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년 12월호

점입가경 중국의 섹스산업

黃色낭자군 3000만명… 골프장·낚시터에서도 매춘 성행

  • 글: 홍순도 문화일보 베이징특파원 mhhong@munhwa.com

    입력2003-11-26 15:5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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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얼마 전 중국 광둥성의 한 호텔에서 일본 남성 380명이 500명의 중국 매춘여성과 광란의 섹스파티를 벌였다는 충격적인 보도가 있었다. 만주사변 72주년을 맞은 시점에 발생한 사건이어서 그 파장은 더욱 컸다.
    • 광풍처럼 휘몰아치는 중국의 섹스산업 밀착 취재기.
    점입가경 중국의 섹스산업

    선전의 한 극장 앞에서 직업 여성들이 고객들을 유혹하고 있다.

    중국이 섹스산업 대국으로 떠오르고 있다. 지난 1990년대만 해도 매매춘이라는 말조차 금기시될 정도로 사회 분위기가 깨끗했으나 최근 개혁, 개방이 가속화됨에 따라 성의 상품화 경향이 급팽창하는 부작용이 나타나기 시작한 것. 더욱 심각한 문제는 이대로 가다가는 매매춘의 확산 바람으로 나라 전체가 위기에 빠질지 모른다는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는 데도 별다른 대책이 없다는 점이다.

    분위기가 예사롭지 않다는 사실은 최근 언론의 보도에서도 어렵지 않게 확인할 수 있다. 과거 같으면 매매춘에 대한 보도는 생각도 못할 일이었다. 공식적으로 매매춘이 없다는 중국 정부의 입장을 대변하는 정도에 그쳤다. 하지만 최근 중국 언론은 중국내 매매춘에 대해 공개적으로 문제삼기 시작했다.

    지식인들은 더 심각한 우려를 내보인다. 그들은 매매춘이 존재하고 있다는 사실에서 더 나아가 섹스산업이 모든 면에서 최고 수준으로 올라설 21세기 중국 경제의 견인차가 될 수도 있다는 비아냥투의 비관적 평가를 하고 있다. 자국의 미래를 낙관하지 못하는 상당수 중국인들의 입에서 중국 사회의 가장 큰 골칫거리인 ‘황두두(黃毒賭·매춘, 마약, 도박)’라는 단어가 자주 오르내리는 것은 이런 현실과 무관하지 않다.

    사우나, 안마 간판은 면피용

    황써냥쯔쥔(黃色娘子軍)이란 그럴듯한 별칭으로 불리는 섹스산업 종사자의 수만 봐도 예사롭지가 않다. 2003년 11월 현재 사회주의 국가 중국에 공식적으로 매매춘 종사자는 단 한 명도 없다. 그러나 언론 보도와 사회학자들의 연구 등에 근거한 비공식적 통계에 따르면 최소 1500만명에서 최대 3000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전 인구의 1.15~2.3%가 섹스산업에 종사한다는 추산인 셈이다.



    섹스산업의 번창은 말할 것도 없이 어느 한 지역에만 한정되지 않는다. 매매춘을 원하는 남성이나 아주 드물게는 여성이 있는 한 성 매매에 적극 나서는 이들역시 존재하게 마련이다. 한마디로 광대한 대륙 전역이 섹스산업의 범람으로 누렇게 물들어 있다고 봐도 틀리지 않다.

    사례를 들어보면 더욱 알기 쉽다. 대륙 동북부의 주요 도시 중 하나인 지린(吉林)성 창춘(長春)의 매춘현황을 살펴보자. 지난 1930년대 이후부터 중국 공산화 이전까지의 짧은 기간 동안 일본제국주의의 위성국인 만주국의 수도였던 이 도시는 원래 중국 최대의 영화도시로 유명했다. 세계적 배우 궁리(鞏?)를 비롯해 적지 않은 연예인들이 이곳에서 꿈을 키우고 이뤘다.

    하지만 요즘 창춘은 다른 방면으로 유명세를 치르고 있다. 역내 최대, 최고의 유흥업소로 꼽히는 다부하오쥐러부(大富豪俱樂部)가 전국적으로 명성을 떨치며 연일 불야성의 성업을 하고 있는 탓이다. 얼른 명칭만 보면 이곳은 매매춘과는 크게 관계가 없어 보인다. 영업 허가도 사우나와 건전한 보건 안마 등의 각종 서비스 제공업을 주요 업종으로 해 받았다.

