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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의 경제보고서 | LG경제연구원

‘아베노믹스’ 효과엔 한계 엔저 흐름 약해질 것

  • 이지평 | 수석연구위원 jplee@lgeri.com 배민근 | 책임연구원 hybae@lgeri.com

‘아베노믹스’ 효과엔 한계 엔저 흐름 약해질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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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달러당 90엔 돌파 … 막 내린 엔고 시대
  • ● 달라진 원화 위상 … 대체안전자산으로 급부상
  • ● 1100원 지키면 ‘엔저쇼크’ 버틴다
‘아베노믹스’ 효과엔 한계 엔저 흐름 약해질 것
지난해 10월 이후 엔화 약세가 뚜렷해졌다. 올해 1월 들어서는 엔화 환율이 달러당 86~92엔 수준에서 등락을 거듭하는 엔저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한때 달러당 122엔대(2007년 7월)에 달했던 엔화의 장기 강세 기조는 이제 끝난 것처럼 보인다.

엔화 환율은 과거에도 강세와 약세를 반복해왔다. 은 실제 환율과 환율의 중기 추세를 보여주는 12개월 이동평균선, 장기 추세를 보여주는 24개월 이동평균선을 함께 나타낸 것이다. 실제 환율이 12개월선과 24개월선을 뚫고 올라가면 강세에서 약세로 추세 전환이 확실하다고 볼 수 있다. 2012년 초엔 엔/달러 환율이 12개월선을 벗어났지만 24개월선을 뚫지 못해 그 후 다시 강세로 돌아섰다. 그러나 최근에는 24개월선을 뚫고나와 엔화 약세로 추세 전환이 보다 명확해졌다. 2011년 초엔 일본은행이 양적금융 완화를 확대하고 인플레이션을 유도하려는 분위기가 감지되긴 했어도 이를 확실하게 추진하지 않았던 데 반해, 이번에는 아베 정권의 강력한 금융완화 및 엔저 의지가 반영되면서 엔고에서 엔저로 추세 전환이 좀 더 명백해지고 있다.

다른 주요 통화들과 비교해도 엔화 가치의 하락 폭은 유난히 크다. 2012년 하반기 이후 최근까지 노르웨이의 크로네가 달러에 대해 7.9% 절상된 것을 비롯, 유로와 스위스프랑이 각각 5.7%, 4.6%, 원화가 4.6%, 위안화가 2.0% 절상된 데 반해 엔화는 14.7%나 절하됐다.

“무제한 양적금융완화”

경기부진이 심화되고 양적완화 확대 필요성이 크게 높아지면서 ‘안전통화’로서 엔화의 매력이 상당히 약화됐다. 반면 원화 및 원화자산에 대한 평가는 과거에 비해 크게 향상됐다. 일정한 수준의 수익성과 더불어 안전성도 크게 높아진 것으로 평가되면서 원화는 국제사회에서 대체안전자산(alternative safe haven)으로 부각되고 있다. 그 결과 원/엔 환율도 빠르게 하락, 2010년 초 이후 3년 만에 1100원대에 진입했다.

2007년 리먼 쇼크 이후 6년째 지속돼 온 엔고 사이클이 최근 끝날 조짐을 보이는 것은 글로벌 금융시장의 위험이 완화되는 상황에서 일본의 국제수지가 악화되고, 일본 정부의 엔저 정책에 대한 기대가 고조됐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해 11월 아베 내각 출범이 확실해지면서 10월 초부터 이미 약세를 보이기 시작한 엔화의 하락세가 더욱 빨라졌다. 신임 아베 총리는 선거 과정에서 ‘2~3% 물가상승을 목표로 무제한으로 금융을 완화하겠다’‘일본은행법을 개정해 일본 정부가 발행한 국채를 시중에 유통시키지 않고 일본은행이 직접 인수하도록 하겠다’는 등 초강경 발언을 거듭하며 엔화 약세에 대한 기대를 고조시킨 바 있다.

그동안 일본은행은 미국의 양적금융완화에 대항하는 수준으로 양적금융완화 규모를 확대해왔고, 지난해 초에는 일본은행의 이러한 인플레이션 정책에 대한 기대로 일시적으로 엔저 현상이 나타나기도 했다. 이번에는 아베 내각이 ‘무제한’ 양적금융완화, 그리고 일본은행으로 하여금 2~3%의 물가상승 목표 설정을 강제하겠다고 했기 때문에 국내외의 투자가들이 본격적으로 엔화 매각에 나섰다.

그간 일본 경제의 디플레이션이 지속됨으로써 미국 등 여타 국가와의 물가상승률 격차는 벌어졌고, 이것이 엔화에 대해 중장기적인 절상 압력으로 작용해왔다. 하지만 새로 출범한 아베 내각이 인플레이션 유도를 공공연하게 내세우면서 엔화 환율의 중장기 흐름에도 변화 가능성이 감지된다. 아베 내각이 인플레이션과 엔저를 공약처럼 내세우면서 중의원 선거에서 대승한 데다 오는 7월에는 참의원 선거도 예정돼 있어 당분간 일본 정부는 민의를 내세워 엔화 약세 유도에 전력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일본은행이 직접 정부 국채를 인수하는 방안은 부작용이 클 것으로 판단된다. 명목 GDP의 2배가 넘는 막대한 정부 부채를 안고 있는 일본은 해마다 재정적자가 누적되고 있다. 일본 국채에 대한 신뢰가 하락해 금리가 2~3%p만 급등해도 재정에 미치는 충격이 클 수밖에 없다. 국가 예산 편성조차 어려워질 수도 있다. 일본 국채를 대량으로 보유한 일본계 은행들은 국채가격 하락으로 막대한 투자 손실을 입게 돼 다시금 금융경색에 빠질 수 있다. 더군다나 이런 영향은 일본 국내로 국한되지 않을 것이다. 구미 금융기관들이 리먼 쇼크 이후 아시아를 포함한 전 세계에서 대출자산 회수에 나선 상황이다. 그 공백을 메우고 있는 일본계 은행마저 자산 매각에 나설 경우 글로벌 금융경색이 심화될 우려도 있다.

아베 내각은 전통적으로 대규모 공공사업을 선호하는 자민당 정책을 기반으로 현재 사업규모 20조 엔이 넘는 긴급 경제대책을 준비하고 있다. 200조 엔 규모의 국토정비계획도 밝혔다. 대규모 경기부양책 및 공공사업 실행으로 재정적자가 확대되고 국채발행 물량도 크게 늘어날 것이다. 아베 정권은 이를 일본은행이 인수하게 함으로써 인플레이션을 용인하고 엔화 약세를 유도하겠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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