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12월호

“면세점, 맛집앱이 창조경제? 생산현장 없이 성장 없다”

‘축적의 시간’ 대표집필 이정동 서울대 교수

  • 강지남 기자 | layra@donga.com

    입력2015-11-19 13:3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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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면세점, 맛집앱이 창조경제? 생산현장 없이 성장 없다”

    홍태식 기자

    시나브로 ‘제조업의 위기’가 묵직한 담론이 된 요즘이다. 한국 대표 산업의 경쟁력은 전과 같지 않고, 딱히 돌파구가 보이지도 않는다. 이렇게 된 이유는 뭘까. 글로벌 장기불황? 한국에 불리한 환율? ‘축적의 시간’(지식노마드 펴냄)은 서울대 공과대학이 이 질문에 대해 내놓은 답이다. 경제학자나 경영 컨설턴트가 아닌, 기술 연구로 국내 산업 현장에 깊숙하게 관여해온 공학 석학 26명의 진단은 이렇다.

    ‘창의적이고 근본적으로 새로운 개념을 제시할 수 있는 역량, 즉 개념설계 역량 부족이 현재의 위기를 불러왔다. 실패 경험을 다양하게 축적해오지 못했기에 우리는 개념설계 역량을 쌓을 수가 없었다.’

    이 책을 대표 집필한 이정동(48) 서울대 산업공학과 교수를 11월 5일 그의 연구실에서 만났다. 서울대 관악캠퍼스의 단풍나무들은 낙엽을 하나둘 떨구며 차분하게 겨울맞이를 하는데, 이 교수는 인터뷰 내내 마지막 잎사귀의 간절함을 담은 듯 열변을 토해냈다. ‘미쳤다’ ‘나쁜 짓’ ‘쓰레기’ 같은 거친 표현도 자주 튀어나왔다. 그는 결국 인터뷰 말미에 “기자가 알아서 순화해 써달라”고 당부했다.

    질적 성장? 착각!

    ▼ 25명의 교수를 인터뷰해 책을 썼습니다. ‘선발 기준’이 뭔가요.



    “서울대 공대 교수가 320여 명입니다. 그중에서 학계는 물론 산업계에서도 리더십을 가진, 각자의 필드에서 좌장(座長)이라 할 분들을 추렸습니다. 이들에게 ‘산업계가 어려우니 우리가 나서서 얘기해봅시다’라고 편지를 보냈는데, 단 한 명도 거절하지 않았어요. 하고 싶은 말이 많은지 출력해놓은 자료도 한 더미씩 됐고, 대여섯 시간 인터뷰하는 내내 휴대전화가 울려도 받지 않았어요. 민감한 대목도 거침없이 언급하며 ‘실명으로 써도 된다’고들 해서 오히려 내가 곤란했지요(웃음).”

    ▼ 외부 펀딩 없이 자체 추진한 프로젝트입니다. 계기가….

    “두 가지가 있어요. 우선 죽비(竹扉)를 들어야 할 때라고 판단했습니다. 몇몇 기업만 잘될 뿐 한국 산업 전반이 어려워지고 있는데도, 정책가부터 기업인까지 ‘잘되고 있다’고 착각하고 있습니다. 이에 우선 서울대 공대가 자기반성의 의미로 지난여름 ‘공과대학 백서’를 발간했고, 그다음 순서로 산업계의 잘못을 논의하고자 이 책을 펴낸 것이죠(백서는 ‘서울대 공대는 1루 진출에 만족하는 타자였다. 그러나 학문 세계에서는 만루 홈런만 기억된다’고 스스로를 질타했다).

    또한 미국 매사추세츠 공대(MIT)가 자극이 됐습니다. MIT는 1988년 일본의 부상을 경계하며 ‘Made in America’라는 책을 냈어요. 2013년엔 두 번째 책을 냈는데, 제목이 ‘Making in America’입니다. ‘세계의 공장’ 중국을 위협으로 느끼며 ‘국가가 제조업을 해야 일자리가 생긴다’고 일침을 놓았지요. 이 책을 읽고 우리보다 앞서가는 미국도 스스로를 죽비로 내리치는데, 우리는 왜 가만있나 반성했습니다.”

