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4월호

“고유기술 판매로 철강 혁신 선도”

포스코의 신(新)비즈니스 전략

  • 김지은│객원기자 likepoolggot@empal.com

    입력2015-03-23 15:3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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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월 5일,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기업설명회 자리에서 권오준 포스코 회장은 “기술을 개발하는 데 그치지 않고 개발한 고유기술을 판매하는 새로운 비즈니스 전략을 펼칠 것”을 선언했다. 수백 년째 이어져오던, ‘쇳물은 용광로에서 생산된다’는 철강산업의 기술 패러다임을 뒤바꾼 포스코 혁신 기술 ‘파이넥스(FINEX) 공법’을 염두에 둔 발언이다.

    파이넥스 공법은 3100억 원의 연구개발(R&D)비를 투자해 1999년 파일럿 플랜트 가동에 성공한 용광로 대체 제철 공법이다. 이 공법의 장점은 원료를 예비처리하는 소결공장과 코크스공장 공정을 생략하고, 자연 상태의 값싼 가루 철광석과 유연탄을 사용함으로써 일반 용광로 대비 투자비와 생산원가를 절감할 수 있는 것이다. 용광로 대비 황산화물(SOx) 40%, 질소산화물(NOx) 15%, 비산먼지 71% 수준으로 지구온난화를 예방하고 환경오염을 줄이는 획기적인 기술력으로 평가받는다.

    이후 포스코는 2003년 60만t 규모의 데모플랜트인 파이넥스 1공장을, 2007년 세계 최초의 연산 150만t 규모 상용화 설비인 파이넥스 2공장을 가동했다. 지난해 1월부터 같은 투자비로 약 30% 더 많이 생산할 수 있는 200만t 규모의 ‘슬림 파이넥스’, 파이넥스 3공장 가동에 돌입했다. 해외에서도 괴철광석과 고점결 유연탄의 고갈에 대비하고 보다 환경친화적인 방식으로 쇳물을 생산할 수 있는 용광로 대체공법을 추진했지만 기술 상용화에 성공한 기업은 포스코가 유일하다. 이 기술에 대한 해외 관심이 뜨거운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포스코는 2013년 9월, 중국 국영기업인 충칭강철과 연간 300만t 규모의 쇳물을 생산할 수 있는 파이넥스 공장을 짓기로 합작협약(MOA)을 체결한 데 이어 지난해 7월에는 한중 경제통상협력포럼을 통해 전략적 협력합의서를 체결했다. 지난해 6월에도 인도 메스코 스틸과 데모플랜트 파이넥스 1공장의 이설판매 관련 MOU를 체결했다. 지난해 12월 열린 한·아세안 회담 당시 인도, 베트남, 말레이시아 등 동남아시아 총리들은 권 회장과의 면담을 통해 파이넥스와 CEM(압축연속주조 압연설비) 기술을 결합한 ‘Global POIST(POSCO Innovative Steelmaking Technology)’ 패키지 도입 의사를 전하기도 했다. CEM 기술은 고속주조를 통해 작은 동력으로도 얇고 장력이 높은 철강제품을 생산할 수 있는 신기술이다.

    각지로 수출되는 ‘파이넥스’ 공법



    “고유기술 판매로 철강 혁신 선도”

    포스코 기술연구원에서 연구원이 철강 조직을 검사하고 있다(위). 365일 쉬지 않고 조업에 힘쓰는 포철 파이넥스 공장 직원들.

    포스코는 핵심기술 유출 방지를 전제로 한 파이넥스 기술의 대외 판매를 지속하는 한편 잠재 고객군과의 MOU 체결, 지역별 설계 최적화, 기술협력 파트너사와의 공동 마케팅 등을 통해 적극적인 기술 기반 플랫폼 사업전략을 펼쳐나갈 계획이다.

    한편, 포스코는 원천소재 등 신사업 분야의 고유기술 확보에도 박차를 가한다. 특히 2010년 세계 최초로 염수리튬의 고효율 추출법(리튬 직접 추출 기술)을 개발한 데 이어, 2013년 칠레에 파일럿플랜트를 구축함으로써 리튬 추출 시연에 성공했다. 리튬은 전기차(EV)는 물론 노트북PC, 휴대전화 등에 사용되는 2차전지의 필수소재다.

    화학반응을 이용한 포스코의 리튬추출법은 평균 12개월에서 18개월가량 소요되는 기존 자연증발식 리튬추출법을 짧게는 8시간, 길어도 1개월 정도로 단축한 획기적인 기술력이다. 리튬 회수율도 80% 이상으로 높아져 경제성까지 확보했다. 자연증발방식의 회수율은 20%다. 지난해 12월 19일, 아르헨티나 북부 후후이 주 카우차리 염호 인근에서 포스코가 개발한 리튬 직접 추출기술 대용량 실증 플랜트 준공식이 열렸다. 포스코 관계자는 “앞으로 리튬 외에도 니켈융복합제련 고유기술의 단계별 상업화를 추진하는 등 다양한 원천소재의 개발과 신사업 확장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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