    그러나 실제 이곳에서 행해지는 일들이 업소의 명칭과 상당히 다르다는 사실은 입장해보면 바로 알 수 있다. 사우나나 안마 서비스 운운은 어디까지나 대외적인 면피용일 뿐 수백여개의 객실은 온갖 종류의 성매매 현장이라는 게 공공연한 비밀이다. 이용 경험이 있는 고객의 경험담에 따르면 매매춘은 대체로 다음과 같이 이뤄진다.

    먼저 입장객들은 사우나를 끝낸 후 중국에서는 널리 대중화된 안마를 받게 된다. 또 아무것도 모른 채 초대형 휴게실에서 휴식을 취하는 고객들은 종업원들로부터 은근하게 안마를 받는 게 어떠냐는 권유를 듣는다. 이때부터의 스토리는 대체로 뻔하다. 안마사인 양 객실에 들어온 직업 여성이 안마를 하는 척하면서 특정 부위 주위를 은근히 자극하기 시작하면 시쳇말로 양측의 묵시적 동의하에 ‘작업’에 들어간다는 것이다.

    서비스는 다부하오쥐러부가 전국적인 명성을 떨치는 데에서 미루어 짐작할 수 있듯 그야말로 상상을 초월한다. 단골 고객에게는 찬물과 더운물을 입속에 번갈아 넣은 채 오럴 서비스를 해주는 게 기본일 정도이다. 더구나 더운물에는 온갖 보약이나 약재를 넣어 고객을 흐뭇하게 하는 경우가 많다.

    현재 이곳에는 약 200여 명의 여성이 매매춘 서비스 제공을 위해 고용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현지 보건 및 경찰 당국은 이같은 상황을 잘 파악하고 있다. 하지만 단속의 손길은 느슨하기만 하다. 이미 단속하기에는 다부하오쥐러부의 규모가 너무 커진 데다 실제 단속에 들어갈 경우 창춘 경제가 심각한 타격을 받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창춘 일대에 비슷한 형태의 업소가 속속 세워지고 또 주변 지역에서 이를 벤치마킹하는 케이스도 적지 않다는 사실을 미뤄볼 때 섹스산업이 영화산업을 완전 제치고 창춘의 대표산업이 되는 것도 시간문제가 아닌가 싶다.

    허베이(河北)성 수도인 스자좡(石家莊)은 오염이 심각한 중국에서도 그 정도가 심하기로 유명하다. 스모그와 안개 등으로 인해 일년 내내 대낮에 선명한 태양을 볼 수 있는 날이 그리 많지 않다. 하늘에 해가 보이면 개들이 놀라 짖는다는 우스갯소리까지 있는 충칭(重慶)이 무색할 정도다. 뭔가 은근한 것을 기대하고 스자좡을 찾은 타지의 남성 기업인들이나 관광객들이 뭐 이런 도시가 다 있느냐고 투덜대는 경우가 적지 않은 것도 이런 현실과 무관하지 않다. 그러나 낙심은 금물이다.

    뜬 것 같지도 않은 해가 뉘엿뉘엿 넘어갈 때가 되면 도심 곳곳에서 정체 모를 이상야릇한 홍등(紅燈)이 하나둘 밝혀진다. 하나같이 시터우파(洗頭髮)라는 간판을 내건 이곳은 한마디로 과거 한국이나 대만에서 유행한 퇴폐 이발소라고 보면 된다. 시터우파란 머리를 깎지는 않고 감기만 한다는 뜻이며, 평균 500위안(한화 7만원)에 제공하는 서비스는 굳이 더 이상의 설명이 필요 없다. 머리 감겨주는 여성이라는 뜻을 가진 시터우메이(洗頭妹)들이 다 알아서 온갖 종류의 성적 서비스를 제공한다.

    20세기 말부터 허베이성 최고의 밤문화 명소로 등장하기 시작한 시터우파 업소가 스자좡에 얼마나 되는지는 정확하게 알려져 있지 않다. 다만 시청과 각종 관공서가 밀집한 산둥(山東)로와 젠서다(建設大)가 주변의 번화가를 제외한 전도시에 시터우파라는 간판을 내건 업소가 지천으로 널려 있는 사실에 미뤄볼 때 수천 개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시터우파 업종이 스자좡 전체를 먹여 살리지는 못한다 해도 단속으로 없어질 경우 역내 경제가 휘청거릴 것이라는 업자들의 엄포는 괜한 게 아니다.

