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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뛰는 전문건설

“유지·관리 투자 늘려 ‘중병’ 되기 전 ‘잔병’ 잡자”

  • 구자홍 기자 │jhkoo@donga.com

“유지·관리 투자 늘려 ‘중병’ 되기 전 ‘잔병’ 잡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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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지·관리 투자 늘려 ‘중병’ 되기 전 ‘잔병’ 잡자”

국내 시설물 유지·관리 기술은 기울어진 건물을 바로 세우고, 좌우로 이동시키며, 위아래 층고를 원하는 대로 조절할 수 있을 정도의 능력을 갖췄다. 사진은 국내 시설물 유지·관리업체가 보유한 평행이동 기술을 활용해 중국의 공공기관 건물을 이동, 회전시킨 사례.

6·25전쟁으로 인한 폐허를 딛고 ‘한강의 기적’을 이뤄냈다는 대한민국의 자부심은 1994년 성수대교, 이듬해 삼풍백화점 붕괴로 크게 상처 입었다. 두 건의 붕괴 사고는 ‘빨리빨리’ 정신으로 몰아붙인 고속성장 이면에 부실 공사와 안전 불감증이 똬리를 틀고 있었음을 일깨웠다. 새로운 시설을 건설하는 것 못지않게, 이미 만들어진 시설물을 제대로 유지하고 보수하는 것도 중요하다는 사실을 절감케 했다. 정부는 성수대교와 삼풍백화점 붕괴 사고 이후 시설물 유지·관리를 전담하는 ‘시설물 유지관리업종’을 도입했다.

지난해 12월 정부가 발표한 제3차 시설물 안전 및 유지관리 기본계획에 따르면, 국내 시설물 유지·보수 공사는 2000년 1만2877건에서 2010년 5만9359건으로 10년 사이에 4.3배 증가했다. 같은 기간 공사금액도 8000억 원에서 2조8000억 원으로 3.7배 늘었다. 이처럼 시설물 유지·관리 시장은 해마다 꾸준한 성장세를 이어오고 있다. 올해 현재 시설물 유지·관리업종을 보유한 회사는 4600여 개로, 이들 회사가 지난해 수행한 공사 실적은 3조4000억 원에 달한다.

‘국민 행복’과 직결

시설물이란 건설공사를 통해 만들어진 교량, 도로, 건축물 등의 구조물과 그 부대시설을 뜻한다. 모든 시설물은 시간이 지나면서 노후화하기 마련인데, 노후화 정도에 따라 시설물을 개량하고 보수, 보강하는 것을 한데 묶어 ‘유지관리’라 한다. 즉 완공된 시설물의 기능을 보전하고, 이용자의 편의와 안전성을 높이기 위해 점검·정비하고, 손상된 부분을 원상복구하는 모든 활동이 시설물 유지관리업이다.

영국 83%, 한국 8%

대한시설물유지관리협회는 시설물 유지관리업을 하는 회사의 대표자들로 구성된 비영리 법정단체다. 정부 수탁사업으로 건설공사의 기성 실적신고 접수 처리와 시공능력평가·공시, 건설업 실태조사, 시설물 유지관리업 관련 통계 작성과 연보 발행 등의 업무를 맡고 있다. 이밖에 시설물 유지관리업계의 발전을 위해 관련 법과 제도 개선을 건의하고, 유관 기관 및 단체와의 협약을 통해 기술적, 학문적 발전을 꾀하기 위한 노력도 기울이고 있다.

시설물 유지·관리는 국가의 주요 자산인 사회간접자본(SOC)의 수명을 늘리고 효율적 활용을 가능케 해 미래의 경제적 부담을 덜어주기 때문에 건설산업에서 그 중요성이 날로 커지고 있다. 시설물의 안전을 확보하고, 사용 성능을 향상시켜 국민이 안심하고 시설물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은 국민 행복에 일조하는 길이기도 하다. 올해 초 국토해양부는 부처별 업무보고에서 시설물의 체계적 유지·관리 중요성을 강조한 바 있다.

국내 시설물 유지·관리 시장 규모는 꾸준한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지만, 선진국과 비교하면 투자 비중이 크게 낮다. 우리나라 전체 건설업 중 유지·관리에 대한 투자 비중이 8%에 불과한 데 비해 독일 26%, 이탈리아 57%, 영국 83% 등 선진국들은 시설물 유지·관리에 대규모 투자를 하고 있다. 이와 대조적으로 미국은 낡은 시설물을 적정하게 유지·관리하지 않아 앞으로 5년간 2조2000억 달러의 비용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일찌감치 시설물 유지·관리에 투자하지 않으면 이처럼 큰 경제적 부담으로 돌아올 수 있는 것이다.

우리 역시 시설물 유지·관리 투자에 소홀할 경우 향후 막대한 비용이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이 많다. 우리나라는 1970년대 중반부터 도로와 교량 등 교통시설이 집중적으로 건설됐기 때문에 30년 이상 된 노후 시설이 많아 안전 보강 및 유지·관리의 필요성이 그만큼 높다. 국토교통부가 관리하는 고속도로 및 일반국도 교량 중 30년 이상 된 것이 242개, 20~30년 628개, 10~20년 3028개, 10년 미만이 7249개다. 전체의 50% 이상을 차지하는 10년 미만 교량들도 시간이 흐르면서 노후돼 연쇄적으로 안전 및 유지·관리 수요를 급증시킬 것으로 예상된다.

건축물도 전체 주택의 50% 안팎을 차지하는 아파트와 상업용 빌딩 및 오피스텔이 대부분 1990년대 이후 공급됐기 때문에 2020년 이후부터는 리모델링 및 재건축 수요와 함께 안전 및 유지·관리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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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자홍 기자 │jhk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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