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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기고

세계경제는 점점 좋아진다는데 왜 우리 삶은 점점 팍팍해질까

경제위기의 본질

  • 김동은 | 마시 코리아 부사장, 연세대 경영전문대학원(MBA) 객원교수 조태진 | 변호사

세계경제는 점점 좋아진다는데 왜 우리 삶은 점점 팍팍해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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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민소득, 무역흑자 등 국내 경기지표가 빠르게 나아진다. 언론은 경제전문가를 앞세워 ‘2008년 세계경제위기에서 벗어나 경기가 회복된다’는 장밋빛 기사를 쏟아낸다. 그런데 왜 서민의 삶은 갈수록 팍팍해지기만 하는 걸까.
세계경제는 점점 좋아진다는데 왜 우리 삶은 점점 팍팍해질까
“세계경제위기로 인한 최악의 시나리오는 피했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는 올해 연두 기자회견에서 이렇게 말했다. 비록 직접적인 표현을 사용하지는 않았지만 사실상 2008년 이후 끝이 보이지 않던 세계경제위기의 긴 터널에서 무사히 빠져나왔음을 선언한 셈이다. 이에 발맞춰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위원회(FRB)는 미친 듯이 찍어대던 달러의 양을 줄여나가는 이른바 테이퍼링(Tapering)정책을 단행하기에 이른다. 이제 돈을 찍어 경기 부양을 더는 하지 않더라도 세계경제가 정상적으로 돌아갈 것이라는 자신감에서 비롯된 이른바 ‘출구전략’이었다.

그러나 미국 연방준비위원회가 테이퍼링 시행을 결정하자마자 그동안 미국의 무분별한 달러 발행에 의존하던 세계 경제는 휘청거리기 시작했다. 연초부터 세계 각국 증시는 폭락했고, 신흥경제국들을 중심으로 또다시 경제대란이 찾아올 것이라는 위기론이 대두되었다. 2008년 세계경제위기의 긴 터널에서 완전히 빠져나왔다는 세계 각국 지도자, 경제 전문가, 주류 언론의 호들갑과는 달리 우리는 어쩌면 더욱 기나긴 경제위기의 터널로 접어든 건지도 모를 일이다.

더 큰 문제는 세계경제가 회복된다는 그들의 주장과 달리 우리 삶은 좋아지기는커녕 갈수록 팍팍해진다는 것이다. 특히 우리나라의 경우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들 중 노인 빈곤율 1위, 2012년까지 공교육비 민간 분담률 12년째 1위, 실질적 미혼율 1위, 청년 실업률 6위, 출산율 OECD 34개국 중 34위 등 거의 모든 지표에서 매우 불량한 징후를 보인다. 그런 까닭에 우리나라가 2005년부터 2012년까지 OECD 국가들 중 자살률이 8년째 1위였다거나, 행복지수 면에서 OECD 국가 34개국 중 32위에 머물러 있다는 사실은 오히려 이상할 일이 아닐 정도다.

세계경제위기 진짜 원인

이러한 문제들에 대해 우리 사회는 덮어놓고 ‘스스로의 마음을 다스리고 힐링(Healing)하라’ 혹은 ‘자신을 다그쳐 더 높은 스펙을 갖추라’고만 한다. 물론 틀린 말은 아니겠지만, 과연 이러한 노력이 우리가 처한 불행한 현실을 극복하는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있을지 매우 의문스럽다.

우리나라는 기본적으로 국내총생산(GDP) 중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60%에 육박할 만큼 세계경제 상황의 변화에 민감할 수밖에 없는 국가다. 또한 현재 우리가 겪는 공통적인 불행의 원인은 양질의 일자리 부족, 극심한 빈부격차, 만성적 경제 침체와 소비·투자 위축 등 세계경제위기에 기인하는 바가 크다. 이런 점에 비춰볼 때 이제는 기업과 개인이 스스로의 진정한 행복을 찾기 위해서라도 세계경제위기에 대해 바르게 이해하고 함께 공부해야 할 시점이 된 것이다.

