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5월호

‘시기, 매물, 방식’ 3박자로 메가딜 일구다

어려운 시장 환경이 오히려 기회

  • 김선우│동아비즈니스리뷰 기자 sublime@donga.com 홍정훈│국민대 경영대학원장 chhong@kookmin.ac.kr

    입력2012-04-20 15: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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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기, 매물, 방식’ 3박자로 메가딜 일구다

    2010년 대우인터내셔널 매각 당시 한국자산관리공사의 이철휘 사장(왼쪽에서 세 번째)과 포스코 정준양 회장(오른쪽에서 세 번째)이 주식매매 계약을 체결하며 악수하고 있다.

    글로벌 금융위기의 여파가 아직 남아 있던 2009년 상반기. 한국자산관리공사(KAMCO)는 알짜 매물 중 하나인 대우인터내셔널을 인수·합병(M·A) 시장에 내놓으려다가 내외부의 거센 반대에 부딪혔다. KAMCO가 투자은행(IB) 네트워크를 통해 이리저리 알아봤지만 “지금은 시기가 아니다”는 답변이 지배적이었다. 금융위기 때문에 M·A 시장은 꽁꽁 얼어붙은 상황이었다. 매물이 시장에 나오면 관심을 갖는 구매자가 많아야 가격도 오르고 서로 경쟁도 할 텐데 당시 상황에서는 시장이 너무 불확실했다. 하이닉스, 현대건설, 우리금융지주 같은 대형 M·A 매물이 이미 시장에 직간접적으로 나와 있는 상황이어서 국내 M·A 시장은 대기 매물은 많으나 잠재 매수자가 적은 수요자 위주 시장(Buyer′s Market) 구도를 형성하고 있었다. 대우인터내셔널의 M·A를 시작하기에는 부담스러운 상황이었다.

    하지만 당시 KAMCO의 생각은 달랐다. 대우인터내셔널은 KAMCO가 꾸준히 관리해오면서 매출 규모나 이익 등 재무성과가 사상 최대 수준을 달리는 중이었다. IB들은 시장 상황에 대해서는 잘 알았지만 대우인터내셔널의 상황과 가치는 몰랐다. 무역 중개 업무를 위주로 하는 다른 종합상사와는 달리 대우인터내셔널은 미얀마 가스전 등 자원 개발에 선제적으로 투자하고 있었다. 해외자원개발 시장이 들썩이는 시점이기도 했다. 이런 점을 봤을 때 당시 이철휘 사장을 비롯한 KAMCO의 실무진은 “시장이 아무리 어렵다 하더라도 대우인터내셔널이라는 매물 자체가 좋고 M·A 경험이 풍부한 KAMCO가 나서면 다른 대형 M·A 매물이 주춤하는 사이 시장을 선점할 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게다가 KAMCO는 대우인터내셔널의 M·A를 부실채권정리기금 정리 기한인 2012년 11월까지 마무리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이렇게 해서 KAMCO는 반대를 무릅쓰고 2009년 9월 대우인터내셔널의 M·A를 추진했다. 그리고 정확히 1년 만인 2010년 9월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

    1.M·A까지의 상황

    ‘시기, 매물, 방식’ 3박자로 메가딜 일구다
    대우인터내셔널은 1997년 외환위기 이후 대우그룹 12개 계열사의 기업개선작업 결정에 따라 ㈜대우의 무역사업 부문이 분리돼 설립됐다. KAMCO는 대우 계열사 부도로 인한 금융회사들의 유동성 부족을 해소하기 위해 공적자금을 긴급 투입, 2000년 1월부터 대우 계열 12개 사에 대한 금융회사 보유 채권을 인수했고 채권금융회사와 공동으로 기업구조조정을 진행했다. 이 중 대우인터내셔널에 투입된 공적자금은 3870억 원이다.



    회사 분할 후 채권금융회사협의회는 대우인터내셔널의 기업개선 약정에 따라 원금상환 유예, 이자조정, 출자전환, 신규 금융지원 등 채무재조정 약정을 이행했다. 이후 KAMCO는 자금관리단을 파견해 채권금융회사협의회 구성원들 간 이견을 조정했으며 채무재조정 실행과 관련한 자구계획을 실천했다. 그 결과 대우인터내셔널은 본격적인 경영 정상화의 길에 들어섰다.