    실제 이 업종의 전체 매출액은 웬만한 국영 기업들과 맞먹는 30억위안(52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 종사 여성들도 최소한 2만명 이상에 이르러 스자좡 세수 확대에 적지 않게 기여한다는 게 익명을 요구한 스자좡 공무원들의 솔직한 고백이다.

    애욕의 냄새 가득한 명함들

    경제 수도로 유명한 상하이(上海)는 자고 이래로 섹스산업에 관한 한 둘째가라면 서러워할 곳이다. 공산 통일 이전에 이미 2만여 명의 여성을 고용, 전세계 플레이보이들을 흥분시킨 칭러우(靑樓)가 존재하던 곳이 바로 상하이인것. 그래서인지는 몰라도 역사와 전통을 계승한 매매춘 현장의 분위기도 자유스럽고 고급스럽다.

    화이하이(淮海)로와 난징(南京)로를 비롯한 번화가 고급 가라오케나 호텔바 등에서 당사자들간에 지극히 자연스럽게 거래가 성사되고 있다. 상하이에는 이런 일반적 성매매 외에 아예 직업 여성이 개인이나 그룹별로 호텔로 직접 진출해 수요자를 물색하는 유형의 매매춘도 적지 않다. 대표적인 현장으로 훙챠오(虹僑), 푸둥(浦東) 두 공항에 인접한 호텔을 꼽을 수 있다. 고급 호텔일 경우 영어나 외국어를 잘하는 미모의 세련된 여성들이 수요자를 물색하기 위해 로비를 서성이는 장면이 어느 하루라도 보이지 않는 날이 없는 것이다.

    이들이 고객을 확보하는 방법은 간단하다. 로비에서 돈깨나 있음직하고 ‘끼’ 있어 보이는 신사들에게 색정적인 은근한 미소를 흘리기만 하면 된다. 이 고전적 방법이 여의치 않을 경우에도 걱정할 필요는 없다. 공생 관계를 유지하는 일부 호텔 직원들로부터 넘겨받은 고객 정보를 이용, 객실로 전화를 걸면 된다. 이 경우 성공률은 거의 100%에 가깝다. 화대의 적지 않은 부분을 정보 제공자에게 대가로 줘야 하는 단점이 따르나 품질(?) 좋은 고객을 손쉽게 확보한다는 점에서는 나름의 장점도 있다. 미모에 지성을 겸비한 최고급 직업 여성들이 선호하는 매매춘의 유형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상하이는 주변 위성 도시나 지역들이 매매춘 수법을 벤치마킹하는 현장으로도 유명하다. 쑹장(松江)이나 자딩(嘉定), 타이창(太倉), 천자전(陳家鎭) 등지에 아예 매매춘으로 먹고사는 마을이 존재하는 것은 다 이런 영향 탓이라 할 수 있다.

    정력 약하면 한(恨)이 된다?

    중국에서 가장 개방적인 지역으로 알려진 광둥(廣東)성 선전(深?)경제특구는 섹스산업에서도 특구라는 이름이 부끄럽지 않은 경우에 속한다. 중국과 홍콩의 플레이보이들은 말할 것도 없고 동남아, 유럽 등에서 원정 오는 부지런한 고객들로 인해 이곳의 섹스산업은 불황이라는 말을 모른다. 매매춘 유형 역시 특이하기 그지없다. 월급을 받으면서 현지처로 들어앉는 케이스나 선전 주재 국내외 기업에 근무하는 독신자들을 위한 출장 매매춘 등 없는 게 없다.

    점입가경 중국의 섹스산업

    베이징의 한 성병 전문 치료병원. 섹스산업의 필연적 부작용인 성병이 만연해 21세기 경제대국을 노리는 중국의 부담이 되고 있다(왼쪽). 선전의 직업 여성들이 돌리는 매매춘 권유 명함들. 끈적끈적한 내용이 남자들의 호기심을 자극한다.

