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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의 ‘살기 좋은 도시’를 가다①

사건·폭력·스트레스 없는 청정도시 ‘뉴질랜드 오클랜드’

  • 육성철 <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 sixman@donga.com

사건·폭력·스트레스 없는 청정도시 ‘뉴질랜드 오클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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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연과 문명의 완벽한 조화…. 오클랜드는 ‘지구상에 마지막으로 남은 지상낙원’이라는 평가를 받을 만큼 쾌적한 도시다. 두 개의 항구와 해안이 둘러싸고 있으며, 도시 어디에서든 바다와 숲을 접할 수 있다. 하지만 오클랜드의 아름다움을 더욱 돋보이게 만드는 저력은 ‘자연의 섭리’를 거스르지 않는 당국의 정책과 성숙한 시민의식일 것이다.
오클랜드는 뉴질랜드 최대의 상업도시다. 수도는 웰링턴이지만 교통과 무역의 중심지는 오클랜드다. 뉴질랜드 전체 인구를 390만으로 보았을 때 30% 정도가 오클랜드에 집중해 있다. 오클랜드의 면적은 서울시의 2배. 결국 오클랜드의 인구밀도는 서울시의 5% 수준인 셈이다.

2001년 1월 컨설턴트 업체인 윌리엄 M 머서사는 전세계 218개 도시를 대상으로 ‘삶의 질’을 평가했다. 그 결과 오클랜드는 공동 5위를 차지했는데, 1위와는 불과 0.5점 차였다. 이 자료에 따르면 오클랜드는 환경, 교육, 치안, 사회복지, 여가 등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모두가 한국 사람들이 부족하다고 느끼는 항목이다. 최근 뉴질랜드 이민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는 현상은 이와 무관하지 않을 듯하다.

굴뚝이 없는 나라

뉴질랜드의 관문 오클랜드 공항에서 가장 신경을 쓰는 부분은 외부 음식물의 반입이다. 누구든 식품을 갖고 들어가려면 사전에 신고하고 검사를 받아야 한다. 오클랜드 공항은 승객들에 대한 검역이 철저하기로 유명하다. 하나같이 ‘무공해 청정국가’를 지향하는 뉴질랜드 당국의 의지를 볼 수 있는 절차들이다.

공항에서 시내까지는 30분 정도 걸린다. 도로 양 옆으로 펼쳐진 초원에서 양떼가 풀을 뜯고 그 사이로 듬성듬성 전원주택이 보인다. 눈 씻고 찾아봐도 공장 굴뚝이 보이지 않는다. 이것은 ‘2차 산업을 육성하지 않는다‘ 는 국가정책때문이다. ‘공산품은 비싸도 수입에 의존한다‘ 는 것이 뉴질랜드 정부의 원칙이다.

오클랜드시가 추진하는 환경정책의 핵심은 자연의 순리를 존중하는 것이다. 가축의 배설물을 처리하는 방식을 보면 쉽게 알 수 있다. 시 당국은 목장마다 빗물로 정화할 수 있을 만큼의 가축만 기르도록 수를 제한한다. 연중 내리는 빗물이 가축의 분비물을 분해하고, 그것이 다시 풀을 기르는 거름으로 쓰이는 것이다. 뉴질랜드의 초원에서는 양 5000만 마리, 돼지 1600만 마리, 사슴 600만 마리가 자라고 있다. 한가지 특징은 어느 곳에서도 축사를 볼 수 없다는 점이다. 가축들은 비가 오면 비를 맞고, 밤이 되면 풀밭에 쓰러져 잔다. 유일하게 축사에서 자라는 가축이 닭인데, 닭똥은 화훼농가에서 거름으로 쓴다.

오클랜드시는 공기를 오염시킬 우려가 있는 쓰레기 소각장을 허용하지 않는다. 대신 침전물 정화시설을 갖춘 진흙암반층에 오물을 묻고 있다.

오클랜드 시민들에게 도시 환경에 관해 물으면 비슷한 대답이 나온다. 그들은 “우리가 물려받은 땅을 고스란히 후손들에게 물려주어야 한다”고 말한다. 자연은 처음부터 누구의 소유도 아니기 때문에 함부로 다뤄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낚시를 하는 사람이 한번에 물고기 9마리 이상을 잡지 못하도록 하는 것이나, 쿼터제를 위반하는 원양어선에 엄격하게 페널티를 적용하는 것도 그래서다.

우리 속담에 ‘곳간에서 인심 난다’는 말이 있듯이 오클랜드 사람들에게서는 여유가 물씬 풍긴다. 일찍부터 목재와 육류를 수출해서 국부를 늘렸고, 최근엔 막대한 관광수입까지 올리고 있다. “월급을 2.5배로 줘도 야근을 시키기 힘들다”는 어느 식당 주인의 말처럼 오클랜드 사람들은 휴식을 확실하게 챙긴다. 금요일 저녁을 빼면 거리에서 술을 마시거나 밤늦게 돌아다니는 사람들을 찾아보기 힘들다.

오클랜드 사람들에게 “돈을 벌면 무엇을 하고 싶냐?”는 질문을 던져 보았다. 다섯 명 중 2명이 “좋은 요트를 갖고 싶다”고 대답했다. 그만큼 요트는 오클랜드에서 인기있는 레포츠다. 지난해 열린 아메리카컵요트대회에서 뉴질랜드가 세계 최강 미국을 누르고 2연패를 달성한 이후 요트의 인기는 폭발하고 있다. ‘10m 앞의 파도를 예상하면서 인공위성과 교신할 수 있는 수백억짜리 요트’ 그것은 성공한 오클랜드 사람들이 가장 갖고 싶어하는 ‘보물’일 것이다.

뉴질랜드는 안정된 사회라는 평가를 받는다. 뉴질랜드 전역에서 1년에 평균 2건의 살인사건이 발생하는데 오클랜드에서는 한번 있을까 말까 하는 정도다. 때문에 어쩌다 사건이라도 터지면 매스컴이 며칠씩 흥분한다. 인구 100만이 넘는 다민족 도시에 마약이나 총기, 성폭력 관련 사건이 없는 것도 오클랜드시의 성격을 잘 보여주는 통계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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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성철 <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 sixm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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