    기업개선작업을 위해 KAMCO는 2004년 ‘경영개선이행을 위한 약정’을 체결하면서 최대주주로서 대우인터내셔널의 발전을 위해 최대한 지원할 것을 약속하고 회사의 정기적 경영 현황 설명, 사업계획 등에 대해 사전이나 사후에 협의 및 보고를 요구했다. 하지만 일반적인 경영행위는 전문경영인이 책임지고 처리하도록 최대한 자율권을 부여했다.

    이와 함께 KAMCO와 2대 주주(수출입은행), 외부 전문위원 등 모두 5명으로 구성된 경영평가위원회는 기업개선작업 이후 매년 초에 대우인터내셔널이 자체 수립한 경영계획을 참고하고 무역업 동향 등을 분석, 대우인터내셔널 임직원들에게 동기를 부여할 수 있도록 경영목표를 제시했다. 그리고 수익성과 안정성을 중시하는 정량 부문과 경영진의 역량, 책임경영체제, 위기관리능력 등을 중시하는 정성 부문으로 나눠 경영실적을 평가했다. 이런 방침은 자율 및 책임경영 문화 구축과 실적 개선에 기여했다.

    ‘시기, 매물, 방식’ 3박자로 메가딜 일구다
    성공적인 기업개선작업 진행으로 대우인터내셔널은 부채비율이 분할 당시 940%에서 198%로 낮아지는 등 재무구조가 개선됐고, 자구계획 이행률은 79%에 이르렀다. 또 경상이익과 당기순익 기조가 유지되는 등 기업개선작업 종료 요건을 모두 충족했다. 이에 따라 채권단은 기업개선작업 종료를 승인했다. 잔여 채권은 11년간(2004∼14년) 분할상환, 금리는 3년물 국고채 최종 호가 수익률 +1.5%를 적용하기로 했으며 채권단 출자전환주식 매각에 대해서는 1% 초과지분을 보유한 10개 채권금융회사가 공동매각약정을 체결하고 공동매각협의회를 구성해 매각(1% 이하 지분은 시장매각)을 진행하기로 결의했다.

    KAMCO는 대우인터내셔널 M·A를 위해 마스터플랜 수립, TF팀 구성 등 사전준비를 하고 2009년 9월부터 본격적인 M·A 진행을 시작했다. 국민 부담 최소화, 대상기업의 발전, 공정·투명·신속한 M·A를 원칙으로 해 공동매각협의회가 보유한 주식 중 전체 주식의 50%+1주 이상 최대 68.15%까지 입찰자가 인수를 희망하는 주식 수를 2단계 경쟁입찰 방식에 따라 매각하기로 했다.

    KAMCO는 M·A 주간사, 회계 및 법무자문사 선정 시 공정성을 기하기 위해 KAMCO 내부 임직원 2명, 대학교수로 이뤄진 외부전문가 4명, 공동매각협의회 소속기관인 수출입은행 직원 1명 등 총 7명으로 구성된 M·A 주간사 선정위원회를 구성했다. 그리고 대우인터내셔널의 해외사업 부문 실사, 마케팅, 국내 산업 보호 등 다양한 측면을 고려해 M·A 주간사, 회계 및 법무자문사를 선정했다.

    2010년 3월 예비 입찰을 거쳐 포스코와 롯데그룹컨소시엄이 참여한 5월의 최종 입찰에서 포스코가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9월 20일 대우인터내셔널은 3조3724억 원에 포스코에 팔렸다. 10여 년 만에 대우인터내셔널이 KAMCO의 관리를 벗어나는 순간이었다.

    2.성공요인

    대우인터내셔널 M·A가 성공적으로 이뤄질 수 있었던 이유는 ㈜대우의 적절한 기업 분할, 전략적인 매각 시기 선정, 공동 매각 주간사 선정, 다양한 M·A 기법에 대한 고려, 대우인터내셔널의 가치, 공익성을 우선시하는 매각 방식 추구의 6가지로 분석된다.

    1)㈜대우의 적절한 기업 분할

    외환위기의 영향, 과도한 차입을 통한 무리한 사업 확장 등으로 대우그룹이 부실해지자 채권금융회사협의회는 ㈜대우에 대한 기업개선작업(워크아웃)을 본격적으로 실시했다. 이 과정에서 채권금융회사협의회는 2000년 3월 15일 회사 분할을 전제로 기업개선작업약정을 체결했다. 이에 따라 2000년 12월 27일 인적분할 방식으로 존속회사인 ㈜대우와 신설회사인 대우건설, 대우인터내셔널로 각각 분할됐다.

