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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경제의 힘 ㉻

제도화 개방화로 대국 꿈꾼다

  • 글: 강현구 중국문제전문가·경제학박사 191710@hanmail.net

제도화 개방화로 대국 꿈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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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이 구 소련의 실패를 겪지 않고 성공적으로 자본주의를 받아들일 수 있었던 이유는 덩샤오핑이라는 위대한 정치가와 그를 뒷받침하는 뛰어난 경제이론가들이 존재했기 때문이다. 덩샤오핑은 사상의 혼란기에 소모적 갈등을 종식하고 중국이 나아가야할 방향을 제시했으며 이론가들은 일관성있는 정책으로 그것을 현실화해 시스템화했다.
제도화  개방화로 대국  꿈꾼다
7개 학파가 각개약진했던 1984년에서 1992년 사이의 기간은 중국 경제학계의 황금기임과 동시에 극심한 혼란의 시대였다. 7개 학파의 이론에서 알 수 있듯 그 시기는 중국경제학계에 다양한 이론과 논쟁이 폭발했던 시기이다. 당시의 핵심 논제와 그 정리과정을 이해하려면 무엇보다도 덩샤오핑의 ‘남순강화(南巡講話)’가 가진 정치적 성격을 알아야 한다.

1992년 벽두부터 당년 88세의 덩샤오핑(鄧小平)은 노구를 이끌고 우창, 선전, 저우하이, 상하이 등을 시찰했다. 생애 최후가 될 것이 분명한 이 시찰길에서 덩은 일련의 연설을 통해 당시 중국 사회를 향해 전면적 정치적 각성을 촉구한다. 이것이 이후 중국 개혁·개방 정책에 이론적 기초를 제공한 이른바 남순강화다.

방향 상실한 중국 지도부

이러한 덩의 정치적 행보는 당시 중국사회가 갖고 있던 공개된 고민의 산물이었다. 1992년 당시 중국은 국내외적으로 극심한 혼란에 빠져 있었다. 1989년 톈안먼 사태의 후유증이 채 가시지 않은 상태에서 중국은 현재와 미래에 대한 정확한 방향타 없이 표류하고 있었다. 해외언론은 연일 중국의 민주화 열기를 전하고, 심지어 중국의 분열 가능성까지 언급했다. 그러나 중국 지도부는 개혁·개방 정책을 실시하면서도 정확하게 인민에게 방향을 제시하지 못했다. 정직하게 말하면 어느 누구도 중국이 가는 길에 대한 확신을 갖지 못했다고 할 수 있다.

물론 변화의 초기에는 개혁·개방이라는 구호 하나면 충분했다. 그 말은 곧 지긋지긋한 문화혁명기의 조건 없는 계급투쟁론과 개인숭배에 대한 반대를 뜻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급속한 사회적 변화는 인민에게 새로운 지향점을 요구했다. 경제개발을 위한 시장의 논리와 기존 사회주의 사이의 괴리는, 곧 부(富)를 원하는 인민의 요구와 기존 공동체적 가치관을 어떻게 조화시킬 것인지에 대한 갈등이었다.

그 당시 권력의 전권을 쥔 당의 대답은 의외로 명쾌했다. 1983년 당 중앙전체회의와 1987년 당 대회를 통해 정립한 틀이 그것이다. 즉 상품경제가 있는 사회주의 계획목표 아래에서의 사회주의 초급단계 이론, 그리고 정부가 시장을 통제하고 시장이 기업을 이끈다는 골격이다. 이른바 사회주의 시장경제론이었지만, 양 체제의 장점만을 모은 언어적인 수사에 불과했다.

완결되지 못한 이 두 가지 이론은 오히려 혼란을 부채질했다. 이 혼선은 당장 경제현장에 있는 인민뿐 아니라 학생, 지식인, 심지어 당 내부에까지 극심한 사상적 혼전을 일으켰으며, 이는 당연히 사회적 혼란을 증폭시켰다. 1989년 학생들의 봉기와 이에 맞선 해방군의 진압은 이러한 혼란의 불씨를 극명하게 보여준다. 이 시기를 대표하는 논쟁이 이른바 ‘성사성자(性社性資)’ 논쟁이다. 즉 당시 중국이 걷는 길이 사회주의의 길이냐, 자본주의의 길이냐의 논쟁이었다.

문제는 논쟁의 성격이 아니라 사상적 혼란을 제어할 힘이 당시 중국 지도부에 없었다는 사실이다. 톈안먼 사태의 여파로 자오쯔양(趙紫陽)이 실각한 뒤 들어선 허약한 장쩌민(江澤民) 체제에 이것의 속시원한 해결을 바란다는 건 무리였다. 결국 이 문제 해결을 위한 지원군으로 덩이 나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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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강현구 중국문제전문가·경제학박사 19171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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