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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폭기 900대 48시간 맹폭 바그다드에 숨을 곳 없다

이라크전쟁 공습전략 A to Z

  • 글: 김재명 분쟁지역 전문기자 kimsphoto@yahoo.com

전폭기 900대 48시간 맹폭 바그다드에 숨을 곳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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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국은 이라크전쟁 발발시 초반에 대규모 공습으로 일찌감치 승패를
  • 가를 태세다. 미군의 공습전략 개념은 ‘충격과 두려움’이다.
  • 아프간전쟁에 이어 이라크에서도 많은 민간인 희생자들이 생겨날 전망이다. 현대전에서 공습이 지닌 몰인간적 의미를 가늠해본다.
전폭기 900대 48시간 맹폭 바그다드에 숨을 곳 없다
‘충격과 두려움(shock and awe).’

이는 미 펜타곤(국방부) 지도부가 세워놓은 이라크전쟁의 기본 작전개념이다. ‘신동아’ 2003년 2월호 ‘이라크전쟁 시나리오’ 기사에서 살펴본 펜타곤 내부의 여러 가지 이라크 침공계획들의 한결같은 공통점은 대규모 공습으로 전쟁의 포문을 연다는 것이다. 수백 대의 전폭기와 페르시아만 정박 군함들로부터 한꺼번에 발사된 미사일들이 이라크 통신시설과 방공망 등 주요 군사시설들을 강타하면서 사담 후세인의 지휘체계를 마비시킨다는 게 단기적 목표다. 그럴 경우 ‘충격과 두려움’에 휩싸인 이라크 지휘부는 “이번 전쟁에서 우리가 질 것”이란 절망감에 사로잡히게 될 것으로 미 군부는 예측한다.

펜타곤과 미 중부군사령부는 개전 48시간 안에 800발의 크루즈 미사일을 포함, 3000여 발의 정밀유도 폭탄을 우박처럼 퍼부을 계획이다. ‘충격과 두려움’ 전략에 따라 후세인의 방어의지를 전쟁 초반에 아예 꺾고, 이라크군의 사기를 결정적으로 떨어뜨려 후세인 체제로부터의 이탈을 가속화시킨다는 의도다. 주요 과녁을 이라크 방공망과 통신체계, 즉 후세인의 지휘체계 마비에 둔다는 전술이다. 대규모 공습은 미 지상군이 바그다드에 쾌속 진입하기 위한 ‘고속도로 닦기’의 성격을 지닌 것이기도 하다.

작전명 ‘충격과 두려움’

이라크전쟁은 공습만으로 승리를 거둔 코소보전쟁과는 성격이 다르다. 지상군 투입 없이 후세인 체제를 붕괴시키긴 어렵다. 그러나 ‘충격과 두려움’ 작전에 바탕한, 초반 대규모 공습으로 지휘체계가 마비돼 일단 이라크군의 전투의지가 꺾인다면, 상당수 병력이 투항할 것이고 이는 후세인 체제의 조기 붕괴로 이어지리라는 판단을 미 군부는 내리고 있다.

이라크전쟁 초기 공습을 맡을 미 항공기들은 쿠웨이트와 카타르를 비롯한 걸프지역 미 군사기지에서 발진할 전폭기 500여 대(터키정부가 양해할 경우, 터키 서부 이라크 국경지대 기지에서 발진하는 전폭기 포함)와 페르시아만 지역에 배치된 5척의 항공모함에서 발진할 해군기 400여 대다(항공모함은 통상 80대의 항공기를 탑재한다).

펜타곤이 세워둔 이라크전쟁 공습전략을 풀이하면 “물리적으로, 정신적으로 이라크를 초전(初戰)에 제압한다”는 것이다. 펜타곤의 한 관리는 미 방송 CBS와의 인터뷰에서 “바그다드에 안전한 곳이란 없을 것”이라 말했다. 한마디로 이번 공습은 “전에 들어본 적도 없고 생각도 못해본” 엄청난 규모로 이뤄질 것이라는 얘기다. 후세인은 1991년 걸프전 때나 1998년 유엔무기사찰단이 철수한 뒤 개시된 ‘사막의 여우(Desert Fox)’ 공습작전에서도 살아남았다. 그러나 이번 이라크전쟁 공습은 그 강도가 다를 것이다. 후세인이 사망했다는 소식을 듣게 된다면, 그건 바로 이 공습에 따른 사망일 가능성이 아주 높다.

이런 정보를 흘리는 것이 단지 후세인을 겁먹게 만들어 미국이 목적한 바를 손쉽게 이루려는 의도 아니냐는 분석도 가능하다. 19세기 프러시아의 군사전략가였던 카를 폰 클라우제비츠는 그의 명저 ‘전쟁론’에서, 전쟁이란 “우리의 의지를 적(敵)에게 관철시키는 행위”라고 규정했다. 그에 따르면 전쟁은 곧 정치행위다. 정치적 목적을 이루기 위해 유효한 군사적 수단이 전쟁이라는 것. 전쟁을 벌이지 않고 적에게 정치적 의지를 관철시킬 수 있다면, 그것은 가장 바람직한 일이다. 미국이 전쟁을 벌이려는 명분은 후세인 체제 전복과 대량학살무기의 제거다. 만일 후세인이 스스로 권좌에서 물러난다면, 미국은 굳이 전쟁을 벌일 이유가 없다. 그러나 이라크 당국은 “이라크 침공을 앞둔 미국의 심리전”이란 반응을 보이며 후세인 망명설을 일축한다. 그러면서 결전의지를 다진다. 1월말 후세인은 이라크 전군 고급지휘관들을 바그다드 대통령궁으로 불러모아 결사항전을 다짐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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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김재명 분쟁지역 전문기자 kimsphoto@yah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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