    서울대 공대는 ‘기술한국’의 산실이다. 2006년 공학한림원이 ‘한국을 일으킨 엔지니어 60인’을 선발한 적이 있는데, 그중 43명이 서울대 공대 출신이다. 반도체 신화의 주역 진대제·황창규, ‘용광로 없는 제철소’를 만든 이구택, 국내 첫 자동차 모델 ‘포니’를 개발한 이충구 등이 서울대 공대 출신으로 60인 리스트에 올랐다. 책에 참여한 교수들은 이러한 엔지니어 거장들과 협동하며 산업을 일군 주역이기에 자부심을 느낄 만한 위치에 있지만, 요즘은 그보다는 걱정과 책임감을 더 느끼는 듯하다. 현택환 교수(화학생물공학부)는 이렇게 진단한다. ‘우리는 점점 데워지는 물 안에 있는 개구리와 같다. 서서히 몸이 망가지는지도 모르고 미래에 대한 생각도 없이 현실에 안주하고 있다.’

    “면세점, 맛집앱이 창조경제? 생산현장 없이 성장 없다”
    ▼ 위기의 징후로 개별 기업들의 영업이익률 하락, 국가 차원의 잠재성장률 하락을 꼽았습니다. 낮은 노동생산성과 높은 임금, 고용 경직성 등이 그 원인으로 거론되곤 하는데요.

    “무가치한 얘기입니다. 노동시장 문제는 원인의 0.001%도 차지하지 않아요. 노동소득 분배율(국민소득에서 노동소득이 차지하는 비율)이 얼마 되지 않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 아닌가요? 원인은 고부가가치를 내는 핵심 기술이 없는 데 있습니다. 우리나라 교역 조건은 계속 나빠지고 있는데, 저부가가치를 수출하고 고부가가치를 수입하기 때문이죠. 기술이 있어야 기업이, 산업이, 국가가 발전합니다.”

    이 교수는 책에서 ‘우리 산업계가 질적으로 성장한 것으로 착각하며 잘못된 고정관념을 갖고 있다’며 5가지를 제시했다(상자기사 참조). 그는 “공학교육이 썩어빠졌다, 산업정책이 문제다 등 10가지를 나열하려던 걸 절반으로 줄였다”고 귀띔했다. 그 ‘절반’ 중 개념설계 역량 부족과 관련해 주목할 것은 ‘스케일 업(Scale up, 확대)’ 역량의 부재다. 혁신적 아이디어를 스케일 업해 실용화하지 못하면 그 아이디어는 무용지물일 뿐이다. 그런데 스케일 업 역량은 ‘오랜 경험이 축적돼야 비로소 확보할 수 있는 고도의 경험지식 영역’이다. 바로 여기에 오늘날 한국 산업의 비극이 자리한다.

    ▼ 글로벌 수준의 국내 기업에도 스케일 업 역량이 없다?

    ‘스케일 업’ 부재의 비극

    “신창수 교수(에너지자원공학과)는 자원 탐사 중 지하 상태를 보여주는 지하영상화 관련 기술연구를 합니다. 그가 유력한 기술을 개발해 국내 에너지 회사에 연락했더니 아무도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고 합니다. 하지만 프랑스 기업은 신 교수로부터 e메일을 받자마자 비행기 타고 날아와 라이선스를 체결해갔어요. 몇 년 지나 그 회사 탐사 자료를 보니 신 교수의 기술을 엄청나게 발전시켜놨다고 해요. 1원 내고 사간 기술을 100원짜리로 만든 거죠. 한국 기업들은 1원짜리 기술을 키울 생각은 안 하고 100원을 내고 사옵니다.”

    ▼ 대우조선해양 등 최근 조선업의 위기도 비슷한 맥락에 있나요.

    “김용환 교수(조선해양공학과)가 말하듯 기존 조선산업과 해양플랜트 산업은 성격 면에서 차이가 커요. 하지만 이에 대해 고려하지도, 기술적 대책을 충분히 세우지도 않고 해양플랜트 사업에 진출했지요. 그게 국내 조선·중공업 기업이 겪는 어려움의 근원입니다.”

