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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한국 제조업 ⑥디스플레이

韓 OLED vs 中 LCD 초대형·초고화질 정면승부

2018년 生死 갈림길 온다!

  • 김영우 | SK증권 리서치센터 수석연구위원 hermes_cmu@sk.com

韓 OLED vs 中 LCD 초대형·초고화질 정면승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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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미래지향적’ 디스플레이 투자, 中에 주도권 뺏겨
  • ● ‘65인치 8K OLED TV’에 사활 걸렸다
  • ● ‘기술의 일본’이 中과 손잡으면 악몽
韓 OLED vs 中 LCD 초대형·초고화질 정면승부


韓 OLED vs 中 LCD 초대형·초고화질 정면승부


시곗바늘을 돌려 2003년으로 돌아가보자. ‘현대 집안’의 현대디스플레이테크놀로지(Hydis)가 인수할 주인을 찾지 못하고 헤매다 결국 중국 BOE에 매각됐다. 그렇게 출범한 회사가 바로 BOE-하이디스(Hydis)다. 지난 10년간 중국이 공들인 보람으로, 이제 BOE는 전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디스플레이 업체가 됐다.
최근 2년간 LCD(액정표시장치) 산업은 호황을 누렸지만, 한국의 LCD 산업은 투자의 방향성을 못 잡고 정체됐다. 한국 업계는 BOE와 CSOT로 대표되는 중국 업체들이 8.5세대 대형 LCD 공장(Fab)을 지어놓고도 32인치 TV용 패널 생산에나 집중하고 있으니 10.5세대 초대형 LCD 공장을 지을 리 없다고 봤다. 그리고 중국이 10.5세대 또는 11세대 LCD 공장을 지을 투자 여력 또한 충분하지 않다고도 봤다. 8.5세대, 10.5세대라는 것은 LCD 패널을 만들 때 필요한 유리기판의 크기를 나타내는 것으로, 기판의 크기, 즉 세대 숫자가 커질수록 대형 TV용 패널 생산에 유리하다고 보면 된다.
그러나 이 같은 전망은 지극히 국내적인 시각에 한정된 것이다. 중국에는 엄청난 규모의 내수시장과 탄탄한 로컬 TV 제조업체들이 있다. 또한 이들 업체는 중앙 및 지방정부로부터 무한에 가까운 지원을 받는다. 한국 업체들은 이러한 ‘중국적’ 특성을 간과한 채 10.5세대가 아닌 8.5세대 LCD 신규 공장을 중국에 건설하고 있는 실정이다. 공장 부지를 중국으로 정한 것은 중국 인건비가 상대적으로 낮고 수요처(중국 내수)와 가깝다는 이유에서다. 한 마디로 한국 디스플레이업계는 중국을 과소평가하며 방심했다.



BOE의 ‘두뇌’, 중국의 ‘체력’

