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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환차익 거래’ 내걸고 ‘돌려막기’로 이자 지급?

IDS홀딩스 유사수신업 논란

  • 김건희 | 객원기자 kkh4792@hanmail.net

‘외환차익 거래’ 내걸고 ‘돌려막기’로 이자 지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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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월 이자 2% 이상, 1년 후 원금 상환” 약속
  • ● 외환법상 투자 못해…1, 2심은 ‘사기죄’ 판결
  • ● “실형 선고 안 받았다”며 계속 영업…당국 뒷짐
  • ● 투자자 1만 명, 투자액 1조 원 추정
‘외환차익 거래’ 내걸고 ‘돌려막기’로 이자 지급?

5월 20일 IDS홀딩스 피해자 이모 씨의 가족이 고소장을 제출한 뒤 서울중앙지검 앞에서 시민단체 회원들과 엄정한 수사를 촉구했다. [사진제공 · 약탈경제반대행동]

10억 원대 자산가 이모(77) 씨는 2014년 부동산 경매 모임에서 알게 된 투자업체 IDS홀딩스 관계자로부터 투자를 권유받았다. 당시 IDS홀딩스는 홍콩에 KIS투자거래회사(KIS Investment Trading Ltd, 이하 KIS)를 설립해 FX 마진 거래(Foreign Exchange margine trading, 외환차익 거래) 사업 자금을 모으고 있었다. 이씨는 2007년 다단계 투자를 했다가 10억 원가량을 잃었고, 이로 인해 아내가 병을 얻어 세상을 떠난 터라 쉽게 투자를 결심하지 못했다.

그러나 월 이자 2%에, 원금은 1년 계약기간이 끝나면 찾아갈 수 있다는 ‘파격 조건’은 매력적일 수밖에 없었다. 이씨는 2014년 12월 IDS홀딩스 ○○○지점 모집책 김모 씨를 통해 3개 계좌 3000만 원을 투자했다. 이자는 꼬박꼬박 통장에 들어왔다. 그 무렵 IDS홀딩스 ○○지점 모집책 박모(여·55) 씨는 자신을 통해 투자하라고 권했고, 이때부터 본격적으로 투자액을 늘려갔다. 이씨는 이미 ○○○지점 투자자로 등록돼 있어, ○○지점에는 둘째아들 명의로 투자했다.



대출받아 투자

이씨의 투자 장부에 따르면, 그는 한 번 계약할 때 최소 1000만 원, 최대 1억5000만 원을 송금했다. 지난해 7월 29일 박씨는 “계약한 2000만 원에 대한 프로모션 20만 원을 보냈다”는 계약 확인 메시지를 전송했다.

현금이 부족해진 이씨는 부동산 담보 대출을 받아 마련한 3억여 원으로 또다시 계약을 했다. 이후 계약금이 모자랄 때마다 보험 대출, 카드론 대출, 현금서비스 등을 동원해 계약했다. 이씨가 2014년 12월부터 지난해 12월까지 1년간 송금한 돈은 약 7억 원에 달한다.

이씨의 큰아들은 5월 13일 서울중앙지검에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사기) 및 유사수신행위의 규제에 관한 법률 위반으로 IDS홀딩스 대표 김모 씨와 모집책 박씨를 고발했다.

“대표 김씨는 2012년 1월 2일부터 2014년 8월 27일까지 사기 및 유사수신행위로 법원에서 유죄를 선고받았지만, 2014년 9월 이후에도 사기 및 유사수신행위를 멈추지 않았다. 더 이상 부모와 자식 간 오해와 반목으로 가정이 파탄 나는 상황을 두고 볼 수 없어 고발장을 제출했다.”

이에 앞서 지난 4월 시민단체 약탈경제반대행동은 IDS홀딩스의 ‘사기행동 중지’를 위한 진정서를 제출했다.  

투자업체 IDS홀딩스는 2008년 금융선물 파생상품을 교육하는 ‘IDS 아카데미’로 출발했다. 2009년 NH선물을 통해 FX 마진 거래를 시작했고, 2010년 홍콩에 KIS를 설립해 수수료 사업을 개시했다. 사업방식은 투자자의 차용금을 KIS의 외환거래 계좌에 송금해 FX 마진 거래의 증거금으로 사용하고, 그로부터 나오는 리베이트(loan, 수수료) 등의 수입으로 월 2~4%의 이자를 지급하는 것. 1000만 원(1개 계좌) 이상이면 투자 가능하고, 매월 1회씩 총 12회 이자를 지급한다. 투자 기간은 1년.

