안 우리는 세상의 주인이 되는 착각을 경험한다.

잘해야 관광산업쯤으로 취급받던 카지노산업은 이미 어떤 나라에서는 그 나라를 떠받치는 근간산업이 되고 있다. 이제 살펴볼 아르헨티나도 그런 나라 중 하나다. 세계 최고 카지노 시장인 미국의 라스베이거스에서부터 마추픽추가 있는 안데스 산맥 시골마을까지 카지노산업이 뿌리내리지 않은 곳은 더 이상 없다. 세계 곳곳의 카지노는 하루빨리 즐거움과 꿈을 자본(資本)화하라고 우리를 유혹한다. 탱고의 나라 아르헨티나에서 만난 카지노도 다르지 않았다.

먼저,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남미의 카지노산업을 살펴보자.

남미 카지노산업의 중심

남미에서 카지노산업이 가장 활성화된 국가는 역시 아르헨티나다. 70여 개의 카지노가 전국에 산재해 있으며, 25만개가 넘는 슬롯머신이 전국에 균일하게 분포돼 있다. 대부분의 카지노가 외형적으로는 민영화돼 있지만, 정부기관인 ‘아르헨티나 복권위원회’에서 위탁해 운영되는 경우도 적지 않다. 70여 개 카지노 중 정부의 지분이 포함된 카지노는 대략 17개 정도다. 세계적인 카지노기업인 스페인의 실사(CILSA) 등도 아르헨티나에 집중적인 투자를 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아르헨티나의 카지노들은 보통 3~4개의 다국적 기업과 로컬 기업이 공동투자하는 형태로 운영된다.

세계 5위의 국토면적을 자랑하는 브라질은 카지노에 대해서만큼은 엄격함을 유지하고 있다. 2004년 브라질 정부는 도박에 따른 폐해를 이유로 카지노 폐지령을 발표한 뒤 전국의 카지노를 폐쇄했다. ‘관광산업의 촉매제 카지노산업 부흥’을 들고 나온 카지노 옹호론자들이 압박했지만 브라질 정부는 계획대로 밀어붙였다. 그러나 결과는 정부의 뜻과는 다르게 나타났다. 문을 닫은 카지노들은 지하세계로 들어가 다시 문을 열었다. 시간이 지나자 브라질 전체가 불법 카지노의 온상이 됐다. 브라질 정부가 법으로 허가하는 게이밍산업은 현재 복권사업이 유일하지만, 최근 주변 국가들이 속속 카지노시장을 개방하면서 브라질 정부는 고민에 빠졌다. 카지노 허용을 요구하는 목소리에 점점 힘이 실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조만간 브라질에도 카지노가 다시 허용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칠레는 브라질과는 반대의 길을 걸었다. 지난 2005년 칠레정부는 수십 년 동안 불허했던 카지노산업의 빗장을 풀었다. 카지노 허용을 골자로 하는 카지노법이 통과되자 전국에 카지노가 우후죽순 들어섰다. 법 통과 초기 7개에 불과했던 카지노 허가건수는 최근에는 24개로 급속히 늘어났다. 카지노산업의 매출 규모도 기하급수적으로 커지고 있다. 국가 세수 증대를 통해 경제발전을 가속화한다는 명분으로 국내외 기업들의 투자유치가 봇물을 이루고 있다. 카지노산업과 연계한 관광 상품도 나오고 있을 정도다. 칠레의 경우 카지노에 대한 모든 인허가, 통제 및 관리는 정부기구인 카지노위원회에서 이뤄진다.

페루는 카지노산업에 대한 정부의 일관된 정책을 찾아보기 힘든 국가로 알려져 있다. 최근 들어서야 안정적인 세수 확보, 경제 및 관광산업 활성화를 이유로 페루 전역에 카지노를 허가하는 쪽으로 정부정책이 정리되고 있다고 전해진다. 일관된 정부정책은 없지만 지금도 페루 전역에는 슬롯머신이 중심이 된 크고 작은 카지노 800여 개가 운영되고 있다. 지금 이 시간에도 돌아가고 있는 슬롯머신이 총 7만대에 달한다. 이들 카지노 중 상당수는 중국자본으로 개장됐다는 게 현지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페루 정부는 카지노를 통한 돈세탁을 막기 위한 국가차원의 기구 신설도 검토하고 있어 관심을 모은다.

미국에 본사를 둔 기업컨설팅 기업 데이터모니터가 2010년 6월 발표한 보고서 ‘Casinos · Gaming in South America’에 따르면 2009년 남미 카지노와 게이밍 산업은 전년 대비 13.9% 증가한 96억달러(약 1조원)의 수익을 창출했다. 수익은 앞으로도 계속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는데, 2014년에는 그 규모가 3조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아르헨티나와 칠레의 수익창출액과 상승세가 뚜렷하다. 이 보고서는 또 “국제적으로 카지노에 대한 규제가 강화됐으나 남미에서는 투자자, 운영자, 설비 및 기술제공자 등의 사업기회에서 호조를 띠고 있다. 남미에서는 게이밍 산업 중 카지노의 비중이 25.9%에 달하고 복권, 빙고 및 인터넷 게이밍이 74.1% 정도다”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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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구| 강원대학교 관광경영학과 교수 sklee@kangwon.ac.kr 한상진|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greenfis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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