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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전 브로커’ 오희택, 여권 실세 끌어들여 KT&G와 컨설팅 계약

  • 한상진 기자 | greenfish@donga.com

‘원전 브로커’ 오희택, 여권 실세 끌어들여 KT&G와 컨설팅 계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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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담배공장 신설 등 미얀마 담배 사업 명목
  • ● ‘민영진 KT&G 사장 연임 도운 대가’ 소문
  • ● 여권 실세 이영수 KMDC 회장과 사업 추진키로
  • ● 오 씨 측근 “박영준, 한국정수공업에서 80억 받기로”
  • ● KT&G “오 씨와 계약한 건 사실, 민 사장과는 무관”
‘원전 브로커’ 오희택, 여권 실세 끌어들여 KT&G와 컨설팅 계약

‘원전 브로커’ 오희택 전 한국정수공업 부회장(왼쪽), 오 씨와 함께 KT&G 미얀마 담배사업에 뛰어든 KMDC 이영수 회장.

‘원전(原電) 브로커’ 오희택(55, 구속) 씨가 올해 초 KT&G(사장 민영진)에서도 억대의 컨설팅비를 받아간 사실이 확인됐다. 진위 여부는 불분명하지만, KT&G 주변에서는 오 씨가 민영진 사장의 연임에 힘을 써주고 받은 대가가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민 사장은 올해 2월 KT&G 사장 연임에 성공한 바 있다. 오 씨는 원전 설비업체인 한국정수공업(회장 이규철)으로부터 로비 자금을 받아 박영준 전 지식경제부 차관에게 건넸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오 씨는 미얀마에 KT&G 담배공장을 설립하는 등 미얀마에서의 담배 관련 사업 일체를 컨설팅한다는 명목으로 지난해 12월경 KT&G와 수억 원대의 컨설팅 계약을 약속했다. 그리고 올해 5월 본 계약을 체결하면서 1억 원을 계약금으로 받아갔다. 흥미로운 사실은 이 사업에 여권 실세인 이영수 KMDC 회장이 파트너로 참여하고 있다는 점. 오 씨는 KT&G로부터 받은 미얀마 사업권을 KMDC에 주겠다고 약속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와 관련해 이영수 회장은 다음과 같이 말했다.

“올해 2~3월경 오희택 씨가 KT&G에서 생산한 담배를 미얀마에 수출하고, KT&G의 유휴 설비를 이용해 미얀마에 담배공장을 설립하는 등의 사업을 제안해 온 사실이 있다. 그러나 본 계약이 진행되기 전에 원전 비리 의혹이 터졌다. 아직 돈이 오간 것은 없다. 오 씨가 KT&G와 컨설팅 계약을 체결하고 계약금을 받아간 사실도 최근에야 알게 됐다.”

이 회장은 1992년부터 신한국당과 한나라당 청년위원장과 대선후보 경호실장을 맡는 등 하부조직을 지속적으로 관리해온 여권의 숨은 실세. 2007년 대선 때는 이명박 후보, 지난해 대선 때는 박근혜 후보가 당선되는 데 기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도 전국에 수십만 명의 회원을 가진 조직 ‘뉴한국의 힘’을 사실상 이끌고 있다. 여권에서 규모가 가장 크고 역사가 오래된 조직이다. 지난해 대선을 앞두고 새누리당 정치쇄신특별위원장을 맡아 박근혜 캠프에 일조한 안대희 전 대법관과는 동서 간이다.

지난해 말 첫 접촉

오 씨가 KT&G와 처음 접촉한 시점은 지난해 11월경이다. 오 씨와 친분이 있는 KT&G의 한 고위 임원이 연결고리가 된 것으로 전해진다. 대선을 한 달여 앞둔 당시 KT&G는 민 사장의 연임 문제로 속을 끓이고 있었다. 검찰, 국세청 등 사정기관에 민 사장의 비리 의혹 관련 투서가 접수된 것도 그 즈음이다. 민 사장이 연임을 위해 정치권 등을 대상으로 로비를 벌인다는 말도 나왔다. 경찰, 검찰, 국세청은 이 투서 내용을 근거로 올해 초부터 KT&G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신동아 2013년 6월호 ‘KT&G 로비·비자금 의혹 전말’ 참조). 지난 6월 초, 경찰은 민영진 사장 등 KT&G 임원 6명을 부동산 관련 비리 의혹 등으로 출국금지 조치했다.

경북 포항이 고향인 오 씨는 1990년대 초반 김영삼 대통령 시절부터 여권과 관계를 맺었다. 건설회사를 운영하면서 한 때 큰돈을 벌었고, 한나라당 중앙위원회 건설분과위원장을 맡기도 했다. 최근까지 재경포항중고동창회장을 지내 ‘영포(영일-포항) 라인’의 핵심으로 분류된다. 이명박 정부 때 포항고등학교 총동창회장을 지냈고, 박영준 전 지식경제부 차관의 돈세탁 창구로 알려져 있는 이동조 제이앤테크 회장과도 가깝다고 한다. 오 씨와 가까운 한 포항지역 인사는 “오 씨가 이동조 씨를 통해 박 전 차관과도 잘 알고 지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오 씨는 KT&G와 컨설팅 계약을 하는 과정에서 자신의 딸이 명목상 대표이사를 맡고 있는 J시스템을 내세웠다. J시스템은 오 씨가 KT&G와의 사업을 위해 인수한 일종의 페이퍼 컴퍼니다. 오 씨의 딸은 지난해 11월 5일 J시스템 설립과 함께 대표에 취임했다. 오 씨는 부동산 매매업 등을 사업 목적으로 하는 J테크를 인수해 J시스템으로 이름을 바꾼 뒤 사업 목적에 ‘해외 신규사업투자 타당성 검토지원업무 및 기타 관련된 부대사업 일체’를 추가했다. 올해 5월 7일의 일이다. 그리고 보름 후인 5월 20일 KT&G와 정식으로 컨설팅 계약을 맺고 계약금조로 1억 원을 받아갔다. 오 씨가 계약금 1억 원을 어디에 사용했는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오 씨가 페이퍼 컴퍼니를 내세워 컨설팅비를 받는 방식은 낯설지 않다. 한국정수공업에서 돈을 받았을 때도 같은 방법을 사용했다. 검찰에 따르면 오 씨는 미국에 설립한 페이퍼 컴퍼니 N사를 통해 한국정수공업으로부터 컨설팅비 명목으로 13억 원을 받아 그중 일부를 로비 활동에 썼다.

원전 비리와 똑같은 방식

오 씨는 KT&G 측과 컨설팅 계약 논의를 할 때부터 이영수 KMDC 회장을 이 사업에 끌어들였다. KT&G도 오 씨보다는 이 회장의 미얀마 내 영향력에 기대감을 표시하며 컨설팅 계약을 추진한 것으로 전해진다. 사업 방식은 오 씨가 KT&G로부터 미얀마 담배 관련 사업권을 받은 뒤 이를 이 회장 측에 하도급을 주는 형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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