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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취재

트렌드를 읽으면 유통의 미래가 보인다

유통 혁신 진원지 안성농식품물류센터

  • 김지은 | 객원기자 likepoolggot@empal.com

트렌드를 읽으면 유통의 미래가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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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농협안성농식품물류센터가 농산물 도매사업 성장의 구심점 노릇을 톡톡히 한다. 최근에는 1인가구를 위한 간편 채소와 샐러드 품목을 선보이는가 하면 주한 미군부대와 우리 농산물 공급 계약을 체결하는 등 다양한 판로 개척을 시도하며 농산물 유통구조 개선에 박차를 가한다.
트렌드를 읽으면 유통의  미래가  보인다

홍중식 기자


2015년 12월 4일 오후 6시. 잦아든 눈발 사이로 어스름이 소복이 내려앉을 무렵 농협안성농식품물류센터 1층 집배송장에는 하루의 시작을 알리는 조명이 환하게 켜졌다. 산지에서 당일 수확한 농산물이 화물차를 타고 속속 입고장으로 도착하면서 자동분류시스템(DAS)의 디지털 표시기에도 하나둘 빨간 불이 들어왔다.
전날 밤 마트를 비롯한 전국 각지 배송처에서 주문한 농산물은 다음 날 산지에서 바로 수확해 당일 저녁 농협안성농식품물류센터로 보내진다. 입고장에 도착한 농산물은 개인용 휴대 단말기(PDA)를 이용해 빠르고 정확하게 검수와 검품을 거친 다음 자동분류시스템을 통해 배송처별로 자동 분류된다.
지상 3층부터 2층까지, 안성농식품물류센터는 농산물 물류 유통에 최적화된 구조다. 1층 입고장과 출고장의 독(DOCK) 설비는 11t 규모의 화물차까지 바로 진입해 상품을 실어 나를 수 있도록 설계됐다. 또한 차량운송관리시스템(TMS)과 창고관리시스템(WMS), 자동분류시스템(DAS) 등 전산화된 최첨단 물류정보시스템을 갖췄다. 자동분류시스템 도입으로 안성농식품물류센터는 300여 점포에서 주문한 물량을 하루 최대 2000t까지 동시 분배한다. 일평균 자동분배 건수도 개장 초기 10만 건에서 현재 20만 건으로 2배 증가했다. 시스템 운영의 안정성과 담당자들의 숙련도가 높아지자 초기 0.013%였던 물량분배 오류 빈도(오피킹률)도 0.0025%로 현저히 낮아졌다.
주문부터 배송까지 걸리는 시간이 획기적으로 단축되면서 농산물의 신선도 또한 눈에 띄게 개선됐다. 농산물을 배송하는 화물차와 집배송장은 콜드체인시스템을 가동해 겨울은 물론 여름에도 15도 이하의 저온관리가 이뤄진다. 여름에도 긴소매 옷을 입지 않으면 작업이 불가능할 정도의 환경이지만 덕분에 농산물의 선도와 상품성은 고스란히 유지된다. 골드체인시스템은 3층의 저온저장고에도 적용된다. 냉동고 4개, 냉장고 20개 등 총 24개의 창고를 갖춘 저온저장 시설에서는 약 840t의 농산물을 6개월 이상 동시에 저장보관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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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공포장한 농산물. 홍중식 기자

