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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까지 잘 벌어야 스마트 기업

무조건 기부? 착한 기업은 가라!

  • 문휘창│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 cmoon@snu.ac.kr

돈까지 잘 벌어야 스마트 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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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 종류의 기업이 있다. 착한 기업, 악덕 기업, 그리고 멍청한 기업이다.
  • 사회공헌 활동을 많이 하지만 스스로 이익을 많이 내지 못하고 때로는 손해까지 감수하는 기업은 착한 기업, 사회적 이익을 등한시하고 자사의 이익만 추구하는 기업은 악덕 기업, 사회는 물론 자사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 기업은 멍청한 기업이다. 어떤 기업이 좋은 기업일까? 동아일보가 발행하는 ‘동아비즈니스리뷰(DBR)’ 94호에 게재된 기사 ‘착한데다 돈까지 잘 버는… 이젠 스마트 기업이다’는 “착할 뿐 아니라 기업의 이익까지 함께 창출하는 ‘스마트한 기업’이 궁극적으로 가야 할 방향”이라고 지적했다. <편집자>
돈까지 잘 벌어야 스마트 기업

삼성전자의 사회공헌팀이 아프리카에서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이세상에서 제일 부자인 빌 게이츠는 사회적으로 기부를 가장 많이 하는 착한 사람이지만 그가 마이크로소프트를 경영할 때는 결코 ‘착하게만’ 행동하지 않았다. 경영자로서의 빌 게이츠에게는 회사의 이윤과 성장이 가장 큰 목표이기 때문에 회사를 중심으로 다른 이해관계자들이 모두 ‘윈윈’할 수 있는 스마트 경영을 펼쳤다.

마이크로소프트 회장직에서 물러난 지금 그는 게이츠재단을 통해 사회사업에 몰두하고 있다. 무조건 사회적으로 소외계층을 도와주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 하면 가장 효율적으로 사회사업을 할 것인지를 고민한다. 자원이 무한하다면 이럴 필요가 없다. 하지만 제아무리 빌 게이츠라도 재산이 유한하기 때문에 최소한의 자원을 활용해 가장 큰 효과를 노리면서 상생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이렇게 스마트한 행동이 단순히 착한 행동보다 더 큰 효과를 이끌어낼 수 있다.

김 교수의 장학금

모 대학교의 김모 교수는 학창시절 힘들게 공부하면서 훗날 재정적 어려움으로 학업에 곤란을 겪는 학생을 돕는 것을 줄곧 꿈꿔왔다. 그리고 이제 그는 장학금으로 1000만원을 모았다. 이제까지는 막연하게 돈만 모으면 된다고 생각해왔지만 상황이 닥치니 그는 장학금을 기부하는 데에도 여러 통로가 있음을알게 됐다.

장학재단을 통해 알지 못하는 누군가를 도울 수도 있고, 동문 장학재단을 통해 후배들을 도울 수도 있으며, 자신이 가르치고 있는 대학교의 학생들을 도울 수도 있다. 즉, 김 교수는 누구를 도울지 고르는 ‘선택권’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김 교수는 어떤 통로를 선택할지 고민하며 자신이 평생 연구해온 경영학의 기본적인 가치를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된다. 최소한의 투입으로 최대한의 결과를 얻고자 하는 ‘효율성’을 떠올리며 김 교수는 고민한다. ‘이왕 쓸 1000만원, 좀 더 효과적으로 쓸 수 없을까?’

우선 김 교수는 자신이 가르치는 학생 중 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을 돕기로 결정했다. 그러나 김 교수는 학생을 그냥 돕는 것으로 그치지 않는다. 김 교수는 학생에게 금전적인 도움을 주는 대신 연구조교로 함께 일할 것을 제안한다. 이러한 방법을 통해 학생과 김 교수 둘 다 보다 큰 효과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도움을 받은 학생은 김 교수와 함께 연구를 하며 금전적인 도움을 받을 뿐만 아니라 ‘경험’이라는 자산을 얻을 수 있다. 김 교수도 학업이 곤란한 학생을 자신의 연구에 참여시킴으로써 우수한 연구 인력을 얻게 됐다.

이뿐 아니다. 이 한 번의 경험에서 김 교수는 학생을 돕는 것이 곧 자신을 돕는 것임을 깨달았고 애당초 한 번의 1000만원 기탁으로 끝내려 했던 생각을 바꾸어 장기적인 장학 프로젝트를 도입하게 된다. 즉, 매년 형편이 어려운 학생을 연구조교로 기용해 그들에게는 ‘돈’과 ‘경험’이라는 자산을 주고 김 교수 자신도 ‘보람’과 ‘연구인력’이라는 혜택을 받도록 한 것이다.

김 교수의 장학금 기부전략은 일반적인 기부와 세 가지 점에서 다르다. 첫째, 김 교수는 ‘기부’라는 사회적 활동을 바로 행동으로 옮기기 전에 ‘경영학적’인 관점에서 고민했다. 즉, ‘최소 투입 대비 최대 효과’라는 경영학의 기본 이념을 따랐다. 김 교수는 효율성의 측면에서 장학금 기부 방법에 접근했으며 ‘1000만원’이라는 장학금으로 보다 큰 효용가치를 누리기 위해 고민했다. 장학금의 효율을 위한 김 교수의 고민은 곧 단순한 고민이 아닌 ‘전략’이라 볼 수 있다. 김 교수가 고민하는 장학금 기부 전략은 비교적 구체적이고 정교하다.

둘째, 김 교수의 장학금 기부를 통해 수혜자인 학생과 공여자인 김 교수 모두가 실질적인 이익을 누렸다. 김 교수의 장학금 기부는 본래 본인이 꿈꿔왔던 ‘학업에 곤란을 겪는 학생 지원’이라는 선한 목적을 훼손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동시에 이를 통해 학생과 교수 모두 이득을 보는 관계를 이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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