    당시만 하더라도 회사를 분할하는 것은 국내에서는 생소한 방식이었다. 하지만 10여 년 후 당시의 분할은 성공적인 M·A의 단서와 같은 역할을 했다. 외환위기 직후 KAMCO의 고민은 어떻게 하면 대우의 사업 부문 중 살릴 수 있는 부문은 살리고 청산할 부문은 청산할 수 있을까 하는 것이었다. 결국 건설 부문(대우건설)과 무역 부문(대우인터내셔널)은 살리는 방식을 택했다. 과도한 차입금은 존속법인인 ㈜대우에 몰아 청산 절차를 밟기로 했다. 이에 따라 대우인터내셔널과 대우건설에는 적정 차입금만 남겨놓고 ㈜대우는 나머지 자산을 팔아서 남아 있는 채권을 가지고 채권자들에게 상환하는 구조였다. ㈜대우는 지금도 청산 절차가 진행 중이다. 대우인터내셔널이 포스코라는 탄탄한 주인을 찾아 사업을 계속할 수 있었던 것은 대우의 분할로부터 비롯된 셈이다.

    2)전략적인 매각 시기 선정

    KAMCO가 대우인터내셔널 매각을 검토하던 2009년 상반기는 M·A 시장이 극도로 침체된 상황이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국내 M·A는 대부분 실패했으며 매수 주체들의 M·A 리스크 회피, 인수금융의 어려움 등으로 M·A 시장은 좀처럼 회복되지 못하고 있었다.

    하지만 KAMCO는 역발상을 했다. M·A 시장 침체기에 매각을 진행하면 오히려 시장을 선점해 성공적인 매각을 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판단하고 전격적으로 매각을 진행한 것이다. M·A 시장이 활성화되는 시점까지 기다려볼 수도 있었지만 매각 환경이 매도자에게 우호적으로 조성되는 시점에서 대우인터내셔널 M·A를 진행하면 다른 대형 M·A와 겹칠 가능성이 높았다. 잠재적 투자자가 중복되거나 입찰자들의 인수 자금 조달에 어려움이 발생하면 대우인터내셔널의 매각이 장기간 연기되거나 입찰 가격에 불리하게 작용할 수도 있을 것으로 판단한 것이다.

    또 2009년 말 대우인터내셔널의 미얀마 가스전 상업화 선언, 사상 최대 영업실적 달성이 시장에 긍정적인 신호를 보낼 것으로 판단하기도 했다. KAMCO 측은 “대우인터내셔널의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이후에 다수의 대형 계약이 동시에 진행된 점을 고려하면 전략적인 매각 시기 선정이 성공적인 매각 여건 형성에 중요한 요인이 됐다”고 밝혔다.

    3)공동 매각 주간사 선정

    KAMCO는 메릴린치와 삼정KPMG를 대우인터내셔널의 공동 매각 주간사로 선정했다. KAMCO가 매각 주간사를 국내 한 곳, 해외 한 곳의 컨소시엄 형태로 구성한 이유는 첫째, 매각 주간사 간 경쟁과 상호보완 효과를 도모하고 둘째, 국내 업체들의 M·A 역량을 제고하며 셋째, 해외 투자자에 대한 마케팅 대응능력을 확보하기 위해서였다. 1조 원 이상의 대형 M·A에서는 해외 재무적 투자자가 국내 전략적 투자자와 컨소시엄 구성을 통해 입찰에 참여할 여지가 있기 때문이었다.

    이러한 공동 매각주간사 선정은 큰 장을 세워 흥행을 이끄는 중요한 역할을 했다. 포스코가 인수에 적극적이었기 때문에 KAMCO는 포스코에 필적하는 대항마가 나오기를 기대하고 있었는데 롯데그룹 컨소시엄이 참여를 선언한 것이다. 사실 KAMCO의 네트워크는 제한적이다. 반면 주간사는 마케팅이나 네트워크를 통해서 유치하는 것이 임무다. 메릴린치나 삼정KPMG가 심혈을 기울여 포스코의 대항마로 롯데를 참가시켰다. 경쟁이 될 것 같은 파트너가 들어온 덕분에 가격도 올랐다. 매물에 대한 밸류에이션과 시너지도 중요하지만 M·A에는 가격을 높게 받을 수 있는 경쟁자가 필요하다. 경쟁 환경을 조성하는 게 매각 주체에게는 매우 중요하다.

