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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의 경제보고서Ⅱ | 삼성경제연구소

부하가 던진 ‘돌직구’ 피하지 말라

조직의 실패 막는 ‘否定의 힘’

  • 김기호 |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 with1210.kim@samsung.com

부하가 던진 ‘돌직구’ 피하지 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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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긍정적 피드백이 毒 될 수도
  • ● 직언, 비판 감수 않는 조직은 必敗
  • ● 늘 실패 가능성 고려해야
부하가 던진 ‘돌직구’ 피하지 말라
긍정의 힘을 강조하는 현상이 사회적으로 일반화하고 있다. 서점가에서는 ‘긍정의 힘’(조엘 오스틴), ‘시크릿’(론다 번) 등 긍정의 가치를 담은 책이 밀리언셀러에 등극했고, 고통스러운 상황에서도 웃음으로 일관하는 개그맨 노홍철은 ‘노긍정’이란 애칭으로 불리면서 좋은 이미지를 쌓았다. 반면 부정적인 태도는 바람직하지 못한 것으로 치부된다. ‘에너지 버스’란 책을 히트시킨 저자 존 고든은 “부정적인 생각과 에너지를 가진 사람은 ‘에너지 뱀파이어’이므로 아예 멀리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긍정적인 태도가 조직의 성과를 높이는 데 효과가 있는 건 분명한 사실이다. 기업 컨설턴트 마셜 로사다 박사가 기업의 60개 부서를 대상으로 행동과 실적 관계를 비교·분석한 실험 결과(2009)에 따르면 성과가 높은 팀에서 긍정적인 발언과 감정이 성과가 낮은 팀에 비해 8배 이상 높게 나타났다.

그러나 무조건적인 긍정과 낙관적인 태도에는 치명적인 위험요소가 내재한다. 극단적인 긍정주의는 위기를 초래할 소지가 다분한 것으로 여겨지는데, 미국 사회비평가 바버라 에런라이크는 미국에 만연한 극단적 긍정주의를 ‘긍정교’라 부르며 이것이 경제위기의 근원이라고 주장한다. 긍정의 힘을 믿고 자만하면 자신에게 유리한 사실만 채택하고, 그로 인해 문제의 본질과 결점을 무시하는 경우가 발생하는 게 사실이다.

‘긍정敎’가 美 경제위기 근원?

그 예가 영국 런던의 밀레니엄 돔(Millennium Dome) 프로젝트의 실패다. 이 프로젝트를 추진할 당시 프로젝트 주체는 ‘연간 최대 1200만 명의 방문객을 유치할 수 있다’ 등 긍정적인 전망만 선별해 유리하게 해석했다. 그러나 이런 예상은 흥미 있는 콘텐츠, 합당한 입장료 등 다른 주요 요건들이 모두 충족될 때만 가능한 최대 수치라는 사실을 놓치고 말았다. 실제로 돔을 찾은 관람객은 650만 명에 불과했고, 결국 개관 1년 만에 폐관하게 됐다.

부정적 태도와 감정이 현실을 보다 냉철하게 볼 수 있게 하고, 올바른 판단을 내리는 데 더욱 효과적이란 연구결과도 있다. 호주 뉴사우스웨일스대 조지프 포가스 교수(심리학)는 “대상을 부정적으로 바라보면 의견에 쉽게 수긍하지 않기 때문에 잘 속지 않고 판단력을 증진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했다.

따라서 부정을 무조건 배척하기보다는 내재된 장점을 지혜롭게 활용하는 방법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 물론 부정 일변도의 자세는 바람직하지 않으나, 부정적 성향은 때로 가치 있게 작용한다. 에릭슨의 전(前) CEO 랄스 람크비스트는 “적당한 걱정은 나의 스승이자 동기를 부여해주는 존재”라고 했고, 애플 창업자 스티브 잡스도 “언젠가 죽을 것이란 사실을 기억하는 것이야말로 무언가 잃을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을 피할 수 있는 최선책”이라고 했다.

‘부정의 힘’(Negativity)은 ‘상사와 부하 간의 관계’ 및 ‘조직 차원’에서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 그 3가지 활용법을 살펴본다.

첫째, 부정적 피드백을 적절히 활용한다. 우리는 보통 칭찬과 같은 긍정적 피드백만이 부하직원에게 도움이 되는 것으로 생각하지만, 그것은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 과도한 칭찬과 격려는 심리적 압박을 주고, 자기 성장에 걸림돌이 된다. EBS ‘다큐프라임’에서는 2010년 한 학교에서 ‘칭찬받는 그룹’과 ‘칭찬받지 못하는 그룹’으로 나눠 실험을 진행했다. 그 결과 칭찬받는 학생들은 계속 인정받고 싶은 욕구로 인해 커닝을 하거나 도전적 과업을 포기하는 경향을 보였다.

부정적 피드백은 직원의 말과 행동이 잘못됐다고 느꼈을 때 리더가 올바른 방향으로 이끌어주는 일련의 행위다. 무작정 꾸짖으며 공격하는 ‘질책’과는 다른 것임을 명심하자. 또한 ‘하버드비즈니스리뷰’에는 긍정적 피드백이 초보자에게 열정적 태도와 장애 극복의 힘을 주지만, 전문가나 숙련자에게는 부정적 피드백이 발전하는 데 더 도움이 된다는 글이 실린 적이 있다. 따라서 숙련된 직원에 대해서는 부정적 피드백을 적극적으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

‘인격 공격’대신 ‘행동 지적’

부정적 피드백이 동기 부여 및 성과 제고에서 순기능을 발휘하려면 이를 자연스럽게 수용하는 조직문화가 전제돼야 한다. 일본전산(日本電算)이 성장한 배경에는 ‘호통 리더십’ 문화가 자리 잡고 있다고 한다. 이 회사 나가모리 시게노부 사장은 “호통이 직원에게 관심을 표현하고 승부욕을 끌어내는 방법”이라며 “당당하게 호통치라”고 주문한다. 컴퓨터회사 레노버(LENOVO)의 류촨즈 회장 역시 “솔직하고 제대로 된 피드백을 주는 것은 조직 관리자의 중요한 책무”라고 강조한다.

물론 부정적 피드백에서도 올바른 기술을 활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야단치는 것이 아니라 바람직한 행동으로 인도하는 것이 포인트다. ‘유능한 리더의 일 시키는 기술’(야스다 겐지, 2006)에서 발췌한 4가지 부정적 피드백의 기술을 소개한다. △인격을 공격하지 말고 행동을 지적한다 △좋은 점을 인정하되 개선 필요성이 있는 것을 최대한 자세하게 설명한다 △리더는 항상 ‘부하직원을 육성한다’는 마음가짐을 염두에 둔다 △리더 자신이 직원에게 기대하는 행동에 대해서도 구체적으로 말해준다.

부하가 던진 ‘돌직구’ 피하지 말라

긍정적 전망에만 의지하다 실패한 영국 런던의 밀레니엄 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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