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신동아 로고

통합검색 전체메뉴열기

정밀 탐구

리버럴 ‘뉴욕타임스’, 중도 ‘워싱턴 포스트’, 강경 ‘월스트리트 저널’

한반도 관련 기사로 본 美 메이저 언론의 성향 분석

  • 글: 홍은택 euntak@donga.com

리버럴 ‘뉴욕타임스’, 중도 ‘워싱턴 포스트’, 강경 ‘월스트리트 저널’

2/6
리버럴 ‘뉴욕타임스’, 중도 ‘워싱턴 포스트’, 강경 ‘월스트리트 저널’

‘NYT’는 북한과의 대화와 타협을 선호하지만 내부 이견이 없는 것은 아니다. 타협론자 빌 켈러, 실용주의자 토머스 프리드먼, 강경론자 윌리엄 새파이어(왼쪽부터)

부시 대통령은 2001년 9·11테러 이후 아프가니스탄전쟁에서 두 달 만에 거둔 승리에 고무돼 무력 개입을 바탕으로 한 선제공격 독트린을 발표하고 지난 1년간 이라크에 대한 침공 명분을 축적해왔다.

유엔 무기사찰단에 무제한 사찰을 허용하고 있는 이라크는 핵무기를 아직 개발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반면 핵무기 한두 개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 북한은 IAEA 사찰단원마저 추방했다. 따라서 누가 더 위협적인가에 대한 답은 자명하다. 그러나 부시 행정부는 이라크의 사담 후세인 정권에는 최후 심판의 날이 다가오고 있다고 경고하면서 북한에 대해서는 평화적으로 해결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미 언론들은 대량살상무기를 아직 안 만든 나라는 공격하고 대량살상무기를 만들었거나 지금 만들고 있는 나라는 내버려둔다면 선제공격 독트린이 무슨 의미가 있느냐고 비판한다. 이에 대해 부시 행정부는 “대량살상무기를 갖고 있으면 그만큼 치기 어렵다는 것을 북한이 보여주었으니 이라크가 북한의 예를 따르지 않도록 사전에 공격해야 한다”고 맞받아치고 있다.

이 같은 이중잣대는 결국 미국의 의심을 받고 있는 이른바 ‘불량국가’들에게 미국으로부터 공격당하기 전에 하루빨리 대량살상무기를 손에 넣거나 개발하라고 재촉하는 꼴이라는 재반론을 낳고 있다. 이에 대해서 경제학자인 폴 크루그먼(Paul Krugman·프린스턴대 교수) ‘뉴욕타임스’ 칼럼니스트가 날카롭게 지적했다.

“김정일의 관점에서 보자. 부시 행정부가 자신을 비난했다. 취임하자마자 협상을 파기했다. 부시 대통령은 자신을 ‘악의 축’의 한 부분이라고 선언했다. 몇 달 뒤 부시 대통령은 ‘피그미’라고 부르면서 ‘나는 김정일을 증오한다. 이런 친구들을 보면 속에서 뭔가가 치밀어 오른다. 이런 친구를 무너뜨리려면 재정적 부담이 엄청나기 때문에 너무 빨리 움직이지 말라고 사람들은 말한다. 나는 그런 주장을 인정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리고 대량살상무기를 갖고 있는 나쁜 나라는 먼저 치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라크를 향하고 있다. 그럼 김정일은 어떻게 자문할 것인가. ‘왜 나는 놔두고 사담 후세인에게 먼저 매를 들까. 아하, 이라크가 악의 축 3국 중 군사적으로 가장 약한 나라지. 우리가 우라늄 농축방식으로 비밀리에 핵무기를 개발하려다 들켰지만 중유 지원을 중단한 것 외에 어떤 조치도 없었잖아. 그럼 예의 바르게 행동할 게 뭐 있어. 어떻게 하든 미국이 도움도 안 주고 때리지도 않을 거니까. 그럼 핵무기나 계속 만들자, 라고 하지 않을까.”(‘뉴욕타임스’ 2003년 1월2일자 ‘국가들의 게임’)