FX 마진 거래는 두 나라의 통화를 동시에 교환하는 거래인데, 한 나라의 통화를 팔면서 다른 나라의 통화를 사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예를 들어 미국 달러(USD)와 일본 엔(JPY) 거래에서 미국 달러를 사면서 동시에 일본 엔화를 파는 식이다. 일반인에겐 생소한 투자상품이다. 금융권에서도 전문 딜러만 맡을 만큼 방법이 까다롭다. 한 투자은행 소속 딜러는 “FX 마진 거래는 전형적인 ‘고수익 고위험’ 상품이다. 높은 수익을 올릴 가능성도 있지만, 큰 손실 위험에 노출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편취 의사 있다”

그런데 투자자 중 상당수가 정보가 제한적인 노인과 주부들이다. 투자자 A씨는 “모집책들은 FX 마진 거래에 대해 잘 몰라 모집책의 말을 쉽게 믿는 노인과 주부들을 우선적으로 공략한다”고 전했다.

법원 판결문에 따르면, IDS홀딩스 대표 김씨가 2010년 9월 24일부터 2014년 3월 12일까지 KIS 명의의 홍콩 계좌에 입금한 돈은 약 285만 달러(약 33억 원). 이 가운데 약 181만 달러(약 21억 원)는 홍콩 현지인 마모 씨로부터 빌린 돈이다. 이 돈을 활용해 FX 마진 거래 수수료에서취득한 이익은 총 24만 달러(약 2억8000만 원, 2011년 5월 13일~2014년 12월 27일). 수수료 이익이 10%도 채 안 된다. 이 돈은 김 대표 개인이 마련한 돈으로, 국내 투자자들의 투자금(차용금)은 홍콩 계좌에 입금되지 않았다.

김 대표는 2012년 1월 2일부터 2014년 8월 27일까지 투자자로부터 672억 원(검찰은 1심 때 공소사실 중 피해금액, 즉 차용금을 733억 원으로 밝혔다가 2심에서는 중복된 부분을 빼고 672억 원으로 변경)을 확보했지만, KIS의 홍콩 계좌에 입금된 돈은 없었다. 투자자들의 돈 672억 원은 어디로 흘러갔을까. 설사 차용금이 FX 마진 거래에 투자된다 해도 10%도 채 안 되는 수수료 이익으로 투자자들에게 월 2% 이상의 이자와 원금을 지급할 수 있을까.

2심 재판부는 “김씨가 2012년 초부터 차용금의 이자를 다른 차용금으로 변제했다. 672억 원 중 133억 원은 투자자 이자 지급으로, 150억 원은 원금 반환에 쓰였다”고 판시했다. 이른바 ‘돌려막기’로 투자자에게 이자와 원금을 지급했다는 얘기다.

특히 재판부는 “김씨에게 편취(騙取, 남을 속여 재물이나 이익을 빼앗음) 범의가 있었다”고 지적했다. 현행 외환거래법상 FX 마진 거래를 위해 자금을 홍콩에 송금할 수 없고, 이 문제가 쉽게 해결되기 어렵다는 점을 알면서도 피해자들에게 사정을 ‘묵비(비밀로 해 말하지 않음)’한 채 FX 마진 거래 사업자금 명목으로 돈을 차용한 것은 편취 의사가 있다고 본 것이다.

김 대표는 법정에서 “금융당국의 규제로 송금하지 못했고, 투자 모델이 확정되면 국내 투자자들의 자금을 한꺼번에 송금하려고 했다”고 주장했지만, 재판부는 “그렇다고 하더라도 그 사실을 투자자에게 알려줘야 하는데 알려주지 않았다”며 사기죄를 인정했다.

결국 김 대표는 2014년 9월 기소(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사기) 및 유사수신행위의 규제에 관한 법률 위반)돼 1심에서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 사회봉사 120시간을 선고받았다. 2심에서도 유죄(징역 2년, 집행유예 3년)를 선고받아 현재 대법원의 판결을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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