    해양플랜트를 만드는 과정은 EPCI, 즉 엔지니어링(Engineering), 구매(Procurement), 시공(Construction), 설치(Installation)로 나뉜다. 외국에는 단계마다 오랜 경험을 축적한 전문회사들이 있다. 한국은 선박 건조 경험을 바탕으로 시공을 맡으며 이 시장에 진출했는데, 너무 섣부르게 욕심을 내서 구매와 설치에도 나서 위기에 봉착했다는 게 김 교수의 진단이다. 김 교수는 “전문회사들의 축적된 노하우는 한국 조선업체들이 금방 따라잡을 수 있는 수준이 아니다”라며 “해양플랜트 전 과정을 직접 하겠다고 나선 것은 의욕은 좋지만 너무 쉽게 본 것”이라고 지적했다.

    ‘경험의 축적’은 시간이 있어야 가능하다. ‘후발 추격 국가’로서 한국은 선진국만큼 충분한 시간을 갖지 못했다. 개념설계 역량의 부재는 ‘모방추격형 산업 발전 모델의 그림자’인 셈이다. 최근 무섭게 치고 올라온다는 중국이지만, 시간이 없기는 한국과 마찬가지. 하지만 중국은 ‘공간’을 가졌다. 내수시장이 워낙 크기 때문에 짧은 시간에 매우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다.

    실패를 격려하는 문화

    ▼ 책을 관통하는 또 하나의 키워드가 ‘중국’입니다.

    “장대교(長大橋)를 건설할 때 중요한 것 중 하나가 고강도 케이블을 개발하는 것이에요. 그런데 중국이 올해 안에 고강도 케이블을 자체 생산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옵니다. 중국은 내수시장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고, 그 축적된 경험을 한데 모아줄 강력한 정부도 있습니다. 중국이 이런 식으로 나온다면 한국이 가진 주력 사업 대부분은 5년 안에 끝난다고들 봐요. 그간 한국을 먹여 살린 ‘차화전’(자동차·화학·전자) 모두 어렵다고 예상하는 거죠.”

    ▼ 인재 측면에서도 중국과의 격차를 호소하는 교수가 많더군요.

    “국제 콘퍼런스에 가서 중국 학생들을 만나보면 확실히 달라요. 영어도 매우 잘하고 수학, 기초과학 등 기본기가 뛰어납니다. 제가 중국공산당 상무위원회에서 근무하는 학생을 석사 지도한 적이 있는데, 한국 학생들이 2~3쪽 써올 때 100쪽씩 써와서 깜짝 놀라곤 했어요. 그것도 완벽한 영어로요. 근본적으로 동기가 다른 데서 차이가 생기는 게 아닐까 싶습니다. 중국 학생들은 절박함이랄까, 성공에 대한 열망이 매우 강해요. 샌드위치만 먹고 공부했다는 1960년대 한국 유학생들을 떠올리게 하죠. 더욱이 실력을 갖춘 학생이 수적으로 너무 많다는 사실도 우리에겐 큰 걱정입니다.”

    ‘시간’을 누린 선진국과 ‘공간’을 품은 중국 사이에 낀 한국은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할까. 서울대 공학 석학들이 제시하는 해법은 ‘사회 전체의 틀을 바꾸어 국가적으로 경험을 축적해나가는 체제를 갖추는’ 것이다. 이 교수는 “우리 사회 전반의 인센티브 체계, 문화를 바꿔 기업뿐만 아니라 사회의 모든 주체가 축적을 지향하도록 변화해나가야 한다”고 강조한다.

    ▼ 문화를 바꾸자? 막막하게 들립니다.

    “실패를 용인하는 문화부터 만들기를 희망합니다. 실패했다고 쫓아내지 말고, 실패를 바탕으로 더 발전하도록 격려하는 사회가 돼야 해요. 그런데 여기서 중요한 것은 실패의 종류예요. 새로운 개념을 제시하는 데에서 많이 실패해야 합니다. 박영준 교수(전기정보공학부)가 강조하는 ‘아키텍트(Architect, 설계자)’를 양성해야 합니다. 이런 얘기를 하면 제자들이 격하게 공감해요. 전자공학 박사가 회사에서 외국 소프트웨어를 국산화하는 작업만 하는 게 현실이기 때문이죠.”

