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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벌보다 능력 우선 세상 활짝 열다”

고졸자 200명 정규직 채용 LH

  • 하정민│동아일보 경제부 기자 dew@donga.com

“학벌보다 능력 우선 세상 활짝 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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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절반은 지방 특성화고… 실버 채용, 여성인재 우대
  • ● 이지송 사장, 암 투병 중에도 고졸자 직접 면접
  • ● 청년인턴 508명, 실버사원 2000명 채용 등 상생 앞장
“학벌보다 능력 우선 세상 활짝 열다”
“ 일자리 창출은 최고의 복지정책입니다. LH의 고졸 채용을 계기로 우리 사회가 학력보다 실력을 중시하고, 미래 세대에게 더 많은 기회를 줄 수 있는 사회로 바뀔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뚝심 경영’ ‘불도저 경영’으로 유명한 이지송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장(73)이 폐암 투병 중에도 고졸 채용, 실버사원 채용, 여성인재 우대 등 대대적인 인사개혁에 나서 주목을 받고 있다. 인사혁신을 앞세워야만 ‘신이 내린 직장’ ‘철밥통’이라는 오명을 들어왔던 보수적인 공기업의 조직문화를 싹 바꾸고 LH에 새 바람을 불어넣을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이지송식(式) 인사개혁의 핵심은 ‘세대와 계층을 아우르는 일자리 창출’이다. LH는 2012년 3월 토지공사와 주택공사가 통합한 이후 최초로 대졸 신입사원 287명을 뽑았고, 같은 해 12월에는 고졸 신입 200명을 채용했다. 이는 공기업 최대 규모다. 대졸 및 고졸 취업 준비생을 대상으로 하는 청년인턴 인원도 508명 선발했다. 또 노인들에게도 일자리를 제공하기 위해 60세 이상 근로자를 대상으로 한 실버사원을 2000명가량 채용했다. 이로써 LH는 2012년 한 해에만 청년층에 1000개, 노년층에 2000개의 일자리를 제공하겠다는 소위 ‘일자리(JOB) 3000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

이 사장은 2009년 10월 자산 150조 원, 연간 매출액 15조 원에 달하는 슈퍼 공룡 공기업 LH의 초대 수장으로 부임했다. 지난 4년간 일흔이 넘은 나이에도 불구하고 전국을 누비며 노익장을 과시해온 그는 “인사개혁을 통한 일자리 창출에 ‘올인’해 국민 공기업의 임무를 다하겠다”는 각오가 대단하다.

고졸 사원, 100% 정규직

“학벌보다 능력 우선 세상 활짝 열다”

신입사원들과 포즈를 취한 이지송 한국토지주택공사 사장(가운데).

LH는 2012년 12월 5일 200명의 고졸 신입사원 합격자를 발표했다. 고졸 선발은 LH 창사 이래 처음으로 이를 통해 LH는 2012년 뽑은 신입사원 중 41%를 고졸로 채웠다. 이는 고졸 채용을 장려하는 정부가 내세운 권고안 20%보다 두 배 많은 수치다.

LH가 이렇게 대규모 고졸 채용을 할 수 있었던 것은 철저한 직무 분석 덕분이다. LH는 정부의 고졸 채용 확대 정책에 부응하기 위해 2011년 10월부터 2012년 1월까지 어떤 직무가 고졸에 적합한지를 분석했다. 그 결과 토지 측량, 주택임대 관리, 주택 하자보수 관리 등이 고졸 출신에게 적합하다는 결론을 얻었고 이에 관한 7개 직군에서 총 200명을 선발했다.

LH의 고졸 채용이 특히 눈길을 끄는 이유는 이들이 인턴기간이 없는 100% 정규직이라는 사실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금융업계를 고졸 채용의 선두주자로 평가하지만 금융권 고졸 채용자의 80%는 비정규직이어서 LH와 큰 대조를 보인다. LH는 이번 고졸 채용에서 상대적으로 소외됐던 지방 특성화고 출신 학생을 합격자의 절반인 100명으로 충당했다. 여성 합격자도 55명이다.

이 사장은 고졸 채용이 한창 진행 중이던 지난해 11월 초 폐암 수술을 받았다. 수술 직전에는 모친상도 치렀다. 심신이 지칠 대로 지친 상태였지만 그는 수술 직후 최종 면접을 받은 600여 명의 학생들을 모두 만나보는 등 고졸 채용에 대단한 열의를 보였다.

이 사장은 “면접을 해보니 가정 형편 등으로 대학 진학을 포기했지만 상당한 실력을 갖춘 인재들이 많았다”며 흐뭇함을 감추지 않았다. 그는 “고졸 사원들에게 일정 기간이 지나면 대졸 사원과 동등한 승진 기회를 제공할 방침”이라며 “그 첫걸음으로 올해부터 사내에 대학 교육 과정 등을 신설해 이들을 대졸 사원 못지않은 인재로 육성하겠다”고 강조했다.

이 사장은 “공기업은 일반 기업과 달리 일자리를 제공할 때 사회 취약계층에 대한 배려를 우선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의 이런 고용 철학은 노인층에게도 이어진다. 이 사장은 재취업이 쉽지 않은 노령층에게 일할 수 있는 기회를 준다는 취지로 2010년 3월 공기업 최초로 60세 이상 근로자를 대상으로 한 실버사원 채용을 도입했다. 재취업의 기회를 잡기 어려운 노인 인력을 활용하면 그동안 인력 부족에 허덕였던 임대아파트 관리에 숨통이 트이고 사회안전망도 튼튼하게 만들 수 있다는 판단에서였다. 2010년은 물론이고 2012년 두 번째로 실버사원을 뽑을 때도 2000명 채용에 1만9000명가량이 지원할 정도로 인기가 대단하다.

LH 실버사원은 2012년 3월부터 11월까지 8개월 동안 전국 657개 임대주택단지 51만2000가구에 배치돼 임대 상담, 입주자 실태조사, 단지 내 시설물 안전 및 순회점검, 취약가구 지원 등 임대아파트 관리업무의 도우미 역할을 했다. 2012년 채용자들은 2010년 채용자들보다 근무기간도 2개월 연장됐고, 급여도 월 10만 원이 더 많은 60만 원을 받고 있다. LH 관계자는 “실버사원의 일자리 만족도가 매우 높다”며 “실버사원 채용이 어르신들에게 삶의 활력과 자신감까지 불어넣어주고 있어 뿌듯하다”고 말했다. 실제 LH가 코리아리서치에 의뢰해 실시한 ‘실버사원 만족도 설문조사’ 결과 실버사원 종합만족도는 77점으로 나타났다. 건강 만족도는 80, 경제 만족도는 70점으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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