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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의 경제보고서 | LG경제연구소

‘중간재’ 시대는 끝 중국 소비자를 유혹하라!

위기의 중국 특수

  • 박래정 | LG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 ecopark@lgeri.com 정성태 | LG경제연구원 책임연구원 st@lgeri.com

‘중간재’ 시대는 끝 중국 소비자를 유혹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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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중국이 주는 ‘부가가치 창출효과’, 2004년 이후 내리막길
  • ● 소비 중시 중국경제, 한국엔 ‘위기’
  • ● 기술격차 벌리고 제품력·마케팅·유통 역량 키워야
‘중간재’ 시대는 끝 중국 소비자를 유혹하라!
중국이 서해 건너편이 아니라, 유럽이나 미주대륙 부근에 있었다 치자. 이렇게 많은 한국기업이 중국으로 넘어가 조업할 수 있었을까. 저임의 풍부한 노동력, 외국자본에 대한 파격적인 혜택 등은 한국기업이 너나없이 중국에 생산거점을 마련한 중요 배경이지만, ‘지근거리(至近距離)’가 아니었다면 중국행은 쉽지 않았을 터다. 오히려 ‘메이드 인 차이나’ 제품의 저가공세에 속수무책으로 당했을 공산이 높다.

한중 간 끈끈하게 짜인 현재의 분업구조도 물류비용이 대만을 제외하면 세계에서 가장 저렴했기에 가능했음을 부인하기 어렵다. 인천~베이징의 비행거리는 베이징~상하이보다 훨씬 짧다. 전남 광양~상하이의 뱃길은 상하이~충칭(重慶)의 절반이다. 물류비의 중요성은 중국에 진출한 한국기업들이 중국의 수많은 저임 연해 거점 중에서도 유독 한반도와 가장 가까운 산둥(山東)성에 많이 포진해 있는 데서도 확인된다.

천혜의 경제지리적 우위 덕택에 1990년대 들어 토지 및 인건비 상승으로 도산위기에 몰렸던 한국의 많은 노동집약형 기업이 생존 공간을 확보할 수 있었다. 중국이 제공한 글로벌 최저가 생산거점에서 한국산 부품과 원자재를 투입, 최종제품을 생산해 미국 유럽 등 제3국으로 수출하는 과정에서 한국은 이른바 ‘중국 특수’를 누려왔다. 제품은 중국 항구에서 세계로 나가지만 상당한 부가가치가 한국으로 들어왔다. 중국이 세계의 공장에서 ‘시장’으로 변모해가는 지금도 이 같은 특성은 크게 바뀌지 않았다. 제품의 최종 목적지가 중국시장으로 변해갈 뿐이다.

이밖에 중국산 농산물이나 공업제품 역시 국내 물가안정에 크게 기여해온 점을 감안한다면, 한국경제가 누려온 중국 특수는 크게 ▲중국향(向) 수출품이 국내에 떨어뜨리는 부가가치 ▲중국산 수입품이 국내 물가에 미치는 안정 효과로 양분된다. 다만 중국산 수입품은 국내 부가가치를 감소시키는 부정적인 효과 또한 있다.

이 보고서는 중국으로 수출되는 제품이 한국에 남기는 부가가치 분석에 집중해서 쓰고자 한다. 우선 중국 특수의 변화 양상을 자세히 살펴보자.

‘중간재’ 수출 많아

1978년 중국이 개혁개방 정책으로 돌아선 이후 한국의 대중 수출은 급격히 늘어왔다. 1980년 1500만 달러에 불과했던 대중 수출액(본토 기준)은 2011년 1342억 달러, 2012년 1222.9억 달러(1~10월)로 연평균 34%씩 증가해왔다. 같은 기간 한국의 전체 수출액이 12%씩 증가했다는 점과 비교해도 ‘중국 효과’를 간단히 짐작할 수 있다.

전체 수출액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도 해마다 상승해왔다. 1980년 0.1%였던 대중국 수출비중은 1992년 수교 이후 가파른 상승세를 타면서 2000년 11%, 2012년 24%로 최대 교역 상대국으로 부상했다. 1980년 이후 국가별 수출 비중에서 미국이 가장 높게 나타났지만, 2003년 이후엔 중국이 더 높아진다. 특히 중국이 중화학공업에 대한 투자를 크게 늘린 2003년과 세계 금융위기 극복 차원에서 중국 정부의 재정투자가 크게 확대된 2009~2011년에 대중 수출 비중이 3%p나 급상승했다.

대중 수출의 성격 중 부가가치 면에서 가장 먼저 따져봐야 하는 점은 ‘어느 정도의 가공을 거쳐 수출되는가’이다. 2011년의 경우 부품부분품-반제품-소비재-자본재-1차 산품 순으로 비중이 높았다. 곧바로 소비나 투자에 쓸 수 있는 제품보다 중간재의 수출 비중이 매우 높은 것이다.

반제품의 비중은 2001년 57%에서 꾸준히 하락해 36%(2011년) 수준이며, 부품부분품은 25%에서 49%까지 상승했다. 소비재는 2000년부터 하락과 상승을 반복하며 11~12%대를 유지하고 있다. 반면 자본재는 2000년대 후반부터 3~4% 내외에서 정체 내지는 하락하는 추세이다.

소비재 비중이 최근 상승하고 있지만 여전히 생산에 투입되는 중간재인 반제품과 부품부분품의 비중이 84.3%(2011년)로 매우 높다. 이 사실은 한국이 중국 소비자에게 직접적으로 고객가치를 제공하기보다는, 중국에서 조업하는 기업(한국기업 포함)에 기여하는 비중이 훨씬 높다는 의미다. 떠오르는 중국의 소비재 시장이나 해외시장을 겨냥한 중국 내 기업에 수출함으로써 시장 성장 기회를 간접적으로 활용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중국 제조’ 부가가치 크지 않아

이런 대중 수출의 성격이 한국에만 국한되는 건 아니다. 일본이나 대만 기업들도 원가경쟁력이 뛰어난 중국에서 생산거점을 육성해왔고, 그 결과 일본이나 대만의 대중 수출에서도 중간재 비중은 매우 높다. 미국, 유럽 등 선진국 기업들은 물류비 부담이 큰 까닭에 중국 내수시장용 생산거점을 세운 뒤 중간재를 들여오는 형태를 보이고 있다. 중국 내수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미국과 유럽의 자동차 기업들이 대표적인 사례다.

한국의 대중 수출품을 산업별로 나눠보면 전기전자 제품 비중이 가장 높다. 2001년 30%에서 10년 만에 47%까지 치솟았다. 그런데 전기전자 수출품 역시 가공단계로 분류해보면, 최종소비재(14.2%)보다 부품부분품의 비중(83.3%)이 압도적으로 높다(2011년 기준). 한국산 중간재가 중국 현지 조립라인에 투입돼 최종 완성된 뒤 중국시장은 물론, 제3시장으로 팔려나가기 때문이다. 특히 반도체, 디스플레이의 비중이 높다. 전기전자 다음의 주력 수출 품목은 나프타 등 석유화학제품(17%)이며, 이밖에 석유류 제품과 자동차, 조선 등 수송기계가 각각 10%, 8%의 비중을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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