이 과정에서 가장 먼저 이루어져야 할 것은 세계경제위기의 원인이 무엇인지부터 정확히 진단하는 일이다. 흔히 사람들은 세계경제위기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에만 관심을 가질 뿐 세계경제위기의 원인이 무엇인지에 대한 분석을 소홀히 하기 쉽다. 하지만 실상 이것보다 더 중요한 일은 없다. 병을 오진하고 잘못된 처방을 내리는 순간, 환자는 적절한 치료 시기를 놓칠 뿐 아니라 수술이나 약물의 부작용으로 오히려 생명에 큰 위협을 받을 수 있는 것처럼 세계경제위기에 대한 잘못된 분석과 그에 따른 대응은 도리어 사태를 악화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쉽고 달콤한 길

세계경제위기를 진단하는 관점은 크게 2가지가 있다. 하나는 ‘쉽고 달콤한 길’이고, 다른 하나는 ‘어렵고 힘든 길’이다. 먼저 세계경제위기 상황의 주된 원인이 기업, 가계 등 각 경제 주체의 투자·소비 심리가 위축된 것에 있다고 가정해보자. 즉 기업, 가계 등 각 경제 주체가 ‘실물 경제’ 속에서 투자하고 소비할 동기를 찾지 못했고, 경제활동이 부진한 탓에 일시적으로 경기가 침체한 것이다.

이 같은 분석으로는 ‘쉽고 달콤한 길’은 매우 효율적인 처방이 될 수 있다. 즉 세계경제가 언젠가는 성장세로 돌아설 것이므로 기업과 가계의 투자·소비 심리를 부추겨 더욱 왕성한 경제활동을 유도해야 한다는 것이다.

가령 정부는 솔선수범해 빚을 내어 무리한 복지정책을 펴고 대규모 토목공사를 시행함으로써 시중에 인위적으로 돈을 풀어야 한다. 중앙은행은 기준금리를 최대한 낮추고 미친 듯이 돈을 찍어내는 양적완화 과정을 통해 시중 통화량을 늘려 기업과 가계가 돈을 쉽게 빌려 소비하고 투자하도록 유도해야 한다. 그러한 과정 속에서 기업과 가계는 비로소 ‘실물경제’ 속에서 소비하고 투자할 동기를 찾아 전체적으로 경제가 성장·발전할 수 있다는 논리다.

이는 현재 세계 각국의 정부, 금융기관, 주류 언론, 대다수 경제학자가 내놓은 분석이다. 이러한 진단 배경에는 현재의 세계경제위기가 단순히 잠시 쉬면 금방 회복될 가벼운 감기몸살에 불과하다는 인식이 깔려 있다. 즉 그들의 처지에서 지금의 경제위기는 이제껏 수차례 반복되어온 다른 경제위기와 별반 다르지 않은 경기 순환의 한 국면에 불과한 것이다.

그에 반해 ‘어렵고 힘든 길’을 가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은 지금의 경제위기 상황을 전혀 다르게 진단한다. 그들은 지난 수십 년간 세계 선진국의 산업 경쟁력이 하락하면서 그 빈자리를 ‘빚을 통한 과소비와 투기, 금융경제의 비정상적인 성장’으로 메워온 안일한 경제 정책으로부터 이번 위기가 비롯됐다고 본다. 선진국은 이미 산업 경쟁력을 완전히 상실해 더 이상 실물경제를 중심으로 한 건강한 성장을 도모하기 어려우므로, 근본적인 체질 개선(산업 경쟁력 강화)이 뒷받침되지 않는 한 아무리 대규모로 소비·투자 심리를 자극하더라도 결국 경제 회복을 할 수 없다는 논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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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은 | 마시 코리아 부사장, 연세대 경영전문대학원(MBA) 객원교수 조태진 |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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