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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의 경제보고서 | LG경제연구원

노인 스스로 ‘잘’ 살게 하려면

  • 고은지|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 ejko@lgeri.com

노인 스스로 ‘잘’ 살게 하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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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노인 단독가구 70% 육박
  • ● 노인 스스로 자립하게 하는 것이 ‘시니어 복지’ 해법
  • ● 안전 주택, 식사배달 등 맞춤 제품·서비스 활성화
  • ● 연령, 자산, 건강 등에 따라 고령자 집단 세분화해야
‘늙는다’는 것은 무엇일까? 사람들 대부분은 ‘쉼’이나 ‘몸이 아픈’ ‘외로움’ 등의 단어를 떠올린다. 그간 ‘노인’이란 단어에서 연상되는 것은 몸이 불편하고 살날이 얼마 남지 않아 행복하지 않은, 그런 모습이 대부분이었다.

그러나 고령자들이 달라지고 있다. 물론 젊은 층에 비해 그 비율이 높진 않지만 고령자라 하더라도 특정 질환으로부터 고통 받지 않고 경제적으로도 안정되어 즐거운 인생을 이어나가는 어른이 적지 않다. 이제 노년기는 짧고 의존적인 삶이 아니라 적극적인 건강관리와 사회활동을 통해 한결 활력 있는 삶으로 변화하고 있다.

적어도 일흔 넘어야 老人

2011년 기준 65세 이상 인구 비율은 11.3%로, 우리나라는 이미 국민 10명 중 1명 이상이 고령자인 시대로 접어들었다. 널리 알려졌듯 우리의 고령화 속도는 세계에서 가장 높은 수준으로 2060년에는 고령인구 비중이 무려 40%가 된다. 일본과 함께 최고령 국가로 전환하는 것이다. 이제 더는 과거와 같이 획일화된 기준으로 고령자를 규정하고 대응해선 안 된다. 고령인구 집단이 거대해지면서 이 집단 내 구성원들의 모습 또한 다양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노인이란 몇 살 이상을 말하는 걸까? 우리나라는 각종 법령마다 고령자 연령 기준을 달리 적용하고 있다. 기초생활보장법이나 국민연금법 등은 60세 이상을 고령자로 간주하지만 노인복지법, 노인장기요양법 등은 65세 이상으로 설정하는 식이다. 고령자를 상대로 시행하는 각종 정책이 서로 다른 기준을 적용하는 셈이어서 고령자들 사이에 혼선이 생길 수밖에 없다.

현재 고령자들은 적어도 일흔이 넘어야 노인으로 생각한다. 2011년 보건복지부가 실시한 노인실태조사에 따르면 조사대상인 60세 이상 인구집단의 83.7%가 70세가 넘어야 노인이라고 생각한다고 응답했다. 이 중에도 70~74세라고 대답한 비율이 59.1%로 가장 높았다. 65~69세라고 응답한 비율은 12.9%에 그쳤다. 1994년 조사에서는 ‘64세 미만’으로 응답한 비율이 45.6%로 가장 높았지만 2004년에는 이 비율이 13.4%, 2011년에는 3.4%에 불과하다. 노인들의 의식이 빠르게 변화하는 것이다.

반면 65세 이하 연령층에서 노인성 질환으로 고통 받는 경우가 늘고 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이 2010년 건강보험 진료비 지급자료를 분석한 결과 40, 50대의 노인성 질환으로 인한 의료 이용이 65~74세 인구와 비슷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표적인 노인성 질환인 치매의 경우 50대 환자의 진료비는 2005년에 비해 400% 증가했다.

이런 조사 및 통계 자료만 보더라도 현재의 고령자 연령 기준이 과연 적절한지 의문이 생길 수밖에 없다. 앞으로는 고령자 기준을 단순히 연령에 의해서가 아니라 실제 상태를 고려해 규정할 필요가 있다.

