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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깐수’ 정수일 박사의 이슬람 문명 산책 6

무슬림 총단결·화해의 축제 라마단

무슬림 총단결·화해의 축제 라마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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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무슬림들은 라마단이라는 금식월을 축제의 달로 경하하고 있다. 이 달만 되면 ‘뽑아 들었던 칼을 칼집에 집어넣는다’고 한다. 이 달에는 서로가 말다툼도 삼가며 덕담만 한다. 유난히 인사말이 길고 오순도순 이야기를 나눈다.
무슬림 총단결·화해의 축제 라마단
이슬람세계를 다니다보면 신기한 일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관광버스 기사가 쏜살같이 달리는 차를 갑자기 길섶에 멈춰 세우고는 홀로 슬쩍 내려서 잠깐 예배를 드리고 되돌아온다. 찌는 듯한 무더위 속에서도 한 달씩 대낮에 물 한 모금 안 마시는 끔찍한 금식을 한다. 세계 곳곳에서 한 해에 100만~200만 명의 사람들이 한꺼번에 꼭같이 하얀 계복(戒服)을 차려입고 순례지 메카에 구름떼처럼 모여든다. 현대인의 상식으로는 이해하기 힘든 ‘이상(異狀)’이라서 어리둥절하기도 하고 의혹도 가져보며, 간혹 폄하하기도 한다. 그러나 그것이 지구상 13억 무슬림들이 의무적으로 행하고 있는 정상적인 행위라고 할 때, 우리는 새삼 무언가 자신들의 무지와 편견에 대해 되돌아보게 된다.

사실 무슬림들의 일상이나 평생을 살펴보면 어느 것 하나가 그들의 종교적 신앙이나 교리와 무관한 것이 없다. 물론 다른 신앙인들에게도 그러한 점이 없지는 않지만, 무슬림들만큼이나 그렇게 신실(信實)하게 자기들의 신앙심을 몸짓으로 드러내는 사람들은 드물다. 이슬람교의 교리는 다른 종교들의 교리에 비해 ‘단순’하다고 하리만치 분명하고 확실하다. 그 교리는 경전으로 명문화된 6가지 종교적 신앙(이맘), 즉 알라(하느님)와 천사, 경전, 예언자, 최후심판, 정명(定命)에 대한 믿음(이에 관해서는 전번 회에 논했음)의 ‘6신(信)’과 5가지 종교적 의무(이바다), 즉 신앙고백과 예배, 종교부금(宗敎賦金, 자카트), 금식, 순례의 ‘5행(行)’을 기본내용으로 하고 있다. 이것이 이른바 이슬람교의 ‘6신5행’이다.

‘6신’은 알라를 비롯한 우주만물에 대한 무슬림들의 종교적인 믿음이기 때문에 내재적이고 정태적이다. 이에 비해 ‘5행’은 그러한 믿음을 행동으로 실천하기 때문에 외형적이고 동태적이다. 그래서 이 5가지 종교적 의무를 ‘5행’이라고 한다. 이 ‘6신’과 ‘5행’을 이슬람교라는 ‘장엄한 수레’를 움직여 나가는 ‘쌍축(雙軸)’에 비유하기도 한다. 그렇지만 기실 이 ‘5행’이 ‘6신’뿐만 아니라, 이슬람교의 모든 것을 말로서가 아닌 행동으로 떠받치는 기둥의 역할을 한다고 하여 ‘다섯 가지 기둥’, 즉 5주(柱, 아르칸) 또는 ‘실천 5주’라고도 한다.

‘5행’은 종교적 의무를 수행하기 위한 실천행동이기 때문에 이슬람교의 표징이라고 말할 수 있다. 무슬림들의 일상과 평생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들은 이 ‘5행’의 구체적 표현이고, ‘5행’의 실천 여부에 따라 현세에서 무슬림들의 신앙심이 평가된다. 나아가 최후심판에서 낙원과 지옥으로 갈 길이 결정된다고 한다. 이것이 이슬람교의 ‘5주관(柱觀)’이다. 이만큼 중요하기 때문에 무슬림들은 이 ‘5주’를 문자 그대로 ‘마음의 기둥’으로 간직하고 그 실천에 자기의 운명을 걸고 있다.