    이중 특기할 만한 매매춘의 유형은 호텔 손님을 집중적으로 노리는 밤의 꽃들이 아닌가 싶다. 일반인들은 그런 여성들이야 전국 어디에나 존재하지 않느냐고 할지 모르나 현실을 알고 보면 그게 아니다. 이들은 색정적 분위기를 자아내는 명함까지 들고 다니면서 호객 행위를 한다. 모든 것은 명함에 적힌 ‘멍환(夢幻)’이나 ‘콰이러(快樂)’ ‘이예펑류(一夜風流)’등의 단어들만 대강 훑어보면 바로 알 수 있다. 마치 흥분제라도 뿌려놓은 듯 진득진득한 애욕의 냄새를 풍기며 고객을 유혹하는 것이다.

    선전에는 아예 첩을 직업으로 선택하는 화끈한 여성도 적지 않다. 이왕 몸을 밑천으로 돈을 벌 바에야 고정적, 안정적으로 벌어보자는 생각이 일부 직업 여성들의 관념을 지배하고 있다는 얘기다. 선전에 전국 최초로 ‘얼나이(二혵) 마을’이 경쟁적으로 탄생하는 것은 아마도 이런 현실과 깊은 관련이 있지 않나 싶다. ‘얼나이’란 우리말로 첩을 뜻한다.

    대륙 남부의 대표적 휴양지 하이난다오(海南島)도 섹스산업에 대해 언급할 때 빼 놓을 수 없는 곳이다. 원래 이 섬은 중국 공산혁명의 성지로 유명했다. 적지 않은 여성들이 혁명을 위해 희생된 사실은 각종 교과서에 소개되고 있을 정도다. 유명한 무용극 훙써냥쯔쥔(紅色娘子軍)은 바로 이들의 희생을 기려 창작된 작품으로 한때 세계적 명성을 얻은 바도 있다.

    그러나 지금 하이난다오에는 단언컨대 직업 여성을 의미하는 황써냥쯔쥔 외에는 다른 여성들을 찾아보기 어렵다. 당정 관리들조차 현지를 찾은 대륙 내지나 외국의 귀빈들에게 “하이난다오는 중국에서도 최고의 남성 천국으로 꼽힌다. 여기에서 공연히 군자인 척하는 사람은 정말 평생 후회한다”면서 적극적으로 매매춘을 권유할 정도니 매춘산업 규모를 짐작할 수 있다.

    이 정도에서 그치지 않는다. “대륙의 동북 지방에 가면 주량이 약한 것이 한이 되고 남부 지방에 가면 식사량이 적은 것이 한이 된다. 그러나 하이난다오에 가면 정력이 약한 것이 두고두고 한이 된다”는 말은 최근 중국에 널리 퍼진 우스갯소리 중의 하나다.

    이 사례는 최근 급속히 떠오른 하이난다오의 명성이 충분히 근거 있음을 보여주는 증거가 될 것 같다.

    베이징(北京)에서 해산물 가공 무역업을 하는 40대 중반의 대만 기업인 옌(顔)모씨는 지난 여름 거래선을 추가로 확보하기 위해 하이난다오를 찾았다가 황당한 경험을 했다고 한다. 미리 연락을 하고 찾아간 몇몇 거래선 후보자들이 마치 약속이나 한 것처럼 사업에 대해서는 일언반구도 하지 않은 채 옌씨를 밤낮 주지육림에만 빠지게 만들었던 것이다.

    이렇게 해서 그는 하이난다오 체류 일주일 내내 호텔 밖으로 나오지 않으면서 육욕을 불태웠다. 하루에 서너 차례, 한 차례에 두 명 이상의 상대가 기본이었다는 게 그의 설명이었다. 결국 견디다 못한 그는 자신에게 지극 정성을 보인 현지 업자들과 거래를 하겠다는 무조건적인 약속을 하고 그곳을 빠져나오는 데 성공했다. 물론 그는 약속을 지켰다. 지금은 웬만큼 체력적 자신이 있지 않고서는 하이난다오를 찾지 않는다고 했다.

    이외에도 섹스산업이 번창하는 곳은 많다. 중국내 어디를 가도 외지인이나 외국인이 직업 여성들과 하룻밤을 즐기는 일은 밥 한끼 먹는 것처럼 다반사가 됐다.

    “내 꿈은 중국 31개 성시(省市)의 모든 여성, 56개 민족 여성 모두를 섭렵하는 기록을 남기는 것”이라는 웃지 못할 목표를 내건 플레이보이가 한국인을 비롯한 재중 외국인 가운데 적지 않은 것은 다 나름의 까닭이 있지 않나 싶다.

