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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가 뛰어든 농촌

축구장 3개 넓이…110만t, 2조 원 농산물 ‘안성맞춤’ 공급

유통구조 개선 주역 농협 안성농식품물류센터

  • 김진수 기자│ jockey@donga.com

축구장 3개 넓이…110만t, 2조 원 농산물 ‘안성맞춤’ 공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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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장 3개 넓이…110만t, 2조 원 농산물 ‘안성맞춤’ 공급

하늘에서 내려다본 안성농식품물류센터.

국내에 대형 마트(대형 유통업체)가 등장한 지 20년. 1993년 11월 국내 최초 할인점인 이마트 서울 창동점이 문을 연 이래 대형 마트는 셔틀버스까지 동원한 ‘동네 손님 싹쓸이’를 시발(始發)로 대한민국 유통사(史)를 새로 쓰며 고속성장을 거듭했다. 월마트, 까르푸 등 세계 유수 유통기업도 이에 군침을 흘리고 한국시장에 뛰어들었지만 다양한 상품·서비스로 구색을 갖춘 이마트, 홈플러스, 롯데마트 등 3대 ‘한국형 마트’의 높은 벽을 넘지 못했다.

현재 전국의 대형 마트는 440여 개, 직원은 22만 명을 웃돈다. 하루 평균 고객은 400만 명. 일부 목 좋은 점포에선 매일같이 8억 원 이상 매출을 올린다. 대형 마트가 단순한 상품 구매를 넘어 외식과 취미활동 등 기분 전환을 겸한 ‘생활의 재발견’공간으로 자리 잡은 지 오래다.

그렇다고 대형 마트의 미래가 마냥 ‘장밋빛’만은 아니다. 경쟁 심화로 시장이 포화상태에 이르자 이를 타개하려 기업형 슈퍼마켓(SSM)에 손댔다가 ‘골목상권’을 침해한다는 거센 비판에 직면하기도 했다. 그 결과 의무휴업 등 강도 높은 영업규제를 받는 신세다. 더욱이 경기침체 장기화, 경제민주화 여론 확산으로 대형 마트의 성장세는 눈에 띄게 둔화됐다.

최근 들어 이들은 자체 농산물포장센터 건립을 통한 비용 절감으로 ‘저성장 탈출’을 모색하고 있다. 이마트는 지난해 9월 경기 이천에 연면적 4만6000여㎡의 ‘후레쉬센터’를 열었고, 롯데마트도 같은 해 7월과 10월 이천에 330㎡, 오산에 360㎡ 규모의 포장센터를 개설했다. 롯데슈퍼도 충남 논산에 1200㎡ 규모의 포장센터를 신축해 올 1월부터 가동 중이다. 지난 20년간 시장 판도를 좌지우지하며 ‘유통 공룡’으로 몸집을 불려온 대형 마트들이 그동안 축적한 전국적 물류 인프라와 막강한 마케팅 능력을 앞세워 농산물 산지(産地)에 대한 지배력을 확대하고 있는 것. 요즘 유행어를 빌려 표현하면, ‘진격의 유통’쯤이랄까.

유통비 절감…연간 800억 편익

이 같은 농산물 유통환경 급변에 절박한 위기감을 갖게 된 곳은 단연 산지다. 대형 마트의 단순한 원물(原物) 공급기지로 전락할 것이란 우려에서다. 산지 처지에선 읍·면단위 지역농협 간 연합 마케팅을 비롯해 조합공동사업법인(조공법인)·시군연합사업단 육성, 농산물 산지유통센터(APC) 확충 등으로 산지유통조직의 규모화 및 내실화를 시도하지만 아직 대형 마트와 대등한 가격교섭력을 확보하기엔 태부족한 상태다.

APC는 산지에서 수확한 농산물을 상품화하는 데 필수적인 선별·포장·가공·저장 등 일관시설을 갖추고 출하와 마케팅을 종합적으로 수행하는 시설. 이 중 농협이 운영하는 APC도 2012년 현재 전국 280여 개소에 달하지만, 상당수는 노후한 시설과 영세한 규모로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생산자단체(농협) 중심의 계열화한 농산물 유통사업 확충이 절실한 것도 이 때문이다.

이와 관련, 농업계 안팎의 관심이 쏠리는 곳이 경기 안성시 소재 안성농식품물류센터(이하 안성물류센터)다. 농협중앙회 농산물도매분사(분사장 안영철)가 8월 말 개장할 이곳은 산지에서 수확 후 대(大)포장 작업을 한 농산물을 한데 모아 저장하거나 소(小)포장 및 전(前)처리 작업을 추가한 뒤 소비지에 납품함으로써 유통비용 절감을 도모하는 초대형 물류기지다.

농산물 유통구조 개선은 국가적 화두다. 박근혜 정부 핵심 국정과제 중 하나인 ‘농협 중심의 농산물 유통계열화’는 그에 따른 혜택을 농업인과 소비자에게 돌려주자는 게 골자다. 안성물류센터의 미션은 바로 이 농산물 유통계열화의 첨병 구실이다. 즉, 산지 시장지배력 확대, 물류효율화를 꾀하는 대형 마트들의 전국 주요거점 물류센터 설립 추세에 맞서는 한편, 과다한 유통경로로 인한 고비용·저효율 유통구조를 개선할 수 있는 규모화한 전국단위 농산물 물류센터의 필요성이 건립 배경이다.

안성물류센터의 주된 기능은 APC 등지에서 들어온 농산물을 소비지에 분산하는 집배송, 상품화, 단기저장 등이다. 취급 품목은 과일·채소 등 청과류와 이를 가공한 냉장·냉동식품. 농협 계통판매 채널(농협 하나로마트 등)과 대형 마트뿐 아니라 장기적으론 중소 슈퍼마켓, 온라인몰, 편의점, 전통시장, 급식 및 외식업체 등 신규 수요처에도 상품을 공급한다는 점에서 민간 유통업체의 물류센터와 차별성을 갖는다.

이곳이 공식 개장하면 ‘생산자-산지농협(APC)-공판장(경매)-중도매인-하도매인-소매점-소비자’로 이어지던 기존 7개 농산물 유통단계가 ‘생산자-산지농협-안성물류센터-소매점-소비자’로 대폭 줄어든다. 2010년 한국개발연구원(KDI) 발표에 따르면, 안성물류센터 가동에 따른 농산물 유통구조 개선으로 연간 800억 원의 사회적 편익이 발생하고, 유통비용 절감 등을 통한 개장 후 30년간의 사회적 편익은 2조3500억 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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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수 기자│ jocke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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