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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생산량 벌충 방안 마련 못하면 근로시간 단축 어려워

자동차 업계 뜨거운 감자 ‘주간연속 2교대제’

  • 김지은| 객원기자 likepoolggot@daum.net

생산량 벌충 방안 마련 못하면 근로시간 단축 어려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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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엄마는 왜 나만 미워해!’ 열 손가락 깨물어 안 아픈 손가락 없다지만 부모는 부모대로 자식은 자식대로 할 말이 많다. 특히 몸과 마음이 급성장하는 사춘기 시절엔 열 손가락 모두 혼자 미움 받는 것처럼 속이 상한다. 요즘 ‘주간연속 2교대제’ 도입을 둘러싸고 갈등을 겪는 정부와 완성차 업체, 완성차 업체 노조의 관계가 딱 그렇다. 정부는 정부대로 기업은 기업대로 노조는 노조대로 예민하게 날이 섰다.
생산량 벌충 방안 마련 못하면 근로시간 단축 어려워

현대자동차 아산공장.

지난해 11월 고용노동부는 현대, 기아, 한국GM, 르노삼성, 쌍용 등 국내 완성차 업체의 전체 공장을 대상으로 실시한 근로시간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2011년 1월부터 9월까지 매월 공장별, 공정별 주중 근로시간과 휴일 특근 실태를 파악하고, 1월부터 9월까지 가동률이 높은 2개월과 점검 기간인 2011년 9월 26일부터 10월 14일까지 3주간의 연장근로 한도(주 12시간) 위반 실태를 집중 조사한 것이다. 조사 결과, 현재 주중 상시 주야 2교대제를 운영하는 이들 완성차 업체들의 주중 연장근로시간은 업체별로 최단 3시간 20분에서 최장 10시간 50분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식사시간과 작업 중 휴식시간을 제외한 실제 연장근로시간만을 나타낸 수치다. 결론적으로 국내 완성차 업체 근로자들은 주당 평균 55시간 이상 일하는 셈이다. 고용노동부는 이번 실태조사를 통해 전 업체가 근로기준법에서 정한 주 12시간 연장근로 한도를 위반했다고 경고하고 시정 명령을 통해 개선 계획서 제출을 요구했다.

이채필 고용노동부 장관은 이번 실태조사 결과에 대해 “우리나라 완성차 업계는 신규 고용 창출과 생산성 향상을 위한 능력 개발, 시설투자나 장비투자 없이 노사 담합에 의한 장시간 근로 관행을 만들면서 고액 보상 위주의 임금협상 등 단기적이고 근시안적인 운영을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문제는 고용노동부의 이러한 지적에도 지금까지 관행으로 굳어져온 장시간 근로 문화를 바꿀 실마리를 찾기가 쉽지 않다는 데 있다. 사용자 측은 연장 근무와 휴일 근로를 통해 숙련도 높은 기존 근로자들을 최대한 활용하는 것으로 정규직 인력을 최소화하는 게 경쟁력에 도움이 된다고 주장한다. 근로자에게도 잔업과 휴일 특근에 따른 할증 임금은 포기하기가 쉽지 않은 달콤한 유혹이다.

생산량 벌충 방안 마련 못하면 근로시간 단축 어려워
생산량 벌충 방안 마련 못하면 근로시간 단축 어려워
OECD 국가 중 근로시간 최고 수준

장시간 근로의 1차적 문제는 노동생산성 하락을 초래한다는 데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2010년 발표한 한국의 1인 1시간 노동생산성은 27.2달러로 OECD 30개국 중 28위에 불과하다. 각 국가별 1인 1시간 노동생산성은 미국 59달러, 독일 53.6달러, 일본 39.4달러 등으로 나타났다. 1인당 근로시간은 길지만 성과는 그것에 못 미친다는 뜻이다. 고용노동부는 장시간 근로가 조기 퇴직과 여성·청년·고령자의 고용 저하로 이어져 일자리 창출 기반을 약화하고 휴가와 휴일 사용의 저조로 이어져 서비스·여가 산업의 일자리 창출 기회를 축소하는 등 내수산업 활성화에도 악영향을 끼친다고 지적했다. 무엇보다 근로자 개개인이 과중한 업무에 지속적으로 시달리면서 건강과 안전을 위협받고 삶의 질 악화 등을 겪게 돼 사회문제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은 근로자와 사용자, 정부 모두 주목해야 할 부분이다.

OECD는 최근 유럽 1위의 경제 대국 독일의 경제가 소프트패치(경기 회복기 속 일시적 경기 하강)에 직면할 수 있지만 실업률은 지속적으로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경기가 나빠지면 실업률이 높아지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독일만큼은 예외라는 것이다. OECD가 발표한 ‘OECD 실업률 보고서’와 ‘국별 경제검토 결과보고서’에 따르면 독일의 실업률은 2009년 7월 이후 단 한 차례를 제외하고 매달 하락했다. 이러한 독일의 고용 호황 현상의 원인으로 지목된 것이 ‘하르츠 개혁’과 ‘근로시간 단축’, 그리고 ‘근로시간계좌제’다.

‘하르츠 개혁’은 2005년 독일 전 총리 게르하르트 슈뢰더가 실업 혜택의 폭을 줄이고 실업자의 노동시장 재유입을 유도해 노동시장의 유연성을 확보하고 고용 창출을 늘린 것으로, 이 조치는 근로자의 근로시간 단축이라는 필연적인 결과를 가져왔다. 독일은 이로 인한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해 노사합의를 통해 신규 일자리 창출에 따른 임금 손실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근로시간단축 지원 프로그램(short-time compensation program·STC)’을 확대 실시해 최대 67%의 임금 손실을 보전하고 사용자의 사회보험료 납부를 50%까지 축소했다. 또한 근로시간계좌제를 통해 생산량에 따라 근로시간을 조정함으로써 실 근로시간과 소정 근로시간(법정 근로시간의 범위 내에서 근로자와 사용자 간에 정한 근로시간)의 차이를 적립해 휴가 금전보상 등으로 활용하도록 했다. 이 같은 조치는 결과적으로 전체 실업률을 1% 낮추고 40만 명의 고용을 유지하는 한편 견고한 내수시장을 유지하는 원동력으로 작용했다.

그렇다면 OECD 국가 중 실 근로시간이 최고 수준에 달하는 한국은 어떨까. 2011년 7월부터 종업원 수 5인 이상 전 사업장에 주 40시간제를 법적으로 강제했음에도 한국의 연평균 근로시간은 2010년 OECD 국가 연평균 근로시간인 1692시간보다 많은 2111시간이다. 독일 1419시간, 프랑스 1562시간, 일본 1733시간, 미국 1749시간과 현격한 차이를 보였다. 법정근로시간인 주 40시간보다 일을 더 하는 근로자의 비율은 53.1%에 달했다. 법정 한도근로시간인 52시간을 초과해 근로하는 근로자의 비율도 12.9%에 달한다. 주 1일 이상 휴일 근로하는 근로자의 비율은 14.8%, 연장근로시간이 주 12시간 이상이면서 휴일 근로까지 하는 근로자도 12.6%나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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