    전 중국에서 하루에도 최소 수천만건은 이뤄질 매매춘의 유형은 다양하다 못해 이루 헤아릴 수 없을 정도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래도 이를 크게 보면 업소형과 개인 좌판형, 혼합형으로 분류할 수 있다. 업소형의 경우는 가라오케나 고급 회원제 클럽, 마사지, 퇴폐 안마 업체 등에서 이뤄지는 매매춘이 대표적으로 꼽힌다. 이중 가장 보편적인 형태를 꼽으라면 가라오케에서 공공연하게 이뤄지는 매매춘이 아닌가 싶다.

    점입가경 중국의 섹스산업

    경찰에 체포된 매매춘 혐의 여성이 카운슬러의 자문을 듣고 있다.

    역시 사례를 들어야 알기 쉽다. 현재 수도 베이징에는 약 2000개 전후의 가라오케가 성업중이다. 당연히 이 업소들은 영업 활성화를 위해 이른바 싼페이샤오졔(三陪小姐·춤추고 노래하고 술 마실 때 동석하는 호스티스)들을 대거 고용, 손님 접대를 하고 있다. 손님과 싼페이샤오졔 사이에 부적절한 관계가 늘상 생길 수밖에 없다. 자연스럽게 싼페이샤오졔가 손님과 잠자리까지 같이하는 쓰페이(四陪)샤오졔가 되는 것이다. 부수입을 챙기기 위해 손님과 호스티스를 적극적으로 연결시키려는 마담이 개입됐을 때는 더 말할 것도 없다. 현재 이같은 형태의 매매춘은 전국에서 가장 성행하고 있으며 근절하기가 불가능할 정도로 뿌리를 튼튼히 내리고 있다.

    혼자 좌판을 차린 채 영업 활동을 하는 개인 좌판형은 질이 극과 극을 달린다. 유창한 외국어와 세련된 매너를 과시하면서 그야말로 호텔 인터걸의 수준을 자랑하는 여성들이 있는 반면 길거리에서 단돈 100위안(1만5000원)에 몸을 내주는 안타까운 생계형 매매춘도 있다.

    광대한 국토와 거대한 인구를 가진 중국. 상상하기 어려운 기가 막힌 매매춘의 유형이 없을 리 없다. 이를테면 혼합형으로 불리는 매매춘이 그것으로 골프장이나 낚시터에서 종종 엿볼 수 있다. 이 유형의 매매춘은 아무래도 좀더 자세히 설명해야 할 듯싶다.

    우선 골프장에서의 매매춘은 일부러 동반자와 함께 오지 않았거나 동반자가 적은 돈 많은 골퍼들을 주 고객으로 삼는다. 같이 라운딩을 해준 후 원한다면 골프장 부속 별장이나 호텔에서 잠자리까지 완벽하게 해결해주는 그야말로 최고급 신종 매매춘에 해당한다. 그동안은 중국의 최상류층이나 일부 외국인들에게만 극비리에 알려져 있었으나 최근 소문이 퍼져 알 만한 사람은 다 알고 있다. 동반 여성의 골프 라운딩 비용과 화대, 숙박비까지 모두 책임져야 하는 만큼 1인당 최소 5000위안(70만원) 이상의 경비가 필요함에도 부킹을 위해 줄을 서고 있다는 게 골프장 주변 인사들의 전언이다.

    하기야 부유한 중국인이나 외국인들에게 용모와 골프, 어학에 두루 뛰어난 재원과의 하룻밤 운우지정(雲雨之情)은 돈으로 따질 성질의 것이 아닐 수도 있다. 한국의 유수한 기업인 중에도 중국에서 간혹 서너 명의 여성과 동반 라운딩을 한 후 황제 같은 하룻밤을 보냈다는 소문에 휩싸인 인사가 없지 않으니 말이다.

    낚시터 매매춘은 일반인의 상식으로는 이해하기 어려울 수도 있다. 하지만 낚시가 중국에서는 고급 오락으로 치부된다거나 당정 고위층이나 부유층 사람들이 주변 부대 시설이 호화로운 전국의 낚시터를 자주 찾는 현실을 감안하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비밀을 유지할 필요가 있는 사람들이 남의 눈을 피해 즐기기에 이보다 더 좋은 장소는 없는 것이다. 골프장 여성보다 수준이 높다고 하긴 어려우나 상대하는 고객의 수준에는 충분히 맞는 여성들이 이 유형의 매매춘에 종사하고 있다.

