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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한회사 전환으로 ‘감시망’ 벗어나다

루이비통코리아, 잡코리아, 대구텍의 공통점은?

  • 강지남 기자 | layra@donga.com

유한회사 전환으로 ‘감시망’ 벗어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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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2007년 이후 85개사, 유한회사 돼 외감(外監) 의무 면제
  • ● “의사결정 효율 높이기 위해” VS “1인 주주면 별 차이 없다”
  • ● 유한회사 취지 살리면서도 악용 막는 ‘묘안’ 짜내야
유한회사 전환으로 ‘감시망’ 벗어나다

루이비통코리아는 2012년 11월 유한회사로 전환해 외부감사 의무에서 제외됐다.

‘명품(名品)’이란 과거엔 장인이 ‘한 땀 한 땀’ 공들여 만든 제품을 가리켰지만, 지금은 소비자에겐 선망의 대상, 사업가에겐 수익성 높은 비즈니스다. 1854년 프랑스 파리의 가방전문점에서 시작해 지금은 세계 최대 럭셔리 브랜드로 손꼽히는 루이비통이 그 대표적 사례다.

세계적 명성답게 한국에서도 비즈니스로서 루이비통의 파워는 막강하다. 인천공항 면세점에 ‘세계 최초의 루이비통 공항 매장’을 유치하기 위해 면세점 업계 양대 축인 신라와 롯데가 법정 다툼을 벌인 일, 인천공항이 상대적으로 낮은 임대료 등 루이비통 측의 요구를 거의 다 수용한 일 등이 지난 1~2년 사이 세간에 널리 알려진 바 있다.

인천공항 루이비통 매장의 성적을 보면 신라, 롯데, 인천공항이 루이비통에 ‘목을 맨’ 사정이 이해되는 면도 있다. 인천공항이 이미경 민주당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2012년 한 해 동안 루이비통은 인천공항에서 1027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 인천공항 면세점의 연간 매출이 1조9462억 원이니, 루이비통 하나가 전체 매출의 5%를 차지한 셈이다. 수백 개 브랜드가 인천공항 면세점에 입점해 있음을 감안하면 루이비통의 존재감은 단연 돋보인다.

한국에서 면세점 이외의 사업을 총괄하고 있는 루이비통코리아 역시 거침없는 상승세를 타고 있다. 2011년 매출액이 4973억 원으로 5년 만에 4배 이상으로 뛰었다(2006년 1212억 원). 기업의 모든 이익에서 비용과 손실을 뺀 당기순이익도 2008년까지는 70억 원 정도였지만, 2009년부터는 400억~560억 원 수준으로 수직 상승했다. 당기순이익률(당기순이익/매출액)도 2009년 이후 9% 이상을 유지하고 있다(국내 제조업의 당기순이익률은 대체로 2~4% 수준).

루이비통, 2년 연속 高배당

기업의 일자리 창출 효과를 간접적으로 짐작해볼 수 있는 급여, 퇴직급여, 복리후생비는 해마다 늘긴 했으나 매출액이나 당기순이익처럼 드라마틱하진 않다. 그간 명품업계의 소홀한 사회공헌활동이 종종 언론의 도마에 오르곤 했는데, 루이비통코리아가 지출한 기부금도 가장 많은 해가 2억1000만 원(2011년)으로 매출의 0.04%에 해당하는 미미한 수준이다. 그런가 하면 국내 게임업계는 매출 대비 1%인 사회공헌 기여금액이 너무 적다는 비판이 일자 최근 2%로 끌어올리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한편 2010년부터 루이비통코리아는 주주에게 그해 당기순이익과 비슷한 규모의 배당금을 지급하기 시작했다. 2010년 440억 원(당기순이익 400억 원), 2011년 400억 원(당기순이익 448억 원)이 배당됐다. 자본금이 86억 원이니 자본금의 5배에 해당하는 고배당이다. 루이비통코리아의 지분은 프랑스 본사 루이비통말리티에(Louis Vittion Malletier S.A.)가 100% 갖고 있어 배당금 전액을 본사가 가져간다.

유한회사 전환으로 ‘감시망’ 벗어나다
위에서 살펴본 루이비통코리아의 경영정보는 이 회사가 금융감독원에 매해 제출하는 감사보고서를 통해 파악된 것이다. 하지만 2012년 이후의 경영정보는 알 수 없게 됐다. 루이비통코리아가 지난해 11월 상법상 주식회사에서 유한회사로 전환함에 따라 더는 금융감독원에 감사보고서를 제출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주식회사의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에 의거, 자산총액 100억 원 이상인 주식회사에 대해 외부감사를 의무화하고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fss.or.kr)에 접속하면 누구나 ‘외감(外監)기업’들의 경영정보를 열람할 수 있다. 하지만 회사 형태를 유한회사로 전환하면 더는 주식회사가 아니기에 외감 의무가 없어진다.

우리 상법은 주식회사(Stock Company), 유한회사(Limited Liability Company), 합자회사(Limited Part-nership), 합명회사(General Partner-ship) 등 4가지 회사 유형을 두고 있다. 대다수 회사는 주식회사를 선택한다. 국세통계연보에 따르면 전체 46만여 개 회사 중 43만7000여 개가 주식회사다. 비율로는 95%다.

그런데 최근 들어 유한회사가 급증하는 추세가 뚜렷해졌다. 2012년 현재 2008년 대비 주식회사는 23.4% 증가했지만, 유한회사는 41.4% 늘었다. 특히 2011년에 주식회사는 전년 대비 4% 증가했지만, 유한회사는 13%나 늘었다. 2012년 유한회사 수는 1만8800여 개로 전체 회사의 4% 수준이다.

소규모 폐쇄적 기업이 ‘선호’

그렇다면 어떤 회사들이 유한회사 형태를 취할까. 유한회사는 주식회사와 마찬가지로 사원(주주)이 자신의 출자금액을 한도로 책임을 지는 물적 기반의 회사지만, 주식회사보다 인적 유대를 더 중시하는 소규모의 폐쇄적 기업에 적합한 형태다. 기업 인수합병(M·A) 전문 변호사인 법무법인 세종의 임재우 변호사가 설명하는 유한회사의 특징은 세 가지다.

첫째, 주식회사와 달리 회사 정관(定款)을 유연하게 만들 수 있다. 둘째, 주식회사와 달리 증서(證書)를 발행할 수 없어 사실상의 지분 양도가 어렵다. 이런 점이 폐쇄적인 경영을 원하는 기업에 장점으로 작용한다. 셋째, 미국 투자자의 경우 해외투자법인이 유한회사라면 본국에서 세법상 ‘Pass Through’ 원칙이 적용돼 세제상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임 변호사는 “인적 유대를 중시하는 내외국인 합작회사에 유한회사가 바람직하다고 과거부터 조언해왔다”며 “최근 들어 유한회사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개선되면서 유한회사를 선택하는 경우가 많아졌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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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유한회사 형태를 취하고 있는 기업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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