Aging in Place

과거에는 늙은 부모를 모시고 3대가 함께 사는 풍경이 흔했지만, 최근에는 그렇지 않다. 현재 고령자 대부분은 혼자 또는 부부끼리 살고 있다. 2011년 노인실태조사에 따르면 노인 단독가구(노인부부끼리 살거나 혼자 사는 경우) 비율이 68.1%이고 자녀와 동거하는 경우는 27.3%에 그쳤다. 노인단독가구에 해당하는 고령자들은 일상생활이나 건강관리 등을 홀로 해결해나간다. 가족이나 친구가 근처에 살아 쉽게 도움을 청할 수 있는 이도 있겠지만, 요양원 등 시설이나 다른 형태의 지원에 의지하거나 그마저도 없이 홀로 외로이 살아가는 고령자도 많을 것이다.

물론 신체마비나 치매 등 혼자 거동하기 어려운 정도라면 간호사나 요양보호사 등 타인의 도움이 절대적으로 필요하지만, 관절염 등 퇴행성 질환으로 약간의 신체적 불편이 있는 고령자라면 타인의 도움 없이 혼자 생활을 이어나갈 수 있어야 한다. 따라서 고령자 개개인이 지금 살고 있는 집에서 독립적으로, 삶의 질을 관리하면서 살 수 있게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해지고 있다. 이를 ‘Aging in Place’(AIP)라고 한다.

AIP란 고령자들의 다양한 요구에 부응하는 서비스를 확보해 스스로 자신의 필요를 해결하고 자녀 등 타인의 부담을 덜어주는 것을 의미한다. 즉, AIP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고령자들이 아플 때 치료 받을 수 있고, 원하는 곳으로 쉽게 이동할 수 있고, 외부와 다양한 소통이 가능하며, 먹고 마시는 등의 간단한 일상생활에도 도움이 되는 여러 새로운 방법이 고안되어야 한다. 고령자 니즈를 고려한 다양한 제품과 서비스가 나와야 하고, 이를 뒷받침하는 각종 시스템 및 사회 인프라가 갖춰져야 한다.

AIP 실현과 관련해 특히 부각되는 이슈는 △고령자용 주택 리모델링 △일상생활 지원 △안전관리 △건강관리 △IT 커뮤니케이션 등이다. 고령화에 대한 관심 증가와 관련 기술의 발전으로 최근 새로운 제품 및 서비스가 속속 등장하고 있는데, 이는 고령자뿐 아니라 보호자의 삶의 질을 높이는 데도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① 주택 리모델링

Barrier Free 주택 등 미국에선 활성화

신체적 능력이 약간 저하되었지만 정신이 온전하고 타인의 도움을 굳이 받을 필요가 없는 고령자를 위해서는 좀 더 안전하고 편리하게 생활할 수 있도록 주택 개조가 필요하다. 2011년 노인실태조사에 따르면 절반을 약간 웃도는 노인이 단독주택에 거주하고 있으며, 43.3%가 집 안의 계단이나 문턱 같은 높낮이 때문에 불편하다고 응답했다. 노인을 배려한 설비가 있다는 응답은 2.7%에 불과했다.

미국 하버드대 주택연구센터(The Joint Center for Housing Studies of Harvard)에 따르면 전체 리모델링 시장의 성장세는 둔화되는 추세지만 베이비부머 소비자들의 영향력이 의외로 높아지고 있다고 한다. 이들은 부엌이나 욕실 등 일반적인 리모델링뿐 아니라, 고령자를 위해 맞춤식으로 시설을 개선하는 ‘Disability Service’에 관심이 높다고 한다. 주방과 욕실, 거실, 계단, 현관 난간과 손잡이 등의 설비를 고령자의 특성에 맞게 맞춤식으로 개선해주는 것이다. ServiceMagic.com에 따르면 미국에서 Disability Service 분야는 두 자릿수의 성장을 기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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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은지|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 ejko@lger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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