    ▼ 대학은 뭘 해야 할까요.

    “커리큘럼부터 다시 짜야 합니다. 백묵 들고 하는 강의는 이제 그만 하고, 학생들에게 창의적인 개념을 심어줄 수 있는 교육을 해야 해요. 수준 낮은 논문만 양성하는 교수 평가 시스템도 바꿔야 합니다. 신창수 교수의 말처럼 SCI급 논문 10편보다 강의 하나 잘 하는 게 더 중요해요. 그래야 창의적인 학생들이 생기고 대학의 연구 수준도 올라갑니다. 사실 그동안 서울대 공대부터가 논문 쓰는 데만 매달렸지, 산업계가 가진 문제에 천착하지 않았어요. 반성합니다.”

    삼성의 ‘재무전략화’ 유감

    “면세점, 맛집앱이 창조경제? 생산현장 없이 성장 없다”
    이정동 교수는 ‘유량(flow)이 아닌 저량(stock) 중심 사회로, 일시적 총력 동원이 아니라 장기적 경험 축적 사회로’ 가기 위한 구체적인 방법으로 기업경영, 대학교육, 정부정책 등에 걸쳐 12가지 솔루션을 제안했다. 그중에는 논쟁거리가 될 만한 것들도 있는데, 이 교수는 “논쟁이 확 붙어서 좀 더 심화한 솔루션이 나왔으면 좋겠다”고 했다.

    ▼ 가업승계 지원제도는 일부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고, 국가 연구개발을 톱다운(Top-down)으로 하는 것에 대해서도 일부 반발이 있습니다.

    “중견기업이 경험 축적의 모판이 되고, 글로벌 히든 챔피언이 탄생할 수 있도록 지원하자는 뜻입니다. 조세포탈 등 부작용은 찾아내서 처벌할 형사적 문제이지, 구더기 무서워 장 못 담글 순 없지요. 영국의 대학교수가 쓴 책 ‘기업가 국가(The Entrepreneurial State)’는 정부가 기업처럼 치밀하게 움직여 기술 개발에 적극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고 주장하는데, 저는 이에 동의합니다. 미국에서 애플이 그냥 나온 게 아니에요. 터치스크린, GPS 등 국가가 주도해 개발해놓은 핵심기술 위에서 태어난 거지요. 우리 정부도 매년 19조 원의 연구개발비를 집행하는데, 결코 적은 돈이 아닙니다.”

    ▼ 최근 위기 대응에 나선 대기업들의 움직임을 어떻게 평가합니까.

    “삼성전자가 최근 자사주를 매입해 소각하기로 한 것은 이 책의 내용과 완전히 반대로 가는 결정이라고 봅니다. 자사주를 소각해 주가를 올려 주주 보상을 해준다? 미래 기술에 투자해 성과를 내야 주가가 진정으로 오르는 것 아닌가요? 삼성이 화학 계열사들을 매각한 것도 아쉬운 대목입니다. 화학은 지식과 경험이 가장 축적된 분야로 더 키우고 발전시켜야 하는데…. 국내 대기업들이 2, 3세로 넘어가면서 너무 ‘재무전략화’ 방향으로 흐르는 건 아닌지 걱정됩니다.”

    이 교수는 “대기업은 면세점 특허 경쟁에 들일 정성을 기술 개발에 쏟아야 하고, 정부의 청년창업 지원정책은 너무 ‘가벼운 창업’에 치우친 감이 있다”고도 쓴소리를 보탰다.

    “정부의 면세점 선정기준표를 보면 가장 점수 비중이 높은 것이 ‘보세구역 관리역량’이에요. 면세품 창고를 얼마나 잘 관리하는지를 심사하는 것인데, 여기에 대기업이 너도나도 뛰어든다는 것은 난센스죠.

