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신동아 로고

통합검색 전체메뉴열기

특별기획Ⅰ ‘롯데 사태’ 그후

“제2롯데월드 특혜 따른 안보 훼손 비용 내놔야”

정두언 국회 국방위원장 직격발언

  • 허만섭 기자 | mshue@donga.com

“제2롯데월드 특혜 따른 안보 훼손 비용 내놔야”

2/3
“9000억은 롯데에 덤으로…”

“제2롯데월드 특혜 따른 안보 훼손 비용 내놔야”
2008년 당시 공군은 555m 높이의 제2롯데월드가 건설되면 불과 5km 떨어진 성남공항(성남공군기지)에서 발진하는 전투기의 안전을 보장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활주로에서 항공기가 이륙해 곧게 날면 이내 제2롯데월드 터 근처 상공에 다다른다. 공군 조종사들은 “제2롯데월드의 절반 높이에도 심리적 압박을 느낀다” “건물과 1500m 떨어진 곳이라면 순간의 실수에도 1~2초 안에 건물에 닿을 수 있다”고 말했다.

공군은 안전을 담보하려면 성남공항의 동편 활주로 각도를 7° 틀어야 한다고 봤다. 이럴 경우 1조2000억 원의 비용이 들 것으로 추산됐다. 노무현 정부는 비슷한 이유로 제2롯데월드 사업을 불허했다.

2008년 9월 이명박 당시 대통령은 제2롯데월드 건축을 반대한 김은기 공군참모총장을 해임하고 이계훈 총장을 임명했다. 이후 일사천리로 일이 진행됐다. 국방부와 공군은 “성남공항 활주로 각도를 3° 변경하면 비행 안전에 문제가 없다”는 의견서를 냈다. 롯데는 저층부 건축허가를 받은 뒤 민관합동회의와 행정협의조정회의를 거쳐 2009년 3월 초고층건물 건축 승인을 얻었다. 이와 관련해 정두언 국회 국방위원장은 ‘신동아’ 인터뷰를 통해 ‘3°로는 우리 전투기의 안전이 보장되지 않는다’는 점을 공론화하고 나선 것이다.

국방부 추산에 따르면 활주로를 3° 트는 비용은 약 3000억 원. 수익자 부담 원칙에 따라 이 금액은 롯데 측이 떠안기로 했다. 그러나 활주로를 7° 트는 비용인 1조2000억 원과 비교하면 롯데는 9000억 원을 절감한 셈이다. 새누리당 A의원은 “이명박 정부는 롯데에 이중특혜를 준 것이라는 이야기가 있다”고 말했다. 롯데에 초고층건물 건축을 허가해준 것만 해도 특혜인데, 거기에다 활주로 각도를 적게 틀게 해줘 9000억 원의 덤까지 얹어줬다는 것이다.



정두언 위원장의 발언은, 활주로 각도의 미흡한 변경 측면에서 보면, 롯데가 9000억 원을 더 내놔야 한다는 여론을 일으킬지 모른다. 그러나 제2롯데월드 특혜 건축으로 인한 성남공항 기능 저하와 수도권 안보 취약 비용은 이보다 훨씬 크다는 의견도 많다. 2005년경 성남공항 이전이 논의되다 흐지부지된 적 있다. 한 군사전문가는 “성남공항 이전은 쉽지 않다. 북한군 상황을 촬영하는 백두정찰기와 금강정찰기가 성남공항에서 뜨는데 성남공항을 옮기면 이들 정찰기와 관련된 지상기지도 옮겨야 한다. 공항 이전에 수조 원이 들 것”이라고 우려했다.

“스위트룸이라고 하기엔…”

제2롯데월드 건축 허가는 이명박 당시 대통령의 의지로 밀어붙인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이 전 대통령과 롯데 측이 가까운 사이였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이 전 대통령은 2007년 12월 대통령선거 승리 후 당선인 신분으로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 31층 로열스위트룸을 자주 이용했다. 이곳에서 부처 조각(組閣)과 청와대 비서진 인선을 구상했고 주말엔 가족과 함께 보내기도 했다. 그래서 ‘제2 청와대’로도 불렸다.

이 당선인이 머물던 롯데호텔은 당시 장경작 총괄사장 체제였다. 장 총괄사장은 이 전 대통령과 고려대 경영학과 61학번 동기로 막역한 사이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2008년 2월 롯데호텔과 롯데면세점을 모두 맡는 총괄사장으로 승진했다. 이명박 당선인과 친구인 점이 적극 고려된 인선으로 비쳤다. 이 전 대통령 취임 직후 정부 주관 행사와 외국 정상 및 톱VIP 투숙이 롯데호텔로 몰렸다.

이 전 대통령과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은 영남 출신이면서 일본에서 살았다는 공통적인 이력을 지녔다. 이 전 대통령의 고향인 경북 포항과 신 총괄회장의 고향인 경남 울주는 동해를 공유하며 지척에 있어 비슷한 정서를 공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전 대통령이 몸담았던 현대그룹의 정주영 전 명예회장과 신 총괄회장도 막역한 사이로 전해진다.

이런 정황 때문인지 이명박 후보의 2007년 대선 승리 직후부터 재계에선 “롯데가 제2롯데월드 민원을 풀 것 같다”는 이야기가 나왔다. 한 재계 인사는 “이명박 인수위의 규제철폐 및 비즈니스 프렌들리 정책이 제2롯데월드 허가를 함의하는 것으로 읽혔다”고 말했다.

특기할 점은, 이 전 대통령이 2008년 4월 28일 제2롯데월드 허가 의지를 밝힌 점이다. 그는 이날 청와대의 ‘투자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을 위한 민관합동회의’에서 “도시는 옮길 수 없지만 군부대는 옮길 수 있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제2롯데월드보다 성남공항을 낮게 보는 이 말에 당시 공군이 술렁였다. 여권 인사 B씨는 “대통령이 인수위 때부터 관심을 갖고 들여다보고 있었기에 취임 두 달 만에 특정건축물 허가 문제를 콕 집어 언급한 것 아니겠냐”고 전했다.

2/3
이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목록 닫기

“제2롯데월드 특혜 따른 안보 훼손 비용 내놔야”

댓글 창 닫기

2019/06Opinion Leader Magazine

오피니언 리더 매거진 표지

오피니언 리더를 위한
시사월간지. 분석, 정보,
교양, 재미의 보물창고

목차보기구독신청이번 호 구입하기

지면보기 서비스는 유료 서비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