물론 이런 종교적 의무가 다른 종교들에 없는 것은 아니고, 또 그 유래에서 보면 유대교나 기독교와 상관되는 것도 있다. 그러나 이슬람교는 자기 발전의 역사적 및 사회적 환경과 여건에 부합되게 그 내용과 방도를 선택하고 있다. 그뿐만 아니라 실천에서도 이슬람교 특유의 융통성과 관용성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첫째 의무인 신앙증언을 제외한 나머지 의무사항들은 실제 수행에서 제외되거나 가감(加減)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유대교 같은 엄격한 계율종교의 견지에서 보면 ‘느슨한’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자각에 기초한 자발행위이기 때문에 그 수행력은 더 강할 수밖에 없다. 여기에 이슬람교의 생명력이 있는 것이다.

두 마디의 신앙증언만 하면 입교

이슬람교의 ‘5행’은 단순한 통과의례가 아니라 무슬림들의 일상이며 삶 그 자체다. 이러한 일상과 삶을 모르고는 이슬람을 이해할 수 없으며, 무슬림들과의 진실한 어울림은 불가능한 일이다. 금식날에 무슬림들 앞에서 군것질하다가는 변을 당하기가 일쑤고, 전쟁을 하다가도 그만두는 금식월에 전쟁을 불사하겠다고 나서다가는 뜻밖의 화를 자초할 수 있다. 무슬림들의 의식구조나 가치관은 ‘6신’과 더불어 이 ‘실천5주’에서 구체적으로 드러나고 있다. 따라서 그 하나하나를 살펴보는 것은 이슬람교를 이해하기 위해 필수적인 것이다.

무슬림들의 종교적 의무인 ‘실천5주’에서 첫째는 신앙증언(샤하다)이다. 그 내용은 “알라 외에는 신이 없고, 무함마드는 알라의 사자(使者)임을 증언한다(라 일라흐 일랄 라흐 무함마드 라술 라흐)”라는 두 마디 증언사(證言詞, 일명 칼리마)를 소리내어 말하는 것이다. 이 두 마디 증언사는 사실상 이슬람교의 근본교리를 함축하고 있는 말이다. 이슬람교의 모든 신행(信行)은 이 근본교리로부터 출발한다. 그런데 이 근본교리가 종교적 의무가 되는 이유는 이 근본교리를 그저 마음속으로 믿는 것만으로는 안되며 반드시 소리 내어 고백해야 한다는 데 있다.

그리고 이러한 신앙증언을 여러 의무 가운데서 첫번째로 수행해야 하는 이유는 그 내용이 바로 이슬람교의 근본교리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다른 의무들은 상황에 따라 수행과정에서 융통성을 보일 수 있지만, 이 사항만은 절대적으로 미루거나 어길 수 없다. 어떠한 경우에도 이 증언을 거부하거나 미루면 그는 그 즉시로 무슬림임을 그만두어야 한다.

증언의 내용은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이 세상에 알라만이 유일신(唯一神)으로서 다른 어떠한 사상(事象)도 믿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다른 신은 물론이거니와 어떠한 우상물에 대한 숭배도 있을 수 없다. 최고 위정자나 상관, 부모까지도 존경은 하되 숭배하는 것은 허용이 안된다. 오로지 알라의 유일성과 창조성, 전지전능함과 자비함을 믿고 알라에 귀의(歸依)해야 한다는 것이다.

증언의 두번째 내용은 이슬람교의 창시자인 무함마드만이 알라가 인간 앞으로 보낸 사람(라슬라), 즉 성사(聖使)라는 것을 고백하고 증언함으로써 예언자로서의 그를 통해 인간에게 내린 알라의 계시를 그대로 믿고 따라야 한다는 것이다. 역설적으로 무함마드가 알라의 성사임을 인정하지 않을 때는 경전 ‘꾸르안’속에 집성된 알라의 계시나, 그 계시에 따라 무함마드가 창시한 제반 종교교리나 제도는 그 존립기반을 밑뿌리채 잃고 마는 것이다.

이것이야말로 이슬람의 ‘대란’이 아닐 수 없다. 따라서 무함마드가 알라의 성사임을 증언하는 것은 알라의 유일성을 확신하는 것과 함께 이슬람을 지켜나가는 무슬림들의 첫째 의무가 되지 않을 수 없다. 그래서 원래 경전에는 따로 나오는 이 두 마디 말을 하나의 증언사로 엮어서 ‘5행’의 첫째로 규정했던 것이다.