    요즘 기술과 지식을 기반으로 한 무거운 창업을 기피하는 것 같아 걱정입니다. 맛집 앱, 배달 앱…. 근본적으로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이런 것들이 왜 창조경제의 모범인지 이해가 되지 않아요. 서울대에도 앱 개발한다고 졸업을 미루는 학생이 많은데, 기업에 들어가 어렵고 복잡한 기술을 익히고 새로 만들어야 합니다. 그렇게 기업에서 경험을 쌓은 엔지니어가 독립해 창업할 때, 그때 국가가 이들에 대한 지원에 나서야 질 좋은 일자리가 생깁니다.”

    ▼ 경험을 오랜 시간 축적해나가는 바람직한 사례가 있습니까.

    “그나마 우리 산업이 이만큼 지탱하는 것도 그런 기업들이 있기 때문이죠. 건설중장비에 들어가는 단일 부품만 생산하는 진성TEC라는 중견기업이 있습니다. 해당 분야에서 세계적인 기술을 가진 회사인데, 특이한 점이 있어요. 부품이 고장 나면 공짜로 바꿔주는데, 어떤 상황에서 부품이 망가졌는지 상세하게 보고하는 것이 조건이에요. 이렇게 모은 정보를 분석하고 기술을 개발해 현재 영하 40℃에서도 깨지지 않는 부품을 만듭니다. 이렇게 조금씩 천천히 쌓아간 노하우가 기업을 지킵니다.”

    ‘엔지니어링 스피릿’ 살려라

    ▼ 다시 중국으로 돌아갑니다. 책에서 다들 “중국과 경쟁할 시점은 지났다. 공생(共生)의 방법을 생각할 때”라고 말하는 듯한데요.

    “맞습니다. 중국이 여객기까지 만들어내는 요즘입니다. 이제는 중국과 완제품을 가지고 경쟁할 수가 없어요. 한국은 일본 모델을 따라가야 해요. 일본 산업계가 현재도 건재하는 이유는 부품과 소재 산업이 탄탄하다는 데 있습니다. 우리도 이쪽 분야에서 탄탄한 실력을 가진 히든 챔피언이 많이 나와야 해요. 대기업은 수직계열화를 중단하고, 일반 국민은 대기업이 모두를 먹여살릴 것이라는 생각을 버려야 합니다. 국내 대기업이 키운 부품업체 중 매출이 조 단위 이상 되는 곳이 없어요. 현대차는 일본 덴소나 독일 보쉬 같은 부품업체를 키우지 않았어요.”

    지난 추석 연휴를 앞두고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동료 의원들에게 ‘대한민국이 나아갈 방향을 제시해주는 훌륭한 책’이라고 호평하며 이 책을 일독할 것을 권했다. 혹시 정치권에서 강연 요청이 들어오진 않았을까. 이 교수는 “연락받은 게 없다”고 했다.

    ▼ 정치인들에게는 어떤 메시지를 주고 싶은가요.

    “수출지수, 미국의 금리인상…. 다 중요한 얘기지요. 하지만 글로벌 역량이 있는 기업이 없으면 말짱 헛걱정입니다. 공중에 떠다니는 담론 말고, 산업 현장으로 가보길 권하고 싶어요. 몇 시간이고 진지하게 그들의 얘기를 들어보는 자세를 가졌으면 좋겠어요.”

    ▼ 공대에 진학하고자 하는 청소년에게 당부할 게 있다면.

    “공돌이 정신, 그러니까 ‘엔지니어링 스피릿’을 살려야 해요. 즉, 어떻게든 뚝딱뚝딱 문제를 해결해보는 ‘핸즈 온 익스피리언스(Hands on Experience)’를 많이 하도록 어른들이 장려하고 격려해줬으면 합니다. 라이트 형제가 비행기를 날릴 때 미리 계산했겠습니까. 일단 날려보고 성공한 다음에 수학으로 정리한 거지요.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는 데 흥미와 자신감이 생긴다면 비단 공대를 가지 않더라도, 어떤 문제 앞에서도 ‘쫄지 않는’ 인재가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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