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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전쟁의 풀리지 않는 의문, 대량살상무기(WMD)의 진실

증거도 실체도 오리무중… 정보 독점한 부시와 네오콘(neocon)의 음모?

  • 글: 김재명 분쟁지역 전문기자 kimsphoto@yahoo.com

이라크전쟁의 풀리지 않는 의문, 대량살상무기(WMD)의 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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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담 후세인의 대량살상무기는 과연 어디에 있나.
  • 부시와 블레어는 관련정보를 가공해 자국민을 속인 것인가.
  • 이라크 침공론을 편 강경파들과 신보수주의자들의 공작인가.
  • 이들은 ‘제2의 워터게이트’로 몰락할 것인가.
  • 이라크 대량살상무기의 존재 유무를 둘러싼 진실게임을 들여다봤다.
이라크전쟁의 풀리지 않는 의문, 대량살상무기(WMD)의 진실

지난 1월28일 국정연설을 마친 뒤 손을 들어 답례하는 부시 미 대통령. 그는 현재 심각한 정치적 위기에 직면해 있다.

‘레드 라인(red line).’ 지난 4월초 미군이 바그다드로 진격할 때 이라크 공화국수비대가 화학무기를 사용할 것으로 예상됐던 경계선을 뜻한다. 그러나 이라크군은 ‘레드 라인’을 설정하지 않았음이 드러났다. 3·20 이라크 침공 보름 만인 지난 4월5일 이라크 수도 바그다드에 진입하기까지 생화학무기로 죽은 미군 병사는 단 한 명도 없었다. 그 뒤 미국은 생화학무기와 핵무기 등 사담 후세인의 대량살상무기(WMD: weapons of mass destruction) 찾기에 나섰다. 그것은 곧 이라크 침공의 주요 명분을 확보하는 작업이기도 했다. 미국과 영국, 호주의 정보기관요원 및 생화학무기 전문가 1400여 명으로 구성된 ‘이라크 조사그룹(ISG: Iraq Survey Group)’이 중심이 돼 문제의 WMD를 찾는 작업을 벌여왔다.

정치적 위기 직면한 부시와 블레어

부시 미 대통령의 5·1 이라크전쟁 승리선언이 나온 지 4개월. 텍사스목장에서 여름휴가 한 달을 보내는 동안 부시의 안테나는 이라크 WMD에 쏠렸지만, 허사였다. “우리는 그것(WMD)을 찾아냈다. 2대의 트레일러가 이동식 생물무기연구소다”라는 지난 6월초 부시의 주장은 이미 코미디 로 전락했다. 그 트레일러들은 기상관측기구에 필요한 수소를 생산하기 위한 장비들이고, 오래 전에 이라크가 영국에서 수입한 것으로 밝혀졌다.

현재 이라크 WMD 프로그램에 어떤 형태로든 관여했을 것으로 의심되는 이라크 과학자들은 구금상태에 놓여 있다. 이들은 “이라크엔 WMD가 없다”고 한결같이 말한다. 후세인 체제가 무너진 지금 이들이 후세인의 보복을 두려워해 입을 다물고 있다는 주장은 설득력이 떨어진다.

미 CIA(중앙정보국) 간부로서 부시 행정부의 이라크 WMD 수색작업을 지휘감독해온 인물은 데이비드 케이다. 지난 7월말 미 상원 군사위에 출석한 케이는 이라크 과학자들로부터 아직 쓸 만한 정보를 얻지 못했음을 실토했다. 케이는 이라크에서 4명의 고위 과학자 및 10여 명의 관계자들과 접촉해 정보를 캐내려 했지만 허탕을 치고 워싱턴으로 막 돌아온 길이었다. 그는 이라크 과학자들에게 모종의 반대급부를 제시하며 ‘거래’를 하려 했지만, 다음과 같은 대답을 들을 수 있을 뿐이었다. “후세인은 1998년 유엔무기사찰단(UNSCOM)이 떠난 뒤로 핵무기 개발 프로그램을 다시 추진하지도 않았고, 생화학무기를 비밀리에 만들어 숨기지도 않았다.”

이라크 WMD 보유설과 더불어 후세인을 테러 배후자로 낙인찍기 위해 제기된 이라크-알 카에다 연계설도 근거가 없음이 드러났다. 부시 미 대통령은 1·28 국정연설에서 “이라크가 (핵무기 제조에 필요한) 우라늄을 구입하려 했다”고 말함으로써 미국민들을 속였다는 비난도 받고 있다. 이로써 부시 미 행정부와 영국 토니 블레어 정권은 이라크 침공 결정을 내린 석연찮은 과정에 대해 거센 비판을 받고 있는 중이다. ‘전투에서는 이겼으나 명분 싸움인 전쟁에서는 졌다’는 비난이다.

‘WMD게이트’ 터지나

이는 부시와 블레어 모두에게 정치적 부담이다. 영미 의회는 이 문제를 놓고 청문회를 비롯한 조사를 진행중이다. 부시가 애국주의를 표방하는 언론과 의회 다수파인 공화당의 방탄(防彈) 덕을 보고 있다면, 블레어는 그런 이점조차 없이 고전중이다. 설상가상으로 이라크 생화학무기 사찰에 깊이 관여했던 과학자 데이비드 켈리의 자살 배경을 둘러싸고 조사위에 불려다니는 형편이다. 신뢰도 높기로 정평이 난 공영방송 BBC와의 갈등도 그에겐 큰 짐이다.

부시에 대한 비판자들은 1970년대 리처드 닉슨 대통령을 사임으로 몰고간 워터게이트(Watergate) 사건에 빗대 ‘WMD게이트’가 터진 것으로 규정한다. 그러나 미 강경파들은 “결과가 좋으면 된 것 아니냐”는 투다. 2001년 9·11테러가 일어나자마자 “이라크를 침공해 후세인을 쳐없애야 한다”고 주장했던 폴 월포위츠 국방부 부(副)장관이 바로 그런 논리를 펴는 인물이다. 그는 1차 걸프전쟁(1991년) 이래 줄곧 이라크 침공론을 주장해 워싱턴의 국제정치평론가들 사이에서 ‘아라비아의 월포위츠’로 통한다. ‘이라크 침공 나팔수’ 월포위츠는 지난 7월 이라크를 다녀온 뒤 가진 미 공영방송 PBS와의 인터뷰에서 “이라크에서 대량살상무기가 발견되지 않더라도 이라크인들이 자유민주국가를 건설한다면 그것으로 가치 있는 일”이라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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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김재명 분쟁지역 전문기자 kimsphoto@yah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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