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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가 뛰어든 농촌

소독, 또 소독…‘구제역 청정국’ 눈앞에

가축질병 철통방역 평택축산농협 축산기술지원단

  • 김진수 기자│ jockey@donga.com

소독, 또 소독…‘구제역 청정국’ 눈앞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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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독, 또 소독…‘구제역 청정국’ 눈앞에

기자가 한우농가에서 축사를 소독하고 있다.

2010년 전국을 강타한 구제역 파동을 기억하는가. 그해 10월 경북 안동에서 최초로 발생한 구제역은 이듬해 5월 말 종식되기까지 서울과 전남·전북, 제주를 제외한 전 지역을 휩쓸며 무려 350만 마리의 가축을 살(殺)처분케 했다. 관련 예산만 3조 원이 투입되고 국내 축산농가의 기반을 초토화한, 국가재난에 버금가는 초유의 비상사태였다. 구제역은 소·돼지·양·염소·사슴 등 발굽이 둘로 갈라진 동물(우제류)에 감염되는 질병으로 전염성이 매우 강한 게 특징이다.

민·관·군이 합심해 총력을 기울인 끝에 구제역은 비로소 자취를 감췄다. 하지만 조류인플루엔자(AI)가 올해 봄까지 꾸준히 발병하면서 국민의 불안감을 증폭시켜 한때 축산물 소비가 위축되기도 했다. 이에 더해 한·미 및 한·EU 자유무역협정(FTA)과 국제화, 개방화에 따른 국제 곡물가격 상승, 가축분뇨 해양배출 금지, 환경·동물복지 규제 강화 등으로 축산농가의 어려움은 그 어느 때보다 심각한 상황이다. 그 사이 사육가축 마릿수도 크게 늘어 축산물 가격이 하락 국면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더욱이 국가적으론 8년간 유지해온 ‘구제역 백신접종 청정국 지위’마저 잃어 축산물 수출 길까지 막히면서 축산농가의 시름은 이만저만한 게 아니다.

구제역 백신접종 청정국 지위를 얻으려면 2년간 구제역 미발생, 1년간 바이러스 부재 증명, 정기적인 구제역 백신 접종 등 세계동물보건기구(OIE)가 요구하는 7가지 요건을 충족해야만 한다. 우리나라는 현재 이들 요건을 모두 갖춰 심사 중이며, 내년 5월 열릴 OIE 총회에서 청정국 지위를 다시 회복할 게 확실시된다. 그렇지만 한시라도 긴장의 끈을 놓아선 안 된다. 겨울을 예고하며 불어오는 찬바람은 축산농가에는 곧 ‘빨간불’이다. 구제역 바이러스는 고온다습한 여름철엔 맥을 못 춘다. 하지만 9월 이후 기온이 내려가고 습도가 낮아지면서 선선한 바람까지 불면 바이러스가 퍼지기 쉬운 환경이 조성돼 구제역 발생 위험성이 높아진다.

찬바람=구제역 경고등

그렇다면 축산업 현장에서 방역활동은 어떻게 이뤄질까. 11월 1일, 국내 가축질병 방역의 선두주자로 꼽히는 평택축산농협 축산기술지원단을 찾아 나섰다. 경기 평택시 안중읍 안중리, 고즈넉한 숲 가운데 넓은 터에 자리한 축산기술지원단 건물은 잿빛 철제 가건물이라 을씨년스러운 느낌을 준다. 건물 외벽 곳곳에 이런 문구까지 붙여놓아 살풍경하기까지 하다. ‘방역상 출입통제. 용무가 있으신 분은 아래 전화로 연락바랍니다. 1588-40XX’.

건물 입구로 들어서는데, ‘출입자 소독실’이 떡하니 버티고 있다. 소독실은 공중전화 부스만한 투명 밀폐 공간. 사방에서 뿌려지는 소독약이 10여 초간 기자와 소지품을 소독한다. 이미 축산기술지원단 건물 진입로를 들어서자마자 취재차량을 차량용 고정식 소독시설로 ‘샤워’한 터. 소독에 또 소독이라, 과연 ‘방역전쟁’의 첨병답다.

“요즘 방역활동이 한창이라 눈코 뜰 새 없습니다. 축산농가의 대규모 다두(多頭)사육이 보편화하면서 구제역뿐 아니라 브루셀라병, 우결핵 같은 세균성 가축전염병 위험도 상존해서요. 사람과 차량도 바이러스나 세균의 매개체가 되므로 철저한 소독은 필수죠.”

축산기술지원단 정병대(49) 단장은 “소독 일정이 바쁘니 우선 낙농가부터 둘러보자”고 재촉했다. 다음 날인 11월 2일이 평택축산농협 창립 제45주년 기념일이라 더 그런 듯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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