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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기업 상생으로 첨단항행안전장비 개발·수출

제2의 전성기 맞은 한국공항공사

  • 김유림 기자│rim@donga.com

중소기업 상생으로 첨단항행안전장비 개발·수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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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공항운영자 최초로 항행안전장비 자체 개발
  • ● 중소기업과 상생으로 가능한 일, 간접고용창출 효과도
  • ● 해외공항에 노하우 수출
  • ● 김포공항 스카이파크 “서울 서남권 랜드마크 될 것”
  • ● 다문화가정 고향방문 프로그램으로 나눔 실천
중소기업 상생으로 첨단항행안전장비 개발·수출

평일에도 김포공항청사 주차장에 차가 가득하다.

2001년 3월 인천국제공항이 개항하자 많은 사람이 김포공항의 미래를 걱정했다. 김포공항은 30여 년간 대한민국 대표 국제공항으로 세계 28개국 71개 도시와 통했지만, 국제선 전체를 인천국제공항에 넘겨주면서 국내선 전용 공항으로 전환했다. 이 때문에 김포공항 국제선 청사를 중심으로 시설 77%가 텅 비었다. 김포공항이 각종 인센티브를 제시하며 대형 마트, 편의시설에 입점을 권유해도 업체들은 고개를 흔들었다. “누가 공항까지 쇼핑하러 오겠느냐”는 말만 되풀이했다.

하지만 10년이 흐른 지금, 김포공항은 ‘제2의 전성기’를 맞았다. 2003년 하네다공항과 연결되는 서울-도쿄 셔틀노선을 시작으로 일본 오사카·나고야, 중국 상하이·베이징 등 동북아 중심 도시에 취항하면서 ‘동북아 비즈니스 중심공항’으로 재탄생했다. 2006년 이후 제주항공, 이스타항공 등 저비용항공사(LCC)가 앞 다투어 취항하고 제주 ‘올레길’ 붐이 일면서 비행기를 이용한 국내 여행 수요도 크게 늘었다. 패션 아웃렛과 이마트, 우리들병원, CGV공항 등 편의시설이 들어서면서 서울 서남부 지역의 쇼핑·놀이문화 메카로 자리매김했다. 게다가 공항운영자로서는 세계 최초로 항공기 안전운항 필수시설인 항행안전장비를 자체 개발하는 성과를 거뒀다.

IT기술과 공항공사 노하우가 만나면

김포공항의 중흥(中興)을 이끈 주인공이 바로 한국공항공사다. 한국공항공사는 인천국제공항을 제외한 국내 14개 공항을 운영하고 있다. 김포, 제주, 김해, 청주 등 국제공항 7개와 울산, 광주, 원주, 여수 등 국내공항 7개가 그것이다. 한국공항공사 성시철 사장은 “인천국제공항공사가 커다란 솥 하나에 밥을 짓는다면, 한국공항공사는 작은 솥 14개에 밥을 각각 짓는 것”이라고 표현했다. 솥의 크기가 작아도, 밥을 짓기 위해 솥마다 쌀을 넣고 물을 붓고 뜸을 들여야 한다. 그만큼 한국공항공사의 일은 손이 많이 필요하고 신경 쓸 부분이 많다는 뜻이다.

그럼에도 한국공항공사의 최근 10년 성과는 화려하다. 먼저 한국공항공사는 ‘안전한 공항’으로 자리매김했다. 5년간 한국공항공사 산하 공항에서 안전 및 보안사고는 단 한 건도 발생하지 않았다. 국제민간항공기구(ICAO) 수검 기준 세계 최고의 공항안전국제기준 이행률 99.7%를 달성했다. 세계 평균은 57.7%에 불과하다.

서비스 분야에서도 앞서나간다. 2010년 국제공항협회(ACI)가 주관하는 세계공항서비스 평가에서 김포국제공항은 같은 규모 공항 23개 중 1등으로 꼽혔다. 수익도 높다. 2002년 인천국제공항에 국제선을 넘겨준 후 3292억원의 손실을 냈다. 하지만 2003년부터 바로 회복세로 돌아서 2005년 232억원, 2007년 372억원, 2009년 425억원, 지난해 576억원 등 흑자행진을 지속하고 있다.

‘국제선’이라는 황금알을 빼앗긴 한국공항공사는 남만큼 해서는 살아남을 수 없었다. 한국공항공사는 이를 극복하기 위해 새로운 시장을 개척했다. 바로 항행안전장비 개발이다. 항공산업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안전이다. 그만큼 항공기의 안전 운항을 유도하는 항행안전장비에는 고도의 기술력이 집약돼 있다. 이들 장비는 첨단 정보통신기술의 융합 없이는 상용화가 어려워 그만큼 시장 진입 장벽이 높다. 세계 항행안전장비 시장은 탈레스(Thales, 프랑스), 셀렉스(Selex, 이탈리아), 노스롭그루먼(Northrop Gru-mman, 미국) 등 3대 기업이 선도해왔다.

2005년 이전까지 우리나라 항행안전시설은 전량 해외에서 수입했다. 이 때문에 장비에 문제가 생기면 보수하는 데 기간이 오래 걸렸고, 수출 기업에서 터무니없이 높은 가격을 제시해도 ‘울며 겨자 먹기’로 가격을 맞춰줘야 했다.

2004년 한국공항공사는 항행안전장비 자체 개발에 출사표를 던졌다. IT강국 한국의 첨단기술력과 공항공사 30년 운영노하우가 합쳐지면 세계적인 경쟁력을 가진 장비 개발이 가능하다고 확신한 데 따른 것이다.

한국공항공사는 1년 만에 항행안전장비 자체 개발에 성공했다. 2004년 4월 항공기에 방위각 정보를 제공하는 도플러전방향표지시설(DVOR) 개발을 시작으로 △2005년 항공기 운항표지장치(FIDS) △2007년 항공기에 거리정보를 제공하는 거리 측정시설(DME) △2008년 항공기에 제공하는 정보가 정확한지를 지상에서 점검하는 지상점검장비(FTS) △2009년 항공기 정밀착륙 유도 장치인 계기착륙시설(ILS) 등 총 8가지 항행안전장비 개발에 성공했다.

한국공항공사가 자체 개발한 항행안전시설은 그 품질도 인정받았다. 한국공항공사는 2010년 세계적인 항공 분야 국제어워드에서 ‘올해의 항행안전시설 개발자상’을 수상했고 ICAO에 처음으로 항행안전장비 공급자로 등록을 마쳤다. 2009년부터 매해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 열리는 항행장비 박람회인 ‘ATC-글로벌’에 자체 개발 장비를 출품해 호평을 받아왔다. ‘ATC-글로벌’은 세계 약 200여 업체가 참여해 항행안전시설과 항공관련 장비를 전시하는 항행 분야 세계 최대 마케팅 행사다.

공항 운영자가 항행안전장비를 개발한 것은 한국공항공사가 처음이다. 성시철 사장은 “인도에 항행안전장비를 판매하러 갔을 때 인도공항 사장은 ‘우리 역시 IT강국인데 우리는 항행안전장비를 만들 수 있다는 생각 자체를 해본 적이 없다’며 우리 제품에 감탄했다. 항행안전장비 자체 개발은 한국인 특유의 도전정신 덕에 가능한 성과였다”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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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림 기자│r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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