이 증언사는 무슬림들이 평생 동안 가장 많이 쓰고 듣는 관용어(慣用語)다. 증언사 치고는 남용이라 할 정도로 언제 어디서나 입버릇처럼 흔하게 쓴다. 예배나 기도 때는 물론이거니와 평상시에도 늘 되뇐다. 그도 그럴 것이 이 증언사야말로 자신의 종교적 신앙에 대한 무슬림의 확인과 자부이기 때문이다. 그러기에 이 증언사로 정중한 서약을 대체하기도 한다. 갓난아기가 어머니로부터 들은 첫마디가 바로 이 증언사이기에 그 애는 태어나자마자 자연히 무슬림이 된다. 비무슬림이 이맘 앞에서 이 증언사만 외면 다른 절차 없이 곧바로 이슬람교의 입교자가 된다. 남녀가 이맘과 두 증인이 지켜보는 데서 이 증언사를 한 번 따라 외기만 하면 그 자리에서 성혼된다. 대통령의 엄숙한 취임사도 이 두 마디 증언사로 운을 뗀다. 비록 짧은 두 마디 말이지만, 증언사는 그만큼 큰 뜻을 지니고 있다. 증언사는 반복할수록 좋다. 왜냐하면 ‘천국을 여는 열쇠’니깐.

예배는 자기 정화 의식

‘5행’에서 두번째는 예배(라)다. 신앙숭배 대상을 경배하는 행위나 의식으로서의 예배는 방법은 달라도 거의 모든 종교에서 행하는 일종의 보편적인 종교행사다. 이슬람교도 예외는 아니나, 그 구체적인 방법이나 질서에서는 몇 가지 특징을 가지고 있다. 우선, 예배의 주 목적은 자기 정화(淨化)라는 점이다.

어느날 무함마드는 제자들을 모아놓고 “만약 어떤 사람의 집 문앞에 개울이 있어 매일 다섯 번씩 목욕을 한다면, 그의 몸에 때가 끼어 있을까?”하고 질문을 던지자 제자들은 일제히 “때가 낄 리 만무합니다”라고 대답했다. 그러자 예언자는 “매일 다섯번씩 하는 예배의 의미가 바로 그것이다. 알라께서는 그러한 예배를 통해 모든 죄악을 씻어줄 것이다”라고 제자들을 일깨웠다.

대체로 다른 종교들의 예배는 경배 대상으로부터의 시혜나 구원 같은 것을 바라는 기복적(祈福的) 성격이 강하지만, 이슬람에서는 그것보다도 자기 정화의 측면을 강조한다. 경전 ‘꾸르안’은 예배는 ‘무례함과 사악함을 방지하고 제거’하기 위해 하며(29:45), 예배를 통해 ‘견인성(堅忍性)을 함양해야 한다’고 예배의 목적을 지적하고 있다.

다음으로 이슬람교 예배의 특징은 알라와 무슬림들이 항시 만나고 대화하며 서로 가까이 하는 장이라는 것이다. 성직자가 있는 다른 종교에서 예배는 신자와 성직자 간의 직접적인 만남은 되지만 신자와 경배 대상 간의 만남의 계기가 반드시 되는 것은 아니다. 무슬림들은 그 어느 신앙인들보다도 자기들과 직접적인 수직관계에 있는 알라와의 만남을 주선해 주는 예배를 중시하고 그 참여에 적극성을 보인다.

마지막으로 이슬람교 예배의 특징은 다양성이다. 이슬람에는 하루에 다섯 번의 일상예배를 비롯해 계기마다에 행해지는 예배가 있는가 하면, 때와 곳에 상관없이 마음이 내키는 대로 자유롭게 하는 예배도 여러가지가 있다. 그리고 계기마다 하는 예배의 구체적인 방법도 다르다.

예배를 드리는 데는 몇 가지 선결조건이 따르는데, 요약하면 마음의 안정과 몸의 정결이다. 예배 전에는 반드시 마음을 안정시키고 알라에 대한 최대한의 경배심을 간직해야 한다. 이와 더불어 몸을 깨끗이 해야 한다. 예배 전에는 반드시 부분세정(部分洗淨, 우드으)이나 전신세정(全身洗淨, 구술)을 해야 한다. 대·소변을 봤거나, 피를 흘렸거나, 방귀를 뀌었거나, 몸의 한 부분이 불결하다고 느꼈을 때는 부분세정으로 얼굴과 팔꿈치, 양손, 머리카락, 발목 등을 흐르는 깨끗한 물로 씻는다. 보통예배시 이런 부분세정을 많이 한다.