    中 섹스산업 시장 210조 추정

    소돔과 고모라 뺨칠 수준의 매매춘도 최근 성 개방 풍조의 범람으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는 만큼 한번 거론할 필요는 있을 것 같다. 다름아닌 러시아 여성을 이용한 매매춘과 극비리에 이뤄지는 여성 상대 매매춘이 그것이다. 전자의 경우는 주로 러시아인이 많이 몰리는 베이징의 야바오(雅寶)로에서 이뤄지고 있다. 아직은 주류의 매매춘 유형이 아니나 최근 급속히 확산돼 베이징의 일부 가라오케에서는 러시아 인터걸들이 최고의 인기를 구가하고 있다.

    반면 후자의 경우는 워낙 비밀리에 이뤄져 정확한 규모 등이 외부에 잘 알려져 있지는 않다. 그저 베이징과 상하이를 비롯한 대도시의 일부 디스코텍이나 호스트바 등이 부유층 여성들을 주 고객으로 비밀리에 관리, 영업을 한다는 정도로만 알려져 있다. 최소한 1m80cm 이상 키에 용모가 뛰어난 20세 미만의 미남자들인 성 서비스 제공자들은 야즈(鴨子), 즉 오리로 불리면서 상상을 초월하는 엄청난 수입을 올린다는 게 정설이다.

    이처럼 하나의 산업으로 올라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중국의 섹스산업이 어느 정도의 규모인지는 관련 통계가 없어 단정하기 어렵다. 그러나 종사자의 수가 최대 3000만명에 이른다는 점을 감안하면 어느 정도 추산할 수는 있다. 종사자 1인이 1년 평균 5만위안(700만원)의 매출을 올린다고 가정할 경우 최대 1조5000억위안(210조원)의 시장이 형성되고 있다고 보면 크게 틀리지 않는다. 중국 당국이 무조건 섹스산업 일소를 주창하기에는 곤혹스러운 규모인 것이다.

    중국이 이처럼 섹스산업의 만연이라는 위기에 포위돼 있는 데에는 당연히 이유가 있다. 우선 성은 즐기는 것이라는 인식의 변화를 들 수 있다. 여기에 공산당의 주요 사상인 유물사관에 기초한 현실주의적 인생관 역시 무시하기 어려운 요인이다. 또 민법에 간통죄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사실, 손자보다 어린 쌍둥이 형제를 섹스 파트너로 삼았던 측천무후(則天武后)의 사례에서 보듯 섹스에 관한 한 엽기적인 원래의 국민성과도 관계가 있지 않나 싶다.

    그러나 중국이 처한 상황은 결코 간단치 않다. 섹스산업의 번창이 단순히 부정적 인식을 주는 데서 그치지 않고 각종 부작용을 대량으로 낳고 있기 때문이다. 우선 에이즈를 비롯한 성병이 만연하고 있다. 실제 이 문제에 대해서는 중국 보건당국도 상당히 우려하고 있다. 에이즈 환자 100만명에 일반 성병 환자는 약 3000만명에 이른다는 것이 보건당국의 추산이다.

    에이즈·성병 등 부작용 심각

    섹스산업이 당정 공무원들의 부패를 초래하는 온상이 되고 있는 현실도 마찬가지다. 이는 지난 한 해 동안 처벌된 당정의 부패 사범 30여 만명 중에 섹스산업과 관련되지 않은 인물이 거의 없었다는 사실에 비춰볼 때 더욱 그렇다고 볼 수 있다. 이외에 부녀자 납치, 인신매매 등의 범죄도 섹스산업의 번창과 결코 무관하다고 할 수 없다.

    물론 중국 공안당국이 이같은 악의 꽃을 수수방관하고 있지는 않다. 매년 정기적으로 강력 단속을 의미하는 옌다(嚴打)를 전개, 악질적 매매춘 사범을 엄벌하고 있다. 당국 역시 섹스산업을 온갖 사회악 중에서 중국을 좀먹을 최악의 악으로 인정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모든 사회악이 다 그렇듯 섹스산업은 한번 뿌리내리면 근절하기가 쉽지 않다. 심지어 21세기 세계 최고의 경제대국을 지향하는 중국의 미래에 당장 걸림돌로 작용하지 말라는 법도 없다. 중국이 지금부터라도 옥석을 가려, 각종 유흥업소에 대한 단속이나 매매춘 현장에 대한 점검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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