2015년에 전격 시행된 BOE의 10.5세대 투자는 전략적이었다. BOE는 프리미엄 TV 시장이 초대형으로 바뀔 것이므로 선제적으로 투자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판단했다. 10.5세대 공장은 42, 50, 65, 75인치 패널 생산에 최적화해 있다. 지금부터 공장을 지으면 3년 후 중국 내 주요 시장을 공략하면서 초대형 TV를 선호하는 수요에도 맞출 수 있다는 것이 10.5세대의 장점이다. 보통 55인치 이상을 초대형 TV라고 한다.
문제는 설비투자(Capex)에 대한 부담이다. 그런데 중국에선 하이테크 기업 유치라는 명분을 내걸면 지방정부와의 합작회사(Joint Venture)를 설립할 수 있다. 지방정부와 손잡음으로써 설비투자 부담이 반으로 줄어든다면 투자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 이렇게 중국 BOE의 10.5세대 초대형 LCD 공장 투자는 기업의 전략과 중국 정부의 디스플레이 산업 육성 정책이 결합한 결과다. 한편 BOE가 세계 최초로 10.5세대 LCD 공장 투자를 발표한 데 이어 CSOT도 두 번째로 10.5세대 LCD 공장 설립을 준비 하고 있다.
이 두 회사가 초대형 LCD 공장 설립에 투자하는 이유 중 하나는 앞으로 LCD TV에서 4K UHD(Ultra Hi Definition, 해상도 3840×2160) 시대를 뛰어넘어 8K SHV(Super Hi Vision, 해상도 7680×4320) 시대로 도약하려는 전략을 가졌기 때문이다.
8K 화면을 도입하면 데이터 전송량이 증가할 뿐만 아니라 아직 전송 표준이 정해지지도 않았다는 반론이 있다. 그러나 데이터 전송 표준 문제는 지난해 3월 해결됐다. 각종 해외 가전쇼에도 초대형 8K SHV TV가 등장했다. 이제는 중국 업체가 8K SHV TV 시대를 가장 열심히 준비하고 있는 것이다.
8K TV 시대는 정말 올까. 만약 오지 않는다면 LCD 산업은 그야말로 최악의 상황으로 추락할 것이다. 2012년 대만 이노룩스(Innolux)의 LCD 패널과 중국 로컬 TV 제조업체의 결합으로 시작된 UHD TV는 이제 주류가 됐다. 그러나 LCD 산업이 4K 해상도에서 혁신을 멈춘다면, 2018년부터 패널 가격 인하에 따른 매출액 및 영업이익 감소를 피할 수 없다. 게다가 OLED(유기발광 다이오드) TV와 LCD TV의 가격차가 빠르게 줄어든다면 상황은 더욱 심각해진다. 따라서 LCD 산업 자체의 시장 축소 문제를 해결하고, OLED TV 진영의 추격을 따돌릴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해상도를 8K로 높이는 것이다.



전략적 투자 시급한데…

2000년대 들어 각 가정에는 큰 변화가 생겼다. ‘배불뚝이 TV’(CRT TV) 시대가 막을 내리고, 평판(Flat Panel) TV 시대가 열린 것이다. 초기 LCD TV 시장을 선도한 업체는 ‘아쿠오스(AQUOS)’ 브랜드로 유명하던 일본의 샤프였다. 당시 LCD 패널 업체들은 대형 패널을 만들 공장을 보유하지 못했기에 샤프는 대형 LCD 시설투자를 가속화했다. 당시 평판 TV는 중소형은 LCD, 대형은 PDP(플라스마 디스플레이 패널)로 양분됐다. 그런데 샤프는 이런 편견을 깨고, PDP가 차지한 시장까지 노린 것이다.
샤프가 PDP를 이길 수 있다고 판단한 것은 △PDP는 소형 생산이 안 되지만 LCD는 소형부터 대형까지 확장성이 크고 △다양한 크기의 패널을 만드는 쪽이 규모의 경제를 더 누릴 수 있다고 봤기 때문이다. 한편 일본 소니는 △HD 화질만으로는 시장 성장이 제한적이며 △고해상도인 Full HD로 해상도가 높아질 경우 PDP는 한계가 있을 것으로 봤다. 10년 전에도 TV 시장은 가격, 크기, 해상도가 가장 중요했다. 만약 TV 해상도가 Full HD에서 영원히 멈춰버렸다면 TV용 LCD 패널 시장은 엄청나게 위축됐을 것이다.
명암대비비(contrast)가 뛰어나고 스스로 빛을 내는(自發光) 등의 장점을 지닌 PDP TV는 LCD 대비 가격, 크기, 해상도 등의 열세를 극복하지 못하고 지난해 상반기를 마지막으로 쓸쓸히 사라져갔다. OLED TV의 뛰어난 화질과 휘어지는(flexible) 잠재력을 감안하면 OLED TV를 PDP TV와 비교하는 것 자체가 무리라는 평가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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