그러나 성교했거나 개, 돼지 등 불결한 동물을 만졌거나 장기 여행을 했거나, 전신이 불결하다고 느꼈거나 할 경우, 그리고 금요집단예배나 명절예배 같은 중요한 합동예배 때에는 반드시 물로 전신세정을 해야 한다. 그런데 물이 없거나 귀하고, 또 신병으로 물을 묻힐 수 없거나 물로 씻을 시간이 없을 때는 ‘타이밈’이라고 하여 깨끗한 모래나 돌로 손바닥을 문지르거나 몸을 닦는다. 이를테면 대체세정인 셈이다. 그리고 예배는 목욕탕이나 묘지, 도살장이 아닌 깨끗하고 조용한 곳에서 성지 메카를 향해 해야 한다.

예배동작은 바로 서기 자세로 있다가 예배를 하겠다는 마음을 가다듬은(니야) 다음 두 손을 귀머리까지 올리면서 “알라는 가장 위대하시다”라는 찬사와 증언사를 읊은 후 팔장을 끼고(쉬아파는 팔장을 끼지 않음) ‘꾸르안’을 송독한다. 이어 허리를 반쯤 굽혔다가 펴는 반절을 하고서는 다시 무릎을 꿇고 땅바닥에 엎드려 이마가 바닥에 닿도록 두 번 온절을 한 다음 일어나서 바른 자세로 돌아온다. 여기까지가 예배동작의 한 단위인데, 이것을 ‘라크아’, 즉 궤배(軌拜)라고 한다. 모든 예배는 이 궤배를 단위로 하여 진행된다.

이슬람에서 예배는 여러 계기에 다양한 형태로 드린다. 가장 중요한 것은 하루 다섯 번의 일상예배다. 그것은 해 뜨기 전 한 시간 반부터 해 뜰 때까지 사이에 2궤배를 하는 새벽예배, 정오를 15분쯤 지나서 4궤배를 하는 정오예배, 정오예배로부터 3시간 지나서 4궤배를 행하는 오후예배, 일몰 후 5분부터 1시간 사이에 3궤배을 하는 저녁예배, 저녁예배 후 1시간반부터 심야 사이에 잠들기 전 4궤배를 하는 밤예배다.

경전에는 이러한 다섯 번의 일상예배를 의무로 하고 있다. 이렇게 매일 규정된 궤배 수대로 행하는 예배를 ‘의무배(義務拜)’라고 한다. 그밖에 자의에 따라 궤배를 추가할 수도 있는데, 이런 예배를 ‘부가배(附加拜)’라고 한다. 심신이 건전한 성년남녀는 반드시 의무배를 근행해야 한다.

단 병약자나 여행자, 또는 부득이한 긴급상황에 처한 자는 일상예배를 단축하거나 뒤로 미루어 보충할 수 있다. 그리고 정오예배와 오후예배는 더운 시간을 피하기 위해 지연되기도 하고, 저녁예배와 밤예배는 행사 등으로 인해 제시간에 할 수 없을 경우에는 한꺼번에 몰아 하기도 한다. 이슬람의 융통성과 관용성을 보여주는 일례라고 할 수 있다. 일출과 일몰 시간은 지역에 따라 다르므로 일률적으로 그 시간을 기준으로 새벽예배나 저녁예배를 할 수 없다. 지금은 남북 위도가 45도 이상이 되는 곳에서는 해의 출몰시간에 관계없이 적정시간을 정해 예배를 드리고 있다.

가끔 어떤 사람들은 분초를 쪼개 사는 현대인들에게 하루 다섯 번씩이나 예배를 할 여유가 어디 있냐고 반문하기도 하고, 심지어 이것을 이유로 1일 5회배를 ‘시대에 뒤떨어진 구태’라고 비아냥거리기도 한다. 그럴 때면 무슬림들은 ‘담배 한 대 피울 사이면 되는 일인데’라고 넌지시 되받아친다. 사실 4궤배를 해봤자 걸리는 시간은 기껏해야 10분을 넘지 않는다. 원래가 느긋한 사람들이라 누가 뭐라고 해도 별로 아랑곳하지 않고 꼬박꼬박 제 할일을 하는 것이 대다수 무슬림들의 모습이다.