1인 가족 위한 소포장 상품 생산

오후 6시부터 시작된 집송 작업은 자정 무렵까지 계속된다. 분류를 거친 농산물들은 2층 상품화센터로 옮겨진다. 상품화센터는 국내 대형유통업체뿐 아니라 한국산 농산물 수입을 원하는 해외 바이어들도 주목하는 시설. 4100평 규모 17개 라인의 소포장센터와 1300평 규모 10개 라인의 전처리센터로 나뉜다.
전처리센터는 이름 그대로 소비자가 구입한 농산물을 바로 조리해서 먹을 수 있도록 다듬기와 세척 과정을 모두 완료해 진공포장 작업하는 곳이다. 전처리센터는 위해요소 중점관리 기준(HACCP)에 의거해 위생관리되며, 출입을 위해서는 반드시 입실 전 에어샤워실을 통과해야 한다. 상품은 전량 상수도를 사용해 세척되며, 최종적으로는 오존수 살균작업을 거쳐 안전성을 더한다. 전처리센터의 1일 생산능력은 46t, 연간 1만7000t에 달한다. 2015년 전처리상품은 학교급식, 식자재업체 납품 증가로 지난해 대비 50% 이상의 성장률을 보였다.
소포장센터는 늘어나는 핵가족과 싱글족의 소비 트렌드를 고려해 농산물을 한 번 먹을 정도의 적은 분량으로 소분, 소포장하는 시설이다. 소포장센터에서 생산되는 대표 품목은 된장찌개용, 볶음밥용, 떡볶이용, 건강밥용, 부침개용, 계란말이용, 라면토핑용, 샐러드용 채소 등 1인가구가 가장 간단하게 해먹을 수 있는 요리 재료다. 각 메뉴의 필요한 재료는 레시피에 맞는 크기로 절단, 세척한 다음 조리 과정에서 바로 넣어 먹을 수 있도록 1회분씩 소포장해 매장으로 보내진다. 깐 양파, 조각무, 절단 대파, 파채, 슬라이스 고구마, 탈피 단호박 등 전처리 과정을 거친 단일 품목의 농산물을 소분해 포장한 상품도 있다.
이곳에서는 상품의 혼재를 막으려 일반 농산물 라인과는 별도로 4개의 친환경 농산물 소포장 라인을 따로 운영한다. 또한 센터 내 입주한 식품안전센터를 통해 매일 잔류농약 및 미생물검사를 실시해 소비자는 신선하고 맛있는 국내산 농산물을 안심하고 먹을 수 있다.
2013년 9월 센터 개관 당시부터 소포장 설비를 갖추고 가동 준비를 시작한 농협 측은 2014년 10월, 홈플러스 하이퍼마켓 야탑점과 고양터미널점 등 3개점에 시범 공급해 긍정적인 소비자 반응을 얻은 후 원룸 밀집지역과 휴양지 인근의 농협매장, 대형 할인마트, 백화점, 편의점을 중심으로 공급처를 점차 늘려간다. 2014년 소포장센터를 통해 생산된 소포장상품은 일평균 7만 개 수준으로, 2015년에는 10만 개로 크게 늘었다.
2014년 국내 가구의 25.9%(약 471만4000가구)가 1인가구였으며 2인가구까지 포함하면 약 50%에 달하는 점을 감안할 때 향후 그 수요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측돼 생산 라인의 증설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에 농협 측은 소포장 생산라인에 선별 컨베이어, 로타리식 포장기기 등 자동화설비를 보강하고 구근류, 엽채류 등 새로운 소포장상품을 지속적으로 개발해 2017년까지 일평균 생산량을 20만 개로 확대할 계획이다.
밤사이 상품화센터에서 전처리 단계 혹은 소포장 단위로 상품화된 농산물은 새벽 무렵 자동 팔레타이징 설비 중 하나인 무인궤도시스템(RGV)을 거쳐 컨테이너 박스에 담겨 1층 출고장으로 보내진다. 자동 팔레타이징 설비는 출고할 농산물을 자동으로 분류해 적재하는 것은 물론 지게차에 실어 배송 차량에 싣는 작업까지 사람의 힘을 빌리지 않고 자동으로 처리하는 안성농식품물류센터의 핵심 시설 중 하나다.
산지 농협과의 협력체계를 공고히 하기 위한 아이디어도 쏟아진다. 농협은 산지 농협 농산물유통센터(APC)로부터 소포장 원물 조달 비중을 지속적으로 확대하는 한편 생산물 입고 시 소규모 박스 포장 대신 대형 포대를 제공해 산지의 일손을 덜어주는 것은 물론 포장비용 절감까지 돕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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