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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이슈

‘경제 검찰’ 공정위 창의적 큰 그림 그려야

공정위 vs 재계 공방

  • 정현상 기자| doppelg@donga.com

‘경제 검찰’ 공정위 창의적 큰 그림 그려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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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CD금리 담합은 2009년에도 금감원이 포착
  • ● 금리 담합 두고 공정위 vs 금융위 기싸움
  • ●‘일감 몰아주기’ 용어 부적절 주장도
  • ● 농심, 라면값 담합 과징금 취소소송 제기
  • ● 공정위 물가관리 기관 이미지 벗어야
  • ● 행정소송 잇단 패소 체면 구겨
‘경제 검찰’ 공정위 창의적 큰 그림 그려야

김동수 공정거래위원장이 1월 16일 4대 그룹 대표 간담회에서 참석자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왼쪽부터 김용환 현대자동차 부회장, 김순택 삼성그룹 부회장, 김동수 위원장, 강유식 LG 부회장, 김영태 SK그룹 대표이사 사장.

요즘 공정거래위원회(공정위)의 위상이 하늘을 찌른다. 기업이 가장 두려워하는 기관은 검찰이 아니라 ‘경제 검찰’인 공정위라는 소리도 나온다. 대기업과 은행 등 재계에 대한 감시활동이 크게 강화돼 공정위로부터 제재를 받지 않은 곳이 드물 정도다.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 담합 조사, SK 및 롯데의 계열사 부당지원 단속, 백화점 등 유통업체 판매수수료 인하 압력, 대형 건설사 4대강 수주 담합·라면값 담합·통신 3사 및 휴대전화 제조사 불공정거래 행위 제재….

공정위 통계연보에 따르면 지난해 공정위가 처리한 사건 수는 총 3879건으로 전년보다 6.6% 증가했다. 공정위 내 최고 제재 수준인 고발이 38건으로 전년보다 100% 늘었고, 과징금 부과건수는 156건으로 136.4% 늘었다. 시정명령도 370건에 달해 전년보다 33.6% 많아졌다. 올해는 이보다 더할 것으로 보인다.

공정위의 설립 목적은 △공정하고 자유로운 경쟁 촉진 △창의적 기업 활동 조장 △소비자 보호 등을 통해 국민경제를 균형있게 발전시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시장 지배적 지위의 남용과 경제력 집중을 막고, 불공정 거래행위 등을 규제한다. 요즘 공정위는 과연 이런 설립 취지에 맞게 제 구실을 하고 있을까.

CD금리 담합 진실은

공정위를 감시하는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여야 의원들은 한결같이 공정위를 질타한다. 대기업들은 괘씸죄에 걸려 더 큰 제재를 받을 수 있음에도 과징금 결정 불복 소송을 제기하거나, 심지어 공정위 조사 자체를 불법적으로 방해하기도 한다. 공정위와 재계가 어떤 변화의 소용돌이에 휘말린 듯한 느낌이 든다. 과연 무엇이 문제인가. 신동아는 최근 벌어진 공정위와 재계의 공방을 들여다보고 그 소용돌이의 실상을 짚어봤다.

공정위의 CD금리 담합 조사 발표는 시장에 엄청난 충격을 몰고 왔다. 그 결과를 예상하기는 아직 이르지만 당장은 왜곡된 담합을 시정하고 공정한 경쟁의 장을 만드는 효과보다는 부정적 후폭풍이 거센 상황이다. 우선 금융권의 신뢰도가 크게 추락했고, 이로 인해 소비자는 금융권을 상대로 소송을 진행하고 있기도 하다. 사전에 관계 당국이 면밀히 조율해 발표했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는 이유다.

이 모(49)씨 등 3명은 8월 1일 하나은행과 국민은행을 상대로 “은행 간 CD금리 담합으로 피해를 본 만큼 이자까지 포함해 각각 700만 원씩 배상하라”며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했다. 소비자단체인 금융소비자원은 은행의 CD금리 담합 의혹과 관련해 “은행들이 3년 동안 모두 4조1000억 원의 부당 이득을 얻었고, 피해를 본 사람들은 모두 50만 명인 것으로 추정된다”며 9월 말까지 집단소송 신청자를 접수하겠다고 밝혔다.

CD금리 담합 문제가 수면으로 드러난 것은 공정위가 CD금리에 이상 징후를 발견하고 7월 17일 10개 증권사를 대상으로 조사에 착수했기 때문이다. 다른 시장 금리가 하락했던 지난 4월 9일부터 7월 11일까지 CD금리는 연 3.54%에 고정됐다. 그런데 공정위가 조사에 착수한 뒤 금융회사 한 곳이 CD금리 담합 사실을 자진신고했다. 공정위는 담합 사실을 1순위로 자진 신고한 기업에 대해 과징금을 전액 면제해주는 ‘담합자진신고자 감면제(leniency) ’제도를 두고 있다.

CD금리 담합조사에 대해 공정위는 조사 초기 단계이므로 조사와 관련해 현재 확인되거나 밝혀진 사실은 전혀 없다고 말하고 있다. 그러나 국회 대정부 질문에서 김동수 공정거래위원장은 금융사 담합에 따른 소비자 피해 가능성을 인정했다. 김광림 새누리당 의원이 “금리를 연 0.1%포인트만 담합해 올려도 은행들이 3000억 원을 부당 이익 본 것이 된다”고 주장하자, 김 위원장은 “담합해서 인위적으로 금리를 높였다면 계산상으로 그 정도 피해가 발생한다”라고 답했다. 김 위원장은 또 “은행 부서장 간담회가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며 이 모임을 조사 대상에 올리고 있음을 시사했다.

그러나 은행연합회는 보도자료를 내고 김 위원장의 간담회 관련 발언에 대해 정면으로 반박했다. 연합회는 ‘김 위원장이 언급한 간담회는 19개 은행 및 연합회의 자금업무담당 부서장을 대상으로 매월 정례적으로 개최하는 오찬 형식의 간담회로 공정거래법 등 관련법상 금지된 일체의 행위를 한 바 없다’고 밝혔다.

김석동 “담합이라 생각 안 해”

금융 감독기관 수장들의 생각도 다르다. 김석동 금융위원장은 7월 21일 국회 대정부 질문에서 “담합을 했다고 생각지 않는다”며 선을 그었다. 이는 새누리당 나성린 의원이 “담합했을 가능성이 있느냐”고 물은 데 대한 답이었다. 김 금융위원장은 “금리가 자유화됐고 금융회사들이 대출 금리를 정할 때 CD금리에 가산금리를 붙여서 결정하는 마당에 굳이 시장지표를 조작해서 얻을 이익이 크지 않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관련 조사가 진행 중이어서 담합 여부는 조사 결과가 나와봐야 알 수 있다”는 단서를 달았다. 권혁세 금융감독원장도 “단정적으로 접근해선 안된다”며 공정위의 조사에 대한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CD는 제3자에게 양도가 가능한 정기예금 증서로, 만기일 이전에 유통시장에서 거래할 수 있는 주요 단기 금융수단이다. CD금리는 금융투자협회가 지정한 10개 증권사가 매일 2회 제출하는 CD의 추정금리 가운데 최고금리와 최저금리를 제외한 8개 금리를 산술평균해 결정한다. 10개 증권사는 리딩투자, 메리츠종금, 한화, KB투자, KTB투자, LIG투자, 동부, 미래에셋, 우리투자, 하나대투 등이다. 이렇게 정해진 금리는 다음 날 은행을 비롯한 거의 모든 금융기관의 변동금리 상품에 대한 기준금리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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