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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익성 추락 ‘위기의 은행’ 살길은 고객 맞춤 서비스

  • 강지남 기자 | layra@donga.com

수익성 추락 ‘위기의 은행’ 살길은 고객 맞춤 서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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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이자 수익 의존 심해 은행 수익성 날로 악화
  • ● 철마다 바뀌는 CEO, ‘안정성 제일주의’가 개혁 걸림돌
  • ● 해외에선 ‘Sales 2.0’ 등 고객 맞춤 서비스 진화 거듭
  • ● 지점 줄이기, 직원 재교육, 빅데이터 활용…혁신 시급
수익성 추락 ‘위기의 은행’ 살길은 고객 맞춤 서비스
국내 은행의 위기론이 심상치 않다. 끝이 안 보이는 저금리 기조로 이익은 급감하는데 돌파구는 보이지 않는다. 해외시장 개척에서도 아직 이렇다 할 성공담이 안 나오고 있다. 반면 구조조정은 난항이다. 지점을 찾는 고객이 현저히 줄고 있는데도 은행 간 지점 경쟁은 여전해 지점 수는 오히려 늘고 있다. 과거 ‘은행의 꽃’이라 불리던 은행 지점장이 실적 부담을 못 이겨 자살했다는 뉴스가 종종 들려온다.

금융감독원 집계에 따르면 올 2분기 국내 은행의 당기순이익은 1조1000억 원으로 전년 동기 2조1000억 원 대비 48%나 급감했다. 1년 사이 1조 원이 허공으로 사라졌다. 이는 금리 하락에 따른 이자 이익 감소 때문으로, 그만큼 국내 은행이 ‘돈놀이’에 의존하고 있음을 드러낸다. 은행의 성장성을 보여주는 총자산순이익률(ROA)이나 자기자본순이익률(ROE)도 계속 나빠지는 추세다. 특히 ROE가 7%는 나와야 ‘장사해볼 만하다’고 할 텐데, 올 2분기 국내 은행의 ROE는 3.09%에 그쳤다.

반면 글로벌 컨설팅 기업 맥킨지(McKinsey · Company)가 지난 6월 내놓은 아시아 소매금융 보고서는 아시아를 향후 성장세가 두드러질 소매금융시장으로 평가한다. 맥킨지에 따르면 아시아는 미국에 이어 두 번째로 큰 자산관리시장을 보유할 것이고, 2015년에는 유럽보다 아시아에 더 많은 개인 금융자산이 집중될 것으로 예측된다. 세계를 무대로 뛰는 은행들에 아시아는 기회의 땅이다.

그렇다면 왜 우리 은행업의 현실은 아시아 지역의 전반적 상황과 동떨어지게 됐을까. 세계의 다른 은행들은 저금리 속에서 어떻게 지속적인 성장을 꾀하고 있을까. 한국의 스마트폰이 세계시장을 제패했듯, 국내 은행이 세계시장에서 두각을 드러낼 수는 없을까.

앞의 보고서 작성에 참여한 맥킨지 서울사무소의 금융전문가 김용아 파트너와 전은조 부파트너로부터 국내 은행의 위기 진단과 타개책에 대해 들었다. 김 파트너는 맥킨지 서울사무소 금융 총괄리더 및 아시아 금융 부문 핵심리더, 전 부파트너는 맥킨지 서울사무소 금융 부문 공동 리더다.

이래저래 밑지는 장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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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아

한국의 금융시장은 매력적일까. 두 금융 전문 컨설턴트의 대답은 “현재로서는 아니다”다.

“성장성과 수익성을 나눠봐야 합니다. 국내 은행업은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1~2% 상회하는 수준의 성장에 그칠 것이기에, 성장성 면에서 한국은 아시아에서 매력이 떨어져요. 근데 이보다 더 염려스러운 것은 수익성에서도 매력적이지 않다는 점입니다. 투입된 자본만큼도 이익을 내지 못하고 있어요. 심지어 일본보다도 수익성이 나쁩니다. 구조적인 개선이 없으면 앞으로도 계속 힘들 겁니다.”(김용아)

“이제는 규모의 성장을 꾀할 여지가 없습니다. 가계 부채가 너무 많아서 돈 빌릴 사람이 드뭅니다. 지방 은행들이 돈 빌려갈 고객을 찾으러 서울로 진출하자는 얘기를 하는데, 서울 은행들도 사정이 어렵기는 매한가지죠. 새로운 사업 모델이 나오지 않는다면 성장이 어려울 것으로 보입니다.”(전은조)

1990년대 말 외환위기를 겪으면서 국내 은행은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벌이고 선진 시스템을 대거 도입해 해외 은행들의 벤치마킹 대상이 됐다. 특히 신용평가 모델과 리스크 모델 구축, 포괄적인 IT 시스템 도입, 지점의 성과 관리와 영업 활성화 프로그램 도입 등이 부러움을 샀다. 김 파트너는 “오늘날의 은행 경영진도 위기 상황을 정확하게 인식하고 있고, 혁신이 시급하다는 점을 잘 알고 있다”면서 “그러나 3년마다 CEO가 바뀌는 현실에선 강력한 리더십을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에 혁신을 실행에 옮기기엔 한계가 있어 보인다”고 지적했다.

정치권의 풍향에 따라 CEO가 자주 교체되는 국내 은행이 참고할 만한 사례가 스페인 산탄데르 은행(Banco Santan-der)의 에밀리오 보틴 회장이다. 1986년 행장으로 취임한 그는 당시 세계 135위에 그쳤던 산탄데르 은행을 세계 톱 10으로 도약시켰다. 이처럼 성장할 수 있었던 데는 보틴 회장의 강력한 추진력과 일관된 전략에 기반을 둔 대규모 인수합병(M·A)이 주효했다고 평가된다. 이 은행은 금융전문지 ‘유로머니(Euromoney)’가 선정하는 ‘세계 최고의 은행(Best Bank of the World)’에 지난 7년간 3차례나 진입했다.

국내 은행의 혁신을 어렵게 하는 또 다른 요인으로 김 파트너는 “금융업을 전기나 수도 같은 공공재로 보는 사회 인식”을 꼽았다. 지난해 맥킨지는 일반인 1000명을 대상으로 국내 16개 산업군에 대한 설문조사를 했는데, 은행업은 ‘세계시장에서도 1, 2위를 다툴 수 있는 경쟁력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는 산업군’ 항목에서 15위로 처졌다(14위는 농림·축산업 및 어업, 16위는 보험업). ‘시급하게 발전시켜야 할 산업’ 항목에서 은행업은 6위에 꼽혔지만, 이와 다소 모순되는 결과로 45.5%의 응답자가 ‘다양한 금융상품과 서비스에 제약이 있더라도 국가의 적극적인 보호 아래 은행의 안정성이 보장돼야 한다’고 답했다. 88.4%는 ‘은행의 수익이 희생되더라도 사회적 책임이 우선돼야 한다’고도 했다.

“이런 결과는 은행의 공익적 측면에 무게를 둔 사회 분위기를 잘 보여줍니다. 하지만 은행의 안정성과 공익성이 지나치게 강조되고 해외 진출이나 M·A, 상품 및 서비스 혁신이 위험 요인으로만 평가되는 한, 은행 내부에서 혁신이나 변화가 시도되긴 어렵습니다. 우리 은행들이 처한 딜레마죠.”(김용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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