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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림 기자의 How to start-up ⑨

달달한 맞춤형 음악 공부 아이의 ‘평생 악기’ 찾아드려요

달고나 문다혜 대표

달달한 맞춤형 음악 공부 아이의 ‘평생 악기’ 찾아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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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달한 맞춤형 음악 공부 아이의 ‘평생 악기’ 찾아드려요
“어릴 때 피아노 좀 쳤다”고 말하면 모두 똑같이 묻는다. “체르니 몇 번까지 쳤는데?”

바이엘, 체르니 100번, 30번, 40번…. 책 진도와 학습 기간으로 피아노 실력을 가늠할 수 있을까? 실제 “체르니 40번까지 뗐다”고 하면서 쉬운 소나타 한 곡 못 치고 간단한 악보도 제대로 못 보는 경우가 많다. 그러면 부모는 “너 피아노 가르치느라고 뼛골 빠지는 줄 알았는데 이게 뭐냐”며 한탄한다.

아이에게 정말 ‘평생 악기’를 선물하고 싶다면, ‘닥치고 피아노’는 안 된다. 체계적인 음악 교육이 필요하다. 무엇보다 아이의 평생 악기가 무엇일지 시험하는 기간을 거쳐야 한다. 국내 최초 아동음악재능발견연구소를 표방하는 ‘달고나(달콤한 악기를 고르고 다루는 나를 위한 음악컨설팅)’는 6~12세 아동에게 3~6개월간 피아노, 바이올린, 첼로, 플루트, 우쿨렐레, 핸드벨 등 다양한 악기를 접할 기회를 제공하고, 그중 무엇이 아이에게 가장 적합한지를 알려준다.

5월 8일 오후 4시. 서울 서초구 반포동 달고나 음악교습소에서 8세 여자아이 두 명이 각각 수업을 받고 있었다. 한 아이가 피아노 앞에 앉아 선생님과 함께 슈베르트의 ‘숭어’를 연주했다. 여기까지는 여느 피아노 학원과 같은 풍경. 그런데 선생님과 아이가 피아노 앞에 앉아 한 음씩 번갈아가며 치고 있었다. 띵땅띵땅, 마치 숭어가 날뛰듯 경쾌한 소리가 났다. 아이는 깔깔 웃으며 다음 음을 찾았다.

옆방 아이는 선생님과 함께 모형 트럼펫, 색소폰, 리코더 등을 불었다. 다양한 악기를 후후 불어가며 아이는 다양한 관악기를 체험했다. 피아노 한 대 겨우 들어가는 ‘닭장’ 같은 작은 방에 처박혀 학생 혼자 반복 연습하는 기존 음악 학원과는 다른 풍경이었다. 담당 교사는 “오카리나, 피페, 리코더 등 간단한 악기로 먼저 금관악기 호흡법을 연습하고 호흡조절이 되면 플루트, 어린이 트럼펫, 클라리넷 등으로 발전시킨다. 점차 악기의 수준을 높여가면서 아이의 재능과 흥미를 따져보는 과정”이라고 말했다.

달고나의 가장 큰 특징은 악기 선택과 학습 주도권이 학생에게 있다는 점이다. 문다혜(27) 대표는 “주변 권유나 어머니 강요 때문에 악기를 배우는 게 아니라, 아이들의 음악 성향이나 음악을 받아들이는 속도에 따라 맞춤 악기로 맞춤 수업을 한다”고 말했다.

무조건 아이 위주

학원에 등록하는 순간부터 무조건 아이 위주다. 먼저 여러 종류 악기 모양의 카드를 보여주면서 아이가 호감을 갖는 악기 2~3개를 정한다. 한 달간 아이 학습 속도에 따라 맞춤 수업을 하고, 그중 집중하고 싶은 악기를 정하거나 다른 악기를 접하게 한다. 교사는 한 악기에 대한 아이의 흥미, 인내력, 능력, 성향 등을 매번 평가한다.

이렇게 석 달, 약 25가지 종류의 악기를 접한 아이는 스스로 ‘평생 악기’를 결정하고 선생님과 가족들 앞에서 연주회를 연다. 만약 재능이 있고 소질을 더욱 개발하길 원하는 경우 맞춤형 전문 강사를 소개해주고 음대 교수 등에게 멘토링을 받을 수 있게 연계해준다.

이곳에서 쓰는 교재도 남다르다. 피아노의 바이엘·체르니, 바이올린의 스즈키·호만 등 일반적인 교재만 쓰지 않는다. 달고나 사무실 한쪽 벽을 가득 메운 책장에는 세계 각국의 다양한 교재가 꽂혀있다. 문 대표는 “활동적인 아이는 경쾌하고 음악 활동이 많은 책을 선택하고 정적인 아이는 감성적인 음악이 많은 책을 배우는 등 아이의 성향, 실력에 따라 다양한 교재를 이용한다”고 말했다.

“피아노에서 바이엘, 체르니는 200년 전 나온 책으로 현재 미국에서는 쓰지 않는 교재입니다. 영어, 수학 교재는 해마다 바뀌는데 피아노는 200년 전 교재를 그대로 써야 하나요? 맞춤형 교재를 쓰다보면 다른 친구와 계량적 비교가 안 되니 각자 성향을 더 살릴 수 있어요. 아이들은 진도 나가는 것을 따분해하지 않으면서 음악 감각도 훨씬 빠르게 발전합니다.”

성신여대 음대에서 피아노를 전공한 문 대표는 대학 입학 이후 현재까지 한 번도 쉬지 않고 피아노 레슨을 해왔다. 지금까지 문 대표 손을 거친 아이는 100여 명. 실력뿐 아니라 음악에 대한 호기심을 길러주고 싶었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았다. 그는 “나름대로 새로운 교습법을 연구해서 피아노를 재밌게 가르치고 작곡 공부를 시켜도, 어머니들은 만족하기보다는 ‘우리 아이 체르니 30번 빨리 떼주세요’ ‘콩쿠르 준비해주세요’ 하고 요구하는 경우가 많았다”고 털어놓았다. 이렇게 통상적인 피아노 교습법 때문에 상당수 재능 있는 아이가 피아노를 싫어하고 거부감을 갖는 것을 보며 안타까움을 느꼈다.

“초등학교 1학년인 한 아이는 저를 처음 만난 날 ‘저는 피아노 소리가 악마의 소리 같아요’라고 하더라고요. 이전 학원에서 틀릴 때마다 선생님이 아이 손등을 자로 때리고, 동굴같이 어둡고 쾨쾨한 연습실에서 열 번, 스무 번 반복 연습했대요. 한 곡을 다 익히지도 못했는데 진도를 나가야한다며 아이를 닦달하고요. 한 5학년 아이의 경우 1주일에 1번 전문가 선생님한테 레슨을 받기 위해 매일같이 ‘연습 선생님’에게 2~3시간씩 ‘새끼 레슨’을 받았대요. 이 아이는 재능이 있는데도 스스로 음악을 즐기고 느끼는 시간 없이 기계적으로 연습만 했던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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