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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불붙은 핵무장론

김정은版 ‘핵무기 사용 설명서’ 평화협정➞미군철수➞ 통일大戰➞北주도 통일

  • 송홍근 기자|carrot@donga.com

김정은版 ‘핵무기 사용 설명서’ 평화협정➞미군철수➞ 통일大戰➞北주도 통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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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응징·거부억제 배합한 核독트린 완성 단계
  • ●재래식 공격에도 핵으로 보복… “서울 核불바다”
  • ●미국 개입 봉쇄 목적 ‘제한적 핵전쟁’ 추구
  • ●美·中 제2의 가쓰라-태프트 밀약 우려돼
김정은版 ‘핵무기 사용 설명서’  평화협정➞미군철수➞ 통일大戰➞北주도 통일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손에 쥔 ‘핵무기 사용 설명서(핵 억제 교리)’가 한반도에 위기를 불러오고 있다. 6차 핵실험은 북한 핵무장의 화룡점정(畵龍點睛)이 될 것이다. 핵무장을 완성한 국가가 핵을 내려놓은 사례는 없다. 핵 군사 교리는 ‘미친 자의 이론(Madman Theory)’으로 완성된다. 핵을 사용할 수 있다고 상대가 믿게 만드는 것이 ‘핵무기 사용 설명서’의 지침이다. 6차 핵실험 여부는 미치광이인 것처럼 행동하는 김정은-트럼프가 벌이는 치킨게임이 될 수 있다.

혼동과 공포

“(북한이 미국을 계속 위협하면) 전 세계가 한 번도 보지 못한 화염과 분노(fire and fury)에 직면할 것이다.”
8월 8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북한을 향해 이렇게 경고했다. 평양은 같은 날 “탄도미사일로 미국령 괌을 포위 사격하겠다”고 맞받았다. 이틀 뒤엔 “괌 포위 사격 실행 계획을 8월 중순까지 김정은 위원장에게 보고하겠다”(8월 10일)고까지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8월 11일 “군사 옵션 장전이 완료됐다”면서 공세 수위를 높였다. 허버트 맥매스터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도 “그(김정은)가 괌에 무언가 한다면 누구도 보지 못한 일이 일어날 것”이라고 거들었다.

정부는 6월 30일 한미 정상회담 직후 북핵 문제 해결 과정에서 “우리가 운전석에 앉았다”는 투로 설명했으나 북한이 오히려 운전대를 잡고 미국을 움직이는 형국이다. ‘코리아 패싱’ 우려도 커졌다. 코리아 패싱은 주변국이 한국을 제외하고 한반도 문제를 논의하는 것을 말한다.

워싱턴은 평양을 압박하면서도 협상 의사를 내비친다. 트럼프 대통령은 8월 11일 “북한이 현명하게 행동하지 않으면 군사적 해법이 준비돼 있다”고 언급하면서도 “협상은 항상 고려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도 “미국은 북한에 외교적 접근을 선호한다”고 했다.

“전쟁이 임박했다고 볼 이유가 없다”(8월 9일)는 렉스 틸러슨 미국 국무장관의 발언도 주목할 만하다. 틸러슨 장관은 대화에 방점이 찍힌 4노(4NO) 원칙을 강조해왔다. 군사적 공격, 정권교체 및 붕괴, 인위적 통일 가속화에 나서지 않겠다는 것이다.
이쯤 되면 한국이 직면한 현재의 상황은 혼동과 공포(confusion & fear)다. 북한 의도대로 북–미가 한국을 배제한 채 대화를 시작할 수 있으며 트럼프 대통령이 예방전쟁(Preventive war)에 나설 수도 있다. 

존 매케인 미국 상원의원은 8월 8일 “위대한 지도자는 행동할 준비가 끝나지 않은 한 적을 위협하지 않는다.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에 대해 행동을 취할 준비가 돼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북한에 대한 대응은 매케인의 지적과 달리 ‘교과서적’인 것으로 보인다. 미국 전략사령부(USSTRATCOM) 전신 전략공군사령부(SAC)가 1995년 작성해 현재는 비밀 해제된 ‘탈냉전시대 억제의 본질’을 읽어보자. 

‘교과서’대로 움직인 트럼프  

“적이 우리가 어떻게 대응할지 여러 가지로 해석하게끔 애매모호(am–biguous)하고 흐릿하게 움직여야 한다. 다만 우리가 행동에 나서면 그들에게 끔찍한 결과가 초래된다는 것을 확신하게 해야 한다. 히틀러가 제2차 세계대전 때 화학무기를 사용하지 못한 것은 보복에 대한 공포 때문이었다. 적의 감정과 이성적인 마음에 영향을 미쳐야 한다. 적이 감정적으로 공포를 느끼게 해야 한다. 상황에 따라 재래식 무기는 물론 특수 작전 부대, 핵무기도 사용할 수 있도록 대응의 폭을 넓혀놓아야 한다.”

트럼프 대통령의 ‘화염과 분노’는 이 같은 억제교리에 충실하다. 워싱턴은 참수작전, 예방전쟁, 선제타격을 암시하면서 북한을 압박했다. ‘전 세계가 한 번도 보지 못한 화염’은 핵공격을 가리킨다. 올해 4월 미국이 칼빈슨 항모전단 등 전략자산을 한반도 인근으로 옮겨 전쟁 위기가 고조됐을 때 나온 뉴욕타임스(4월 28일자)의 분석이 흥미롭다.

“트럼프가 ‘미친 자의 이론’에 따라 행동했을 가능성이 높다. 트럼프 대통령과 그의 참모들은 리처드 닉슨 전 대통령이 베트남전쟁 때 핵폭탄을 떨어뜨릴 수 있을 만큼 자신이 미친 것처럼 북베트남 지도자 호찌민이 확신하게 하려고 시도한 것에 감탄하는(admire) 것으로 알려졌다.”

8월 1일 린지 그레이엄 상원의원이 NBC에 출연해 트럼프가 자신에게 한 말이라면서 전한 내용은 트럼프 대통령이 동맹 개념을 이해하는지조차 의심스럽게 하지만 미국의 핵 군사 교리 중 ‘거부 억제’에 충실한 발언이다.

“북한이 ICBM(대륙간탄도미사일)으로 미국을 공격할 미사일 프로그램을 계속 추진한다면 북한과 전쟁이 일어날 것이다. 미사일 프로그램을 중단시키기 위한 전쟁이 일어난다면 그건 거기서(over there) 일어날 것이다. 수천 명이 죽는다면 여기(over here)가 아니라 거기서 죽는다.”

그레이엄 상원의원이 전한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에서 ‘거기’는 한반도, ‘여기’는 미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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