    4)다양한 M·A 기법 고려

    M·A 주간사는 대우인터내셔널의 일괄 M·A와 사업 부문별(무역/자원개발) 분할M·A 방식의 장단점을 검토했다. 사업부 분할M·A는 특정 사업부별로 관심 있는 투자자를 유치해 투자자의 자금 부담을 경감시키는 효과가 있을 수 있다. 그러나 그럴 경우 무역/자원 개발 사업 부문 간 시너지가 감소하고 분할에 따른 일정 지연 등의 우려가 있다. 이에 따라 당시의 M·A 목적에 가장 부합한 일괄 M·A가 최선 안으로 채택됐다. 대형 M·A 때 입찰자는 대부분 대기업이고 입찰에 참여하는 대기업은 이사회를 개최하는 등 집단적 의사결정을 하는 경우가 많은 상황에서 복잡한 매각구조는 입찰자들의 의사결정을 어렵게 만들 여지도 있다. 이렇듯 단순한 매각구조는 대우인터내셔널의 성공적 매각에 긍정적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교보생명 지분

    대우인터내셔널이 보유한 교보생명 주식의 처리도 관건이었다. 대우인터내셔널과 KAMCO는 각각 교보생명보험 주식 492만 주(지분율 24%)와 203만5000주(지분율 9.9%)를 보유하고 있고, 수출입은행의 119만9000주(5.85%)까지 포함 시 지분 규모가 40%에 달하므로 교보 지분의 처리 방안은 대우인터내셔널 M·A 방안 수립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고려 요소 중 하나였다.

    따라서 KAMCO는 M·A 가격의 제고, 대우인터내셔널의 신속한 M·A 가능성, ㈜대우 차입금 상환의무, 인적분할의 용이성, 교보생명 상장 가능성 등 다양한 측면을 고려한 후 대우인터내셔널 보유 교보 지분의 분리 또는 미분리 M·A 등 다각적인 M·A 방안을 비교했다. 그 결과 대우인터내셔널 M·A의 기본 목표인 공적자금 회수 극대화와 대우인터내셔널의 중장기적 발전을 도모하기 위해 교보 지분을 분리하지 않은 상태에서 대우인터내셔널을 매각하기로 결정했다. KAMCO 보유 교보생명보험 주식은 대우인터내셔널 M·A 후 별도로 매각하는 방안이 채택됐다.

    이 덕분에 보험업에 관심이 있는 롯데그룹의 입찰 참여를 유도할 수 있었다. 2007년 이후 M·A에서 경영권프리미엄이 낮아지는 추세를 보였던 것과는 달리 대우인터내셔널의 경영권 프리미엄이 약 42%(입찰 당일 종가 기준)에 달할 수 있었던 이유는 롯데컨소시엄의 입찰 참여 덕분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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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공익성 제고를 위한 감점 제도 도입

    KAMCO는 공기업의 특성을 살려 ‘KAMCO 보유 구조조정기업 M·A 기본방향’에 사회경제적 책임 관련 감점 제도를 도입했으며, 대우인터내셔널 M·A 때 적용했다. 분식회계, 주가조작, 조세포탈 등 위법 부당행위로 사회경제적인 문제를 초래한 기업은 이에 상응하는 부담을 지도록 한 것이다. 사회적 평판이나 윤리성 등 비가격 항목으로 평가해온 부분을 명확하게 별도 항목으로 규정해 투명성을 높였다는 평가다.

    △ 2단계 입찰

    KAMCO가 만들어놓은 구체적인 평가기준이나 절차들이 이제는 M·A 시장에서 일종의 표준으로 자리 잡고 있다. 예전에는 입찰 한 번으로 끝냈는데 대우인터내셔널 매각 때 KAMCO가 2단계 입찰을 실시한 것이 한 예다. 예비입찰과 최종입찰 두 단계 프로세스다. 예비입찰 과정은 국내서는 2004년 KAMCO가 처음 시도했다. 최종입찰 전에 예비입찰을 통해 적절하다고 판단되는 최종입찰 대상자를 사전에 선별하는 절차를 마련한 것이다. 예비입찰 과정을 거치면 입찰자의 투자의향 정도, 컨소시엄 내용, 잠재 인수가격, 투자자 적격성 등을 미리 고려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최근에는 국내 대부분의 M·A 때 2단계 입찰을 한다. KAMCO 관계자는 “채권단이 KAMCO가 만들었던 평가 항목 등을 많이 인용한다”며 “최근 공기업 민영화 과정에서 정부가 만든 공기업 매각 준칙들이 있는데 이 준칙을 만들 때도 KAMCO의 절차나 평가방법이 많이 반영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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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대우인터내셔널의 가치