예배의 형태중에는 매주 금요일 주변의 사원에 함께 모여 집단적으로 근행하는 ‘금요예배(쥼아)’가 있다. 교조 무함마드는 생전에 새로운 이슬람공동체(움마)를 건설하는 데 필요한 집단공동체 의식을 함양하기 위해 집단예배를 장려했다. 그가 이날을 집단예배일로 택한 것은 이날이 메디나에서 장이 서는 날로서 장꾼들을 대상으로 설교를 하려고 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예배시간도 그들이 날씨가 뜨거워지기 전에 귀가하는 시간대에 맞추어 정오쯤으로 잡았다. 이 날은 흡사 명절 같은 기분이다. 모두들 하던 일을 멈추고 깨끗한 옷에 말끔히 전신세정까지 하고 반갑게 인사를 나누면서 사원에 모여든다. 대체로 남성들만 참가하는데, 일부에서는 여성도 함께 한다.

최대 명절인 파재절과 희생절

이날의 집단예배는 주로 사원에 상주하는 이맘(예배인도자란 뜻)이 인도하는데, 교리를 비롯해 세상사까지 곁들인 설교(후트바)는 필수다. 한가지 흥미로운 것은 이날의 예배는 종무(宗務)를 맡아보는 이맘(성직자는 아님) 뿐만 아니라 무슬림이면 누구나 예배인도자로 등단하여 설교할 수 있다는 점이다. 직업적인 목사나 신부, 스님이 아니고서는 교회나 성당, 사찰에서는 마음대로 설교를 할 수 없다는 사실과 비교해 보면 이슬람 나름의 개방성과 포용성을 헤아려 볼 수 있다. 그리고 두 사람 이상이 예배를 드릴 때에는 반드시 그중 한 사람이 앞에 나서서 예배를 인도한다.

예배의 형태에는 그밖에도 명절예배와 장례예배 등이 있다. 명절예배로는 이슬람의 최대 명절인 파재절(破齋節, 이드 피트르, 금식월이 끝나는 날)이나 희생절(犧牲節, 이드 아드하, 성지순례가 끝나는 날)의 일출 후 정오까지 사이에 행하는 집단예배가 있는데, 이때는 남녀가 다 참여한다. 예배 후에는 이맘의 설교가 있다. 장례예배는 망자의 명복을 비는 예배로서 무슬림들에게는 일종의 의무배다. 대체로 사원에서 치러지는데, 시신의 곁에서 메카쪽을 향해 반절이나 온절은 하지 않고 정립 자세에서 예배를 한다. 이러한 예배 외에도 심야나 금식월 기간에 밤새도록 하는 예배 등도 있다.

이슬람 나라의 어디에 가도 하루 다섯번씩 인근의 사원 뾰족탑에서 울려퍼지는 낭랑한 목소리를 들을 수 있다. 이것은 예배시간을 알리는 이른바 ‘아잔’ 소리이며, 그 주인공을 ‘무앗진(예배하러 오라고 부르는 사람)’이라고 한다. 무앗진은 “예배가 잠보다 나으니 소원 성취하러 어서 오라”고 간절히 호소한다. 예배시간을 알리는 방법은 종교마다 다르다. 무함마드 생존시 유대교에서는 쇼파르라고 하는 숫사슴 뿔나팔을, 기독교에서는 나무딱딱이를 사용했고, 오늘도 일부에서는 종이나 붓을 쓰고 있다. 이에 비해 이슬람에서는 시종 사람의 육성으로 예배시간을 알리는 것이 독특하다.

예배는 사원(마스지드, ‘엎드리는 곳’)에서 드리는 것이 권장되지만, 깨끗한 곳이면 어디에서나 가능하다. 안방에서, 일터에서, 야외에서, 심지어 비행기 안에서까지도 상관없다. 사원 내부는 될수록 소박하고 단정하게 꾸린다. 벽그림 같은 것은 거의 없으나, 경전만은 상비하고 있다. 내부 구조물로는 우측 정면에 있는 6계단 목제 강단(민바르)과 정면 중앙에 메카쪽을 향해 움푹 파인 아치형 벽감(미흐자브)이 고작이다. 이맘은 강단에 올라가 설교를 하고는 벽감 앞에서 예배를 인도한다. 이슬람의 3대 사원은 무슬림들의 순례지인 메카의 금사(禁寺)와 무함마드의 시신이 안치되어 있는 메디나의 성사(聖寺), 그리고 무함마드가 야행승천(夜行昇天)했다는 곳인 예루살렘의 원사(遠寺)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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