부시의 어설픈 대북정책



‘워싱턴포스트’의 한반도 전문가는 스티븐 머프슨(Steven Mufson). 그는 2000년 매들린 올브라이트 국무장관이 평양을 방문할 당시 동행 취재했으며 북한과 인접한 중국 국경지대를 취재, 북한 내 인권 실태를 보도한 바 있다. 그는 지난해 12월29일자 ‘부시와 북한 : 큰 채찍은 어디에 있는가?’라는 제하의 기사에서 다음과 같이 부시 대통령을 비판했다. 역시 신랄하다.

“고참 외교관은 내게 이런 충고를 해준 적이 있다. 당신이 구멍에 빠져 있다면 구멍 파는 것을 멈춰야 한다. 북한과 관련해서 부시 행정부는 외교의 기본 원칙을 재차 삼차 위반했다. 부시 행정부는 원치 않는 외교적 협상에 짜증을 내다가 북한을 ‘악’이라고 불렀고 북한이 (핵합의를) 위반한 것을 안 뒤에는 다시 외교적 협상으로 돌아가려 하다가 지금은 속만 부글부글 끓이면서 위기가 커져가는 것을 지켜보고만 있다…. 시어도어 루스벨트 대통령은 말은 부드럽게 하되 채찍은 큰 것을 들고 있으라고 했다. 부시 대통령은 정반대로 행동하고 있다. 채찍은 다른 곳에서 휘두르면서 말은 크게 하고 있다…. 제임스 켈리 국무부 동아태담당 차관보가 북한으로부터 핵을 개발하고 있다는 시인을 받았을 때 행정부에 있는 많은 사람들이 긴급한 상황이라기보다는 그 전부터 못마땅하게 생각하던 제네바 핵합의를 파기할 기회로 여겼다. 부시 행정부는 여기에 도덕적 명분만 앞세우다 위기를 단속해야 할 기회를 놓쳤다. 이들은 북한과 대화한다는 것 자체를 북한에 양보하는 것으로 여겼다. 부시 대통령의 말대로 ‘악’과 대화할 수 없는 것이다.

그러나 세계는 대화 자체보다 대화의 결과를 가지고 미국이 과연 양보했는지에 대해 판단할 것이다. 북한과 협상해서 많은 양보를 얻어내면 그건 부시 행정부의 승리가 됐을 것이다. 부시 행정부의 강경파는 과정과 결과를 혼동했다…. 북한을 협상 테이블로 불러내 핵계획을 철회하도록 하고 폐연료봉의 해외 이전을 가속화하며 우라늄 농축 프로그램을 폐기토록 했어야 했다…. 미국은 북한에 어떤 요구도 하지 않았다. 단지 북한이 모든 핵개발 프로그램을 포기하지 않는 한 대화를 하지 않겠다고 했다. 그러는 동안 평양은 계속 앞으로 나아갔다. ‘선제공격론으로 타격을 입은 쪽은 북한이 아니라 미국이었다. 북한 정권교체의 추진은 도덕적 주장일 수는 있다. 그러나 정권을 교체할 전략이 없다면 그런 가공할 정권과의 외교는 필요한 일이다. 현명하고 단호하게 외교를 한다면 일정 수확을 거둘 수 있다.”

2/6
글: 홍은택 euntak@donga.com
목록 닫기

리버럴 ‘뉴욕타임스’, 중도 ‘워싱턴 포스트’, 강경 ‘월스트리트 저널’

댓글 창 닫기

2019/06Opinion Leader Magazine

오피니언 리더 매거진 표지

오피니언 리더를 위한
시사월간지. 분석, 정보,
교양, 재미의 보물창고

목차보기구독신청이번 호 구입하기

지면보기 서비스는 유료 서비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