    대우인터내셔널은 KAMCO를 비롯한 공동매각협의회의 추천위원회에서 추천을 받아 선임한 전문경영인이 경영을 했다. KAMCO는 매년 실적평가를 했다. 우선 연초에 경영계획을 세우고 초과 달성을 하면 직원에 대한 인센티브도 줬다. KAMCO는 대우인터내셔널의 최대주주로서 회사의 중요 사항에 대해 항상 모니터링을 하고 회사를 방문해서 관리도 해왔다. KAMCO는 공기업으로서 공정하고 투명한 업무 절차를 유지하는 데도 신경을 썼다.

    대우인터내셔널 임직원들의 수준이나 업무 능력 또한 뛰어났다. KAMCO 관계자는 “투자자들한테 마케팅을 할 때 가장 중요한 게 회사의 인력”이라며 “무역업은 사람의 역할이 매우 커 직원들의 업무 능력이 떨어지면 성장에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이와 같은 경영 노력과 우수한 인력 덕분에 대우인터내셔널은 지속적으로 성장했다. 2009년에는 매출액 기준 점유율 33%, 창사 이래 최대 규모인 약 11조1000억 원의 매출액을 달성, 국내 종합상사 선두 업체로 도약했다.

    무역 부문은 2009년 기준 총 54개의 해외지사, 37개의 해외법인(무역 12개, 투자 25개) 및 15개의 해외 자원개발 프로젝트를 바탕으로 국내 최고의 해외 네트워크를 구축하게 됐고, 해외 에너지 및 광물자원 개발 사업 분야에서는 모두 9개의 석유/가스 개발사업 및 6개의 광물자원 개발 사업을 진행했다. 페루, 베트남, 오만에서 각각 원유, 천연가스 및 LNG를 생산해 에너지 분야의 사업기반을 넓혔으며 미얀마 지역의 해상광구에서는 운영권자 지위를 확보해 국내외에서 자원탐사기술을 인정받았다.

    6)공익성을 우선한 매각 방식 추구

    KAMCO M·A의 가장 큰 목적 중 하나는 공적자금 회수의 극대화다. KAMCO는 대우인터내셔널 매각을 통해 약 1조6100억 원(손해배상을 대비하기 위한 에스크로 예치금 1406억 원 등 제외)을 회수했다. 대우인터내셔널에 대한 종전의 원리금 회수 등 이미 회수한 금액을 합할 경우에는 모두 2조2500억 원에 달한다. 이는 대우인터내셔널에 투입된 공적자금 3870억 원 대비 581%를 회수한 것이다.

    KAMCO의 두 번째 목표는 해당 기업을 인수해 장기적으로 발전시킬 수 있는 투자자를 찾는 것이다. 이 때문에 인수자가 최소한 2∼3년 동안 회사를 재매각하지 못하며 분할 매각도 금하는 내용을 계약에 넣는다. KAMCO 관계자는 “공적자금을 회수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국가적인 차원에서 기업이 도움이 돼야 한다”며 “M·A 때 공익성도 매우 중요한 항목”이라고 말했다. 일반 사기업과는 달리 계약이 무산되는 한이 있더라도 내부적으로 공익성을 꼭 추구한다는 설명이다.

    포스코의 인수로 대우인터내셔널은 신성장 동력을 확보하게 됐다. 대우인터내셔널의 매출 중 철강·금속 부문이 차지하는 비율은 59.5%(2009년 말 기준)이며 철강·금속 부문 매출 중 포스코 제품이 차지하는 비율은 55.2%다. 양사 간의 철강·금속 부문 업무협력 관계가 확대되는 것은 물론 포스코는 대우인터내셔널의 세계적인 네트워크를 활용해 수출시장을 넓혀나감으로써 양사 모두 매출액 신장 등 시너지 효과를 거둘 것으로 예상된다. 또 대우인터내셔널은 해외 가스전 등 세계 각국에서 자원사업에 투자해왔다. 자원개발은 대규모 자금이 요구되는 사업으로 대우인터내셔널은 포스코의 지원으로 투자를 원활히 진행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포스코에 인수됨으로써 대우인터내셔널은 신성장 동력을 확보하고 세계적인 자원개발기